작성일 : 19-09-30 15:31
[129호] 시선 둘 - 인권강사활동후기
 글쓴이 : 사무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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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강사활동후기

손현정



제가 인권강사양성과정 첫 수업을 들었을 때
‘인권?’
‘내가 인권강사를?’ 라고 제 자신에 의문을 던졌습니다.
그만큼 제게 인권은 무척이나 무겁고 어려운 것이었고 배울수록 더 자신감을 가질 수 없었습니다.
과정 수료 후 차후 어떻게 할지 고민을 할 때 주변 선배님들과 동기들의 응원으로 저는 지금의 강사가 될 수 있었습니다.

첫 강의 때 제발 시간이 남지 않기를 바랐었습니다. 그리고 강의가 끝나고 ‘아! 해냈다.’가 나의 첫 소감이었습니다. 그리고 집에 돌아오는 길에 저는 ‘인권강사는 학생들에게 자신이 준비한 내용을 빠뜨리지 않고 잘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과 함께 강의를 만들어 가면서 그들의 마음이 인권을 받아들이게 하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래서 더 열심히 공부해야겠다고 다짐하였습니다.

그 후 전 인권교육센터 소속 선생님들과 함께 강의 나간 곳의 학습 분위기, 학생들의 반응 그리고 강의 평가를 하며 조언을 구하는 시간을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또한 선배님들이 강의하시는 곳에 참관하여 다양한 자료활용과 교육활동들을 보고 배우고 있습니다.

강의를 나가면서 제겐 숙제들이 생겼습니다.
학생들에게 차별 받지 않을 권리, 휴식과 놀이를 할 권리, 자신의 일을 스스로 결정할 권리 등을 말하는데, 우리 학생들은 이 수업 시간이 자신들이 원하지도 않았는데 생겨서 놀 수가 없다고 하고 어느 곳에선 “고학년이라는 이유로 왜 우린 매번 저학년들에게 양보해야 하나요? 저희도 어리다구요.”라는 말들을 하였습니다.
지역아동센터에서의 고학년과 저학년 반나눔의 공평성과 형평성 문제, 교육받을 권리와 학생들이 요구하는 휴식과 놀이 할 수 있는 권리들의 충돌은 제가 생각하지도 못한 큰 충격이었습니다.
‘내가 인권을 가르치는데 내가 인권 침해를 하고 있는 것인가?’, ‘내 강의가 부족해서 그런가?’ 등 마음이 착잡하였습니다.
그런데 이것은 저 뿐만 아니라 다른 선배 강사님들도 고민하고 계신 부분들이었습니다.
한편으로는 다행이라고 생각하였지만 참 풀기 어려운 숙제를 갖게 되었습니다. 물론 저 혼자만의 숙제는 아닙니다. 교육센터 선생님들과 함께 고민하고 풀어가고 있는 숙제입니다. 저희 인권교육센터에서는 인권교육의 효율성과 더 나은 지도활동 활용을 위한 모임을 정기적으로 함으로써 저희 강사진의 역량 향상에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것들은 저의 자부심이기도 합니다.

제가 더 나은 강의를 위해 고민하는 이 시간들은 제가 인권강사가 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 같아 기쁨의 순간들이기도 합니다. 또한 제가 성장하고 있음을 느끼게 해줍니다.
저는 인권강사로서 이제 첫 발을 내딛은 병아리 강사지만 인권교육활동을 통해 제 자신의 발전과 학생들에게 인권 감수성을 심어줄 수 있음에 행복감을 키워가고 있습니다.
저희 인권운동연대 강사님들의 멋진 활동으로 저희가 가는 곳에 인권 감수성이 파릇파릇 자라나길 바랍니다.

※ 손현정 님은 울산인권운동연대 부설 인권교육센터 강사이며, 회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