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0-12-30 09:47
[144호] News, Human Rights !
 글쓴이 : 사무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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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회견]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한 방역대책 수립 촉구’
- 생명과 안전이 최우선이다. 행정명령 통한 민간의료 자원 동원하라 -


울산양지병원에서 벌어지고 있는 비극은 우리의 민낯을 보이는 것 같아 너무 부끄럽다. 감염병 대유행에도 생명의 존엄성은 결코 포기되어서는 안 된다. 하지만 우리는 제대로 치료받을 기회조차 얻지 못하고, 감염자와 비감염자가 한 공간에 격리된 채 사태가 악화되는 상황을 손 놓고 지켜보고만 있다. 울산지역의 민간병원들과 의료인들은 자신과 무관한 듯 외면하고 있고 시민들은 그저 불안할 뿐이다.

양지요양병원의 중증환자들이 갈 병원이 없어서 대기 중에 사망하고, 추가 감염을 막기 위해 비확진 환자를 다른 병원으로 옮겨야 하는데 받아주는 곳이 없다. 울산대학교병원에서 중증 단계를 무사히 넘기고 상황이 좋아진 와상환자를 받아 주는 병원 또한 없다. 양지요양병원 안에서 환자들을 돌보느라 녹초가 된 의료진들을 교대해주기 위해 투입할 의료 인력도 없다. 중앙사고수습본부에서 지원해 준 타 지역의료인력 20여 명이 양지요양병원에서 고군분투하고 있을 뿐이다.

이렇듯 양지요양병원에서 터져 나온 코로나19 집단 감염 사태는 울산의 열악한 의료현실과 희박한 공동체 의식을 만천하에 드러나게 했다. 울산의 유일한 코로나 전담병원인 울산대학교병원에는 코로나 치료 병상 100여개가 다 차서 50여명의 중증환자들이 입원 대기 중이다. 100명이 넘는 경증환자들은 경북생활치료센터, 경남생활치료센터, 경주 양남 울산생활치료센터, 대구의료원, 대구동산의료원, 마산의료원, 경주 동국대병원 등에 흩어져 수용되어 있다.

울산대학교병원 말고는 중증환자를 받을 병원이 울산에 없다. 코로나19 확산 사태가 장기화 되고, 코로나 환자가 늘어나면서 울산대학교병원 또한 의료 인력이 부족하고 현재 울산지역 확진자 발생 추세를 보면 향후 중증환자 수가 계속 늘어날 가능성이 높아 추가 병상 확보를 꼭 해야 한다. 그런데, 민간 병원들은 격리병실이 없다, 일반 환자와 동선을 분리할 수 없다, 전담할 의료 인력이 없다는 등 여러 가지 이유를 댈 뿐 코로나 환자를 받기 위한 노력을 전혀 하지 않는다. 지금 상황은 엉망인 울산의 의료현실을 탓하고만 있기에는 너무 절박하다. 전국적으로 확진자들이 계속 늘어나고 있어서 중앙정부와 타 지역의 도움만 쳐다볼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울산시의사협회와 간호사협회, 민간병원들에게 시민의 생명과 건강을 책임지는 전문가 집단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를 촉구한다.

결국 울산의 문제는 울산이 해결할 수밖에 없다. 울산의 민간 병원과 인력을 총동원해서 희생자를 줄이고 확산을 막을 대책을 적극적으로 세워야한다.
우리는 ‘코호트 격리’라는 그럴듯한 이름을 붙여 양지요양병원 환자들과 의료진, 요양보호사들, 병원노동자들의 생명과 안전을 희생시키고 있다. 신속하게 이들의 피해를 최소화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코로나19 울산비상행동은 울산시와 민간병원들에게 다음과 같이 대책을 세울 것을 촉구한다.

- 울산시는 양지요양병원 상황을 자세하게 밝히고, 피해를 줄일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라.
- 울산시는 민간병원들이 코로나 치료 병상과 의료 인력을 제공하도록 행정명령을 내려라.
- 민간병원은 현 상황을 모른 채 하지 말고 코로나19 환자 치료에 적극적으로 나서라.

2020년 12월 23일
코로나19 울산비상행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