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7-12-01 14:16
[107호] 이달의 인권도서- 『 걱정말고 다녀와 - 켄로치에게 』 - 김 현 글. 이부록 그림 / 알마 2017
 글쓴이 : 사무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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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걱정말고 다녀와 - 켄로치에게 』

- 김 현 글. 이부록 그림 / 알마 2017 / 전혜경 정리




▶ 교보문고 제공 책소개


2009년 「작가세계」로 등단하고, 2014년 시집 <글로리홀>을 펴낸 시인 김 현의 첫 산문집, <걱정 말고 다녀와>는 김 현의 '먹고사는' 삶이 생생하게 상영되는 영화관 같다. 그는 시인이며, 인권활동가이고, 한 편의 영화를 제작한 바 있는 감독인 동시에, 임대주택 주민이자 도시 노동자이다. 책 속에 등장하는 '가족' '친구' '동료' '애인' 등은 낯설지 않다. 평범한 우리의 삶과 닮아 있기 때문이다.

작가 이부록은 김현의 삶과 켄 로치의 영화를 자신만의 색깔로 표현한다. 푸른빛을 띤 그의 작품은 '픽토그램'을 활용하여 보통 사람의 삶을 보여준다.

시인 김현, 작가 이부록, 영화감독 켄 로치. 세 예술가는 선언한다.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다고, 거짓은 참을 이길 수 없다고,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고, 우리는 포기하지 않을 거라고.
그들의 공동연출작, 《걱정 말고 다녀와》는 온종일 술 취한 사람에게, 건실한 노동자에게, 아이가 있는 미래를 꿈꾸는 신혼부부에게, 폐지를 줍는 일로 생계를 꾸려가는 노인에게, 할머니 할아버지까지 모인 대가족에게, 1인 가구에게, 미혼모에게, 장애인에게, 성소수자에게, 이런저런 포비아에게, 우리에게 손짓한다. 걱정 말고 다녀와!
그들의 영화가 주제곡과 함께 시작된다.


▶ 내 용


저자는 술만 취하면 전화하는 엄마가 지금도 싫지만, 엄마를 이해하게 되면서 소위 배운 사람이 되었다고 작가스스로 얘기 하며, 차별 없는 세상을 만드는 것은 한 인간에 대한 배려와 이해에서 출발한다며 이야기를 시작한다(조영희라고 합니다).

그리고 저자는 대학 졸업 후 취직한 선배출판사를 다니다가 남은 것은 카메라 한 대 뿐이라고 하였으나, 다음에 취직한 곳에서도 부당한 직원들의 근태 간섭에 대해 잘못됐다는 목소리를 내었고, 최근 다닌 출판사에서도 경영안정 명목으로 직원들 스스로 그만둘 사람을 정하라는 부당해고에 대해 단체로 사직서를 쓰고 나왔던 자신의 경험을 얘기를 하며 노동의 역사는 지속되고 있고 시대에 따라 가치가 달라지는 것이 아니라 재조정 될 뿐이

기에 노동의 미래를 바꾸게 하고 싶다고 말한다(그 다음에…라는 말).

저자 자신이 지하단칸방에서 지상단칸방으로, 다시 임대주택으로 이사해 온 경험을 이야기 하면서 물리적 환경 자체는 나아졌으나, 임대주택의 특성으로 인해 빈부의 격차는 여전히 드러날 수밖에 없어 인간을 외부 환경에서 보호해주는 집의 형태나 소유여부로 구분하는 빈부의 격차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고(집이란 이렇게 복잡하다), 물리적으로 안전한 듯이 보이는 집들조차도 자본으로부터 안전하지는 않다고 말한다(밤하늘은 안전한 것처럼 보인다).

저자는 퀴어 퍼레이드에 참가해서 그것이 ‘성소수자’임을 인정해 달라는 행진이 아니라 부끄럽지만 주눅 들지 않고, 자유로움과 미래를 지향하는 태도에 감동받았다고 말한다. 또 우리 모두 똑같이 뽀뽀하는 사람이고 다정한 사람이며, 하나로 정의하기 어려운 유동적인 정체성을 가졌기에 차별받지 않기를 바란다고 한다(미래는 뽀뽀하듯).

문단 내 성폭력 해시태그 운동경험에 대해 얘기하며 문학은 생활을 이길 수 없고, 또한 생활 속에서의 어떤 차별도 있어서는 안 되기 때문에, 문학은 미래의 생활이 어떠해야하는지 이야기해야 한다고 한다(문학은 이길 수 없다). 그렇기에 문학이나 영화에서는 사랑에 빠진 사람의 얼굴, 실제 아르바이트, 영업직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얼굴은 그들만 지을 수 있기에 그들이 되어보지 않으면 안 된다고 얘기하고 있는 듯하다(그건 연기할 수 있는 게 아니다).

그리고 진실게임의 촛불, 미군 장갑차에 치여 숨진 소녀들을 추모하기 위한 촛불, 최근의 촛불집회의 촛불을 통해 사람들은 진심을, 또한 진실을 얘기하고 싶어 하고, 한편 이제부터 시작이다라는 것을 선포하는 것이라고 말하며(촛불은 얼마나 단단한 물체인가) 부당한 현실에 대해서는 함께 맞서나가자 라고 한다.

그리고 공동체가 공동체 그 자체를 위해 존재하다 보면 그 안의 소수자 인권 등은 고려되지 않고 지나가는 경우가 많다고 하며, 작가 자신이 몸담고 있는 소수자들의 여러 모임을 통해 공동체의 크기보다는 차별 없고 내실 있는 소수 공동체들의 연대, 즉 공동체가 사라진 공동체를 만들고 싶다고 한다(귀엽고 강한 우리).


▶ 이 책이 하고 싶은 말은


저자는 노동문제, 주거문제, 성소수자문제, 촛불문화 등 다양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내가 느끼기에 위 모든 내용을 꿰뚫는 작가의 주된 문제의식은 차별 없는 세상, 즉 사람은 어떠한 이유에서든 차별받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 전혜경 님은 울산인권운동연대 인권독서모임에 함께하고 있으며, 변호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