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7-12-01 14:36
[107호] 시선 둘 - 인권마라톤 대회 봉사후기
 글쓴이 : 사무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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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마라톤 대회 봉사후기

정석우


# 봉사활동을 신청하게 된 계기


예전부터 나는 적극적이지 못했다. 아니, 사실 나는 적극적인 사람이 되고 싶었지만 사람들의 시선과 낮은 자존감 덕분에 내 의견을 표출하는 것조차 두려워했다. 그래서 이번년도에는 기필코 적극적인 인간이 되리라 굳게 다짐하며 대학생활이 시작 되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그 다짐은 어느 샌가 부터 잊혀갔다.
그러나 그렇게 시간이 흘러 다음해가 두 달 밖에 남지 않게 되었고, 다음 연도의 해를 맞이할 때 후회하는 나 자신을 상상하니 덜컥 숨이 막혀왔다. 위기를 감지한 나는 여러 대외활동들을 모색하던 중에 때마침 학과에서 인권마라톤 자원봉사자를 모집한다는 공고를 발견했고, 이 좋은 기회는 운명이라는 생각이 들어 고민 하지 않고 신청하였다.


# 인권마라톤, 인권

인권마라톤 대회는 성별이나 피부색, 사회경제적 처지가 달라도 절대적으로 차별 없이 보장하기 위해 모든 사람들의 인권에 대한 중요성을 알리는 울산의 큰 마라톤 행사 중 하나이다.

“다르지만 차별 없는 세상을 위해”

인권마라톤 대회의 주제인 듯했다. 나에게 이 문구는 묘한 감정을 느끼게 했다. 사실 “인권적 가치”라는 것이 오늘 사회에 있어서 어떻게 보면 당연하게 (소중하다고) 여겨질 수도 있고 또 어떻게 보면 아직까지도 개선해야할 부분이 많이 있다. 우리는 그 가치가 당연하게 여겨질 만큼, 그리고 더 개선해야할 부분이 남은 만큼까지 우리의 의식은 성장했다. 아마 그것은 그냥 성장한 것이 아니라 나의 이전 세대 사람들이 이뤄냈던 성과가 아닌가 생각해본다. 아마도 내가 느낀 감정은, 그 성과를 이뤄냈던 분들과 함께 할 수 있다는 놀라움, 존경심등의 복합적인 감정이 아니었나 싶다.

나는 주로 그 곳에서 행사장 부스 설치를 도와드렸다. 나름 열심히 한다고 했지만, 경험이 부족해서 많이 서툴기도 했고 실수도 여러 번 있었다. 많은 도움이 되지 못한 것 같았지만, 선생님들께서는 오히려 많은 격려를 해주셨고, 그 배려에 감사했다.

책상 옮기기, 의자 배열, 물품 운반, 부스설치 등 다음날 있을 마라톤대회를 위해 내가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음에 뿌듯함을 느꼈고, 선생님들의 조언과 격려에 많은 힘이 됐다. 도움이 되려고 봉사활동을 했는데 오히려 내가 더 많은 도움을 받는 듯 했다. 느끼는 것도 많았고 배우는 것도 많았고, 나 자신을 다시 한 번 돌아보는 보람 있는 시간이었다.


※ 정석우 님은 울산대학교 법학과 학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