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8-01-30 16:23
[109호] 이달의 인권도서-『노동에 대한 새로운 철학』-토마스 바셰크 저/ 열림원2014
 글쓴이 : 사무국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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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에 대한 새로운 철학

토마스 바셰크 지음. 이재영 옮김 / 열림원 2014 / 정리 : 박영철


1부 일은 원래 이렇게 함든 걸까?
1. 노동의 작은 역사
2. 일과 삶의 대결
2부 일과 삶의 균형? 헛소리다!
3. 좋은 노동
4. 실천의 문제
5. 유연성
3부 나에게 맞는 일을 요구하라
6. 영혼의 연소
7. 노동 없는 소득?
8. 노동, 사랑 그리고 삶

오늘날 생계노동은 대체로 필요악처럼 취급된다. 생계를 위해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것, 경제적 강제가 없다면 하지 않을 것, 인간을 소외와 탈진에 빠뜨리는 것, 자유와 즐거움의 반대편에 있는 것, 그것이 생계노동이며, 이는 생계노동의 한 양태가 아니라 본질에 속한다는 생각이 지배적이다.

저자는 바로 이런 생각에 맞서고 있다. 생계노동의 부정적인 양태를 본질로 착각하여 노동 자체를 본연의 삶과 대립시키는 것은 잘못이며, 부정적 양태를 타파하고 노동의 긍정적 성질을 회복하는 것이 우리가 선택해야 하는 변화의 길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가 추구해야 할 것은 노동을 축소하는 것이 아니라 나쁜 노동을 좋은 노동으로 대체하는 것이다.

저자가 말하는 좋은 노동이란 우리의 신념과 가치관 및 감정, 다시 말해 우리의 진정한 자아와 일치하고, 우리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풍부한 경험과 학습 과정을 제공해주며, 동료와의 신뢰 관계를 확보해주고, 합당한 보수를 포함한 사회적 인정을 제공해주는 노동이다. 또한 협력을 통해 동료와의 결속 관계를 강화하고, 우리에게 적절한 수준의 과제를 부여함으로써 일에 몰입할 수 있게 해주며, 노동시간 중에도 일정한 자유 시간을 제공해주고, 우리의 삶에 습관과 반복적 일과를 부여함으로써 안정된 틀을 마련해주는 노동이다.

이 책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논의들은 우리의 노동 현실을 개선하기 위한 장기적 그림을 그리는 데 일조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노동 자체를 부정적인 것으로 간주하면서 노동의 극복을 내세우거나 삶이 피폐화되는 원인을 주로 내면화된 규율에서 찾는 흐름에 대해서 달리 생각할 수 있는 하나의 가능성을 열어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