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1-04-30 10:31
[148호] 인권 포커스 - 핏빛 미얀마의 봄 혁명, 연대를 보태자!
 글쓴이 : 사무국
조회 : 3,136  

핏빛 미얀마의 봄 혁명, 연대를 보태자!

배예주


- 미얀마 군부 쿠데타 세력에게 죽임을 당한 사람, 최소 738명 (상당수가 청년, 미성년자 52명), 체포당한 사람, 3261명 (4월 19일 기준 정치범지원협회_AAPP와 UNICEF 자료)
- 현지에선 실종, 체포 후 신변 미확인, 총상 부상자의 죽음으로 1천 명 넘게 죽었다고 예상.


# 2021년 버젓이 벌어지고 있는 미얀마 민중학살


2월 1일 쿠데타를 일으킨 미얀마 군부가 민주주의를 외치는 민중을 학살하고 있다. 물대포, 고무탄, 최루탄은 총과 방화, 박격포와 유탄발사기, 그리고 전투기로 바뀌었다. 경제와 정치, 군사력을 거머쥐고도 쿠데타를 일으킨 군부가 전쟁 무기로 학살을 자행하는 이유는 단 하나다. 평범한 사람들이 군부독재가 아닌 민주주의를 원하기 때문이다.
5세 어린이와 임산부가 총에 맞아 죽었다. 1세 아기가 고무탄에 맞아 한쪽 눈을 잃었다. 군부는 시신을 훔치고 훼손/유기한다. 큰돈을 줘야 유족에게 시신을 돌려주기도 한다. 병원과 학교를 파괴한다. 인터넷을 차단했다. 시위에 참여하는 유명인을 지명수배하고 무더기로 체포한다. 몽유와시 시위지도부인 웨이 모 나잉을 차로 들이받아 체포했다. 고문으로 심하게 부은 사진 한 장만 공개되었을 뿐 아무도 그의 소식을 알지 못한다. 만델레이 시위지도부인 ‘테이자 산’을 잡기 위해 제보자 현상금을 걸었다. 군부가 내건 1천만 짯은 말단 공무원 4년 치 연봉에 해당하는 돈이다. 불심검문으로 청소년의 스마트폰에 시위 소식 SNS를 봤던 기록이나 사진이 있어도 곧바로 체포한다. 부모가 없는 10대 아이들을 납치해 강제로 군에 입대시킨다. 소수민족들은 박격포와 전투기 폭격을 피해 밀림 숲이나 국경지대로 피신하고 있다. 수만 명이 삶의 터전을 잃었다.

# 봄 혁명이라 부르는 민주항쟁

하지만 미얀마 전역에서는 매일 시위 소식이 들려온다. 미얀마 노동자와 민중은 멈추지 않는다. 이전 세대의 오랜 투쟁으로 2011년 이후 아웅산 수치 집권기(2015.11~)를 거치며 약간의 민주적 권리를 얻었고, ‘인간답게 살고 싶은’ 마음에 민주주의가 꼭 필요하다는 걸 알았기 때문에 포기할 수 없다고 한다.

‘2021년 봄 혁명’이라 부르는 항쟁의 선두에는 10대 후반과 20대인 Z세대와 노동자가 있다. 군경과 끄나풀을 빼고는 거의 모두가 싸우고, 아웅산 수치의 당이 아니라 ‘민주주의’를 위해 싸운다. 3월이 지나며 유엔이 뭔가 할 거라는 기대는 접었고, 우리 스스로가 ‘대표’라는 생각으로 싸운다고 한다. 4월 16일엔 소수민족을 포괄한 민주주의 연방제 정부가 내각을 구성하고 ‘국민통합정부(National Unity Government_NUG)’를 공식 출범했다. 미얀마 전역에서 NUG를 지지하는 집회가 열렸다. 혁명에 모든 걸 걸었으므로 직장을 잃고, 집을 잃거나 맨몸으로 피신한 사람들이 많아 생기는 생계문제는 동네마다 생필품을 나누는 방식으로 해결한다. 희생자의 가족을 함께 돌보고 수배자를 숨겨준다.
“우리는 아이들과 미래세대에 절대 군부독재를 물려주지 않아!”, “저들을 뿌리 뽑을 때까지 싸운다. 죽음이 두렵지 않아”, “이제는 장기전. 도심에선 게릴라시위를, 소수민족 반군지역에선 무장투쟁을!” 전국이 핏빛으로 물든 미얀마 민주항쟁은 사실상 내전 상황에 접어들었다. 학교에서 배운 민주주의, ‘For the People’의 힘이 이런 것일까? 미얀마의 평범한 이들은 지배자의 폭력 살상이 사람을 죽일지언정 저항을 죽일 수는 없음을 결연히 보여주고 있다.

