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0-02-28 13:41
[134호] 인권포커스 - '코로나19' 와 울산공공병원
 글쓴이 : 사무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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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와 울산공공병원

김현주



울산에서도 '코로나19' 환자가 발생했다. 제발 울산만은 비껴가기를 바랐건만 2월 20일에 확진자가 생겼다.

지난 1월 20일경부터 조금씩 확진자가 늘어갈 때, 2월 초 들어서 감염병 전문가들이 앞으로 지역사회 감염이 일어날 것을 대비해야 한다고 했을 때, 울산에는 '코로나19' 감염 환자가 절대로 생기지 않기를 간절히 바랐다. 왜냐하면 울산은 '코로나19' 전담병원을 지정할 수 있는 공공병원이 없기 때문이다.
그나마 울산대학교병원에 1인실 음압격리병상 5개를 포함하여 국가지정 격리병상이 25개가 있지만 다른 지역처럼 하루가 다르게 환자들이 늘어난다면 턱없이 부족할 뿐이다.

오늘(2월 23일) 중앙사고수습본부는 지방의료원・공공병원 등 43곳을 전담병원으로 지정해 경증 환자 치료를 전담하는 약 1만개 병상을 확보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또 각 시도 지방 의료원 등에 25일까지 병원 내 병상의 50%를, 28일까지 전체 병상을 비워달라고 요청했다고 한다.

이런 뉴스를 보면서 울산에서 '코로나19' 감염이 확산되어 울산대학교병원에서 감당할 수준을 넘어서면 어떡하나 하는 걱정이 다시금 밀려왔다. 동강병원, 울산병원, 중앙병원, 시티병원 등 어느 정도 규모를 갖춘 병원이 꽤 있지만 이들 민간병원에서는 결코 '코로나19' 환자를 받으려고 하지 않는다. 당장 격리병실이 없고, 울산시에서 요청했을 때 급하게라도 감염병 환자를 위해 병실을 비우려고도 하지 않는다. 격리병실은 평소에는 별 필요가 없어서 비워두어야 하고, 시설기준도 일반 병실보다 까다로워서 유지비용이 많이 든다. 또 일부 병동을 비워서 감염병 환자를 입원시켰을 때 일반 환자들에게 전염이 되지 않도록 동선 관리며 신경 쓸 것들이 엄청 많다. 일반 환자에 비해서 전담 의료 인력도 많이 필요하다. 이런 이유들 때문에 수지타산이 맞지 않아서 민간 병원이 '코로나19' 환자를 받으려고 하지 않는 것이다. 그렇다고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들이밀면서 민간 병원에게 강제하기도 쉽지 않다.
그래서 사스, 신종플루, 메르스, 코로나19 등 감염병이 창궐할 때마다 울산은 더 불안한 도시가 된다.

7대 광역시 중에서 연령표준화 사망률 1위, 기대수명 꼴찌, 응급의학전문의 수 꼴찌, 중환자 병상 수 꼴찌, 격리병상 수 꼴찌, 중증・고난이도 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상급병원 부족, 감염병 전담병원 부재. 이렇게 엉망인 울산의 의료 상황을 개선해서 시민들이 건강하고 안전하게 살아가기 위해서 공공종합병원이 꼭 있어야 한다.

우여곡절 끝에 노동부 산하 울산산재병원을 지으려고 준비 중이지만 이것으로는 종합적인 공공의료를 수행할 수 없다. 더욱이 '코로나19' 같은 강력한 감염병이 확산될 때 전담병원이 될 수 없다. 왜냐하면 산재병원은 산재환자의 재활치료 및 장기 요양을 중점적으로 하는 특수목적 병원으로서 외과, 신경과, 재활의학과 등 산재관련 과목 위주의 진료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이다. 즉 일반 진료 뿐 아니라 중증, 응급 진료를 감당할 수 있는 의료 기반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울산산재병원에 일반진료 기능을 강화하고, 응급의료센터, 심뇌혈관센터 등을 보강하자고 하지만 노동부에서 난색을 표하고 있다고 한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우리에게는 무엇보다도 적자를 감수하고서라도 우리의 생명을 지켜줄 수 있는 공공종합병원이 필요하다. 요즘과 같은 불안과 공포의 도가니 속에서 그나마 기댈 수 있는 공공종합병원이 필요하다. 타 광역시에서는 환자가 발생했을 때 우선적으로 의료원, 국립대학병원 등에서 집중치료 하고 있는데 우리는 언제까지 환자가 나오지 않기만을 기도해야 하는가?


※ 김현주님은 울산건강연대 집행위원장이며, 울산인권운동연대회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