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7-12-01 14:52
[107호] 여는 글 - 과학의 발전 그리고 사람의 가치
 글쓴이 : 사무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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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의 발전 그리고 사람의 가치

만초 스님



무인 자동차, 스마트 폰, 인공지능 컴퓨터, 드론, 자동화 로봇 등 매일 매일 새로운 발전에 대한 기사를 접하면서 앞으로 우리가 만나게 되는 세상에 대한 기대와 두려움이 함께 합니다.
신기술 이 만들어 내는 엄청난 결과들로 인해 당장 내일, 내년을 예측 할 수 없는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모든 새로운 기술들은 국가나 기업 개인들이 엄청난 돈과 인력을 투입해 개발 하고 있는 것들이죠. 물론 개발 이유는 인간의 행복한 삶을 위한 것입니다.

사실 냉정하게 살펴보면 사람의 행복이기 보다는 개별기업의 이익을 위해 앞 다투어 새로운 제품을 생산해 내는 것이지요.
그 제품들이 인간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검토되지 않은 채 경쟁적으로 제품을 만들고 좋은 것 이라고 광고해서 자기들의 이익을 만들고 있습니다. 우리는 필요와 상관없이 그것을 사용하고 더 새로운 기능의 기기들을 구입해서 점차 그 기계들에 중독되어 가고 있지요.

과학이 발달 하고 새로운 기술이 만들어 진다면 우린 더 행복해 지는 것일까요?
일은 로봇이 하고 기억은 컴퓨터가 하고 운전은 자동차가 스스로 하고 생각마저 스마트폰의 검색이 대신 해주는 시대가 오면 우리는 행복 할까요?

모르는 일입니다.

음식은 기계가 흡수해서 필수 영양소만 분해해 우리 몸에 주입 하고 여행과 놀이는 VR기기로 대신해서 머리에 헬멧을 쓰고 허공을 향해 손을 흔들며 침을 흘리고 키득거리고 있을지 모른다는 상상은 지나친 비약일까요?
기계가 발달 할수록 우리 인간의 육체적 가치는 감소하게 됩니다. 지능적 가치역시 떨어져 무뇌 인간으로 전락해 버릴 수가 있어요.
스마트폰 노래방 기기로 인해 우리가 외울 수 있는 전화번호로 부를 수 있는 노래가사 겨우 다섯 개를 넘지 못 하지요?
조금만 걷거나 힘든 일을 하면 주저앉아 포기 하죠?

과학이 발달 하지 않았던 시대엔 판소리 다섯마당 사서삼경이나 금강경을 외우는 이들이 수두룩했다고 합니다. 높은 산에 올라 도끼하나로 나무를 베어 20리 길을 져 나르며 시장에 팔고 수십 킬로 탄광을 괭이와 삽 한 자루로 팔수 있었지요.
자식을 열이 넘게 낳고도 거친 땅에서 콩밭을 메고 고추 농사를 지은 것이 전설이 아닙니다.

과학의 발전은 그 모든 수고를 멈추게 했어요.
우리가 지녔던 그 많은 능력을 퇴화 시킨 것입니다.

온갖 화려한 광고로 인간의 편리를 말 하지만 사실은 온갖 방법으로 사람의 기능을 약화 시키고 자기들이 만든 기계에 의존 하게 합니다. 물론 분명한 목적은 인간의 행복이 아닌 자본의 확대를 통한 욕망의 추구에 있습니다.
우리가 알지 못하는 사이에 인간을 욕망 덧에 가두어 버린 것입니다. 우리를 유지했던 사회라는 공동체는 망가지고 오직 개인과 욕망의 추구만이 정의가 되어가고 있는 시대에 다시금 ”우리“를 회복하는 일은 너무나 중요한 과제가 되었습니다.

인권은 사람의 가치를 존중 받는 것이지요.
기술 발달의 부작용으로 우리가 지녔던 육체적 정신적 기능이 퇴화되어 갈수록 우리의 인권은 보장되지 못하게 됩니다.

사람의 필요는 줄어들고 오직 기업의 가치 확대에 필요한 소수의 인간만이 요구되는 상황을 우리시대에서 만나고 있습니다.
사람의 가치가 컴퓨터와 자동화 기계에 잠식되어 다수의 사람들이 생존을 위협받는 시대에 인간의 가치는 존중 받지 못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제 우리의 인권의식은 더 넓은 영역에서 각성 되어져야 합니다.
이제는 차별의 문제가 아닌 생존의 관점에서 우리 인권을 생각해야 합니다.
소수의 문제가 아닌 인간의 문제, 문제의 개선이 아니라 가치의 전환에서 인권을 생각해야 할 때 입니다.

※ 만초 스님은 울산인권운동연대 前 이사이며, 현재 통도사에 계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