# 울산의 연대 행동

3월 14일 ‘울산이주민센터’를 중심으로 부산역 집회에 갔고, 이후 ‘울산이주민센터’가 미얀마 공동체 ‘이주활동가에게 직접 듣는 미얀마 민중투쟁’ 강의를 개최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울산에서 연대행동을 만들자는 의견을 모았다. ‘울산인권운동연대’의 미얀마 민주주의를 지지하는 연대 제안에 시민/사회/노동단체들이 적극 화답했다.
3월 25일, 66개 시민사회단체는 울산시청 앞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미얀마 군부학살 규탄과 미얀마 민주항쟁에 연대하는 행동을 시작했다. 울산에 미얀마 이주노동자가 도심 선전전을 하고 있다는 이주민센터의 전언에 66개 단체는 곧바로 결합을 결정했다. 주말마다 삼산동 롯데호텔 앞에서 11시부터 16시까지 미얀마 이주노동자·유학생·결혼이민자와 함께 캠페인을 벌인다.

Save Myanmar 사진전, 자유/민주주의/선거를 상징하는 세 손가락 경례로 지지 인증샷 찍기, 세 손가락 스티커 배포, SNS에 지지글 올리기, 미얀마어와 한국어로 구호 외치고 투쟁가 부르기 등 작은 실천과 더불어 많은 이들의 참여를 제안하고 있다.
미얀마에 ‘텐트, 의약품, 식량’ 등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실정이라는 소식에 66개 단체는 모금운동을 한다. 또 군부의 돈줄 노릇을 하는 한국기업인 포스코와 한국가스공사가 군부와의 관계 단절을 요구하는 온라인 서명도 알리고 있다. (한국정부는 군부합작에 대한 제재조치를 다른 나라처럼 말만 하지 실행한 게 없다. 포스코는 강판은 안 하겠다면서 핵심사업인 가스전에 대해 침묵한다. 미얀마에 있는 한국 시민들조차 이를 ‘속임수’라 했다.)
주말 캠페인에선 시민의 호응과 지지가 높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사업장 노조활동가들의 모임이나 노동조합 집회에서는 적극적으로 세 손가락 경례와 지지 인증샷 찍기에 참여했다. 사업장, 지역, 다양한 공간별 대중적 연대행동이 아직 널리 퍼지진 못했지만, 영상과 사진, 모금이 쌓이면 미얀마의 투사들에게 큰 힘이 되리라 생각한다.

# ‘민주주의는 국경이 없다’

미얀마 이주노동자가 말한다. “민주주의는 국경이 없다. 민주주의가 공격당할 때 이미 민주주의를 이룬 나라들이 더 신경 써서 내가 싸우는 것처럼 생각하고 함께 하자”고. 한국 노동자가 말한다. “한국이 미얀마보다는 먼저 군부를 무너뜨렸지만, 아직 진짜 민주주의는 아니다” 미얀마 국경지대에 사는 한국 시민은 이렇게 썼다 “우리가 이 비극에 눈을 감으면 후에 우리가 비극을 당할 때 다른 사람들 역시 눈을 감을 것이다”
민주주의를 원하는 모두가 각자의 싸움과 더불어 미얀마 민주항쟁에 연대하길 진심으로 바란다.
연대하자! 미얀마군 학살세력이 하루빨리 청산되도록!
연대하자! 미얀마 봄 혁명! 민주항쟁 승리를 위해!



※ 모금계좌를 참고하세요.
농협 301-0288-9953-21 / 울산이주민센터(미얀마연대울산모임)

※ 어떻게 연대할까요? 66개 단체 어디든 연락주세요.
052-242-1119_울산인권운동연대 / 052-297-1282_울산이주민센터


※ 배예주 님은 노동해방투쟁연대(준)울산 활동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