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7-10-31 16:35
[106호] 이달의 인권도서-『 82년생 김지영 』 - 조남주 장편소설 / 민음사 2016
 글쓴이 : 사무국
조회 : 6,015  

『 82년생 김지영 』

조남주 장편소설 / 민음사 2016 / 최민식 정리


▶ 책소개
- 한국사회에서 여자로 살아가기


우리주변의 흔한 진짜 보통사람이며 전혀 평범할 수 없는 여자!
서른네 살 김지영 씨가 딸로 태어나서 여자아이로 여학생으로 여대생으로 여자친구로 여직원으로 아내로 며느리로 엄마로 아줌마로 살아온 이야기이다. 김지영 씨 할머니 엄마의 삶이며, 딸 정지원양의 삶일 수밖에 없는 대한민국의 현실 계속을 82년생 여자들 중 제일 많은 김지영이가 막아낼 수 있을까? 작가 조남주는 김지영의 아픔을 통해 많은 김지영들의 고통을 멈추고 싶어 한다.

▶ 내 용
<늘 신중하고 정직하게 선택하고, 그 선택에 최선을 다하는 김지영 씨에게 정당한 보상과 응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더 다양한 기회와 선택지가 주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177p) <세상 모든 딸들의 더 크고, 높고, 많은 꿈을 꿀 수 있기를 바랍니다.>(178p - 작가의 말 중에서)
작가 조남주의 이런 바램은 타인의 목소리로 순간을 버텨내는 아픈 김지영을 치유해야할 책임을 남성들에게 묻고 있다. 어설픈 남성 페미니스트들의 실상을 폭로하면서 좌절하는 여성들에게 연대를 호소하는지 모르겠다.

나인 정신과 의사는 출산과 육아의 주체가 아닌 남자들은 자기와 같은 특별한 경험 - 대학 동기이자 자기보다 공부도 잘하고, 안과 전문의로 촉망 받던 아내가 육아 문제로 일을 빼앗기는 과정을 지켜본 것 - 이나 계기가 없는 한 모르는 게 당연하다며 <나는 아내가 그보다 더 재밌는 일을 했으면 좋겠다. 잘하는 일, 좋아하는 일 그거밖에 할 게 없어서가 아니라 그게 꼭 하고 싶어서 하는 일. 김지영 씨도 그랬으면 좋겠다.>(174P)고 생각한다. 그러면서도 자기 병원 훌륭한 직원인 상담사 이수연 선생이 ‘아이’ 문제로 일을 그만 두자 <아무리 괜찮은 사람이라도 육아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여직원은 여러 가지로 곤란한 법이다. 후임은 미혼으로 알아봐야겠다.>(175)고 말한다. 이 시대의 남성주의자를 뺀 다수의 남성 페미니스트의 모습이다.

한국사회에서 여자로 살아가는 일은 맨 정신으로 감당하기가 쉽지 않다. 그냥 아파버린 것이 아닐까? 타인의 목소리로 더 자유롭고 행복한 것은 아닐까? 김지영 씨의 이상증세에 정신과 의사인 나는 처음엔 해리장애인으로 진단했다가 산후우울증에서 육아우울증으로 이어진 전형적인 사례로 진단했지만 <내 진단이 성급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틀렸다는 뜻은 아니다. 내가 미처 생각지 못하는 세상이 있다는 뜻이다.>(170P)라며 정신병리학적 진단 영역 밖임을 내비친다. 한국사회의 또 반쪽 세상, 여성이 살아가야 하는 세상을 이야기한다.

여성학자 김고연주는 작품해설에서 <김지영의 삶이 여성독자들의 삶과 이토록 닮은 이유는 무엇일까? 동시대 여성이기 때문일까? 시대의 문제라면 그나마 다행이다. 우리의 딸들은, 김지영의 딸 정지원은 다른 삶을 살 수 있을거라는 희망을 가질 수 있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헛된 희망이 아닐까. 딸 김지영의 삶은 어머니 오미숙의 삶에서 한 치도 나아지지 않았다. 어머니는 딸이 자신과 다른 삶을 살기를 원했다. 그러나 김지영이 어머니의 삶을 반복하고 있는 마당에 딸이 김지영의 삶을 반복하지 않을 수 있을까.>(181P) 라며 <다양한 정체성들 중에서 자기 정체성의 핵심은 ‘성’이다. ‘여성’이라는 정체성에 주목하면 한국인의 절반은 상당히 유사한 경험을 하고 있다.

성에 기반한 “젠더는 사랑, 결혼, 가족구성, 출산, 양육, 노령화를 포함한 사적인 영역부터 경제, 종교, 정치, 미디어, 학교 등 모든 공적 영역에 작동하는 강력한 ‘체제’”이기 때문>(180P)이라고 진단한다. 그리고 <김지영은 어떻게 잃어버린 목소리를 찾을 수 있을까?∼그해결책을 82년생 김지영 혼자서 찾을 수 없다는 것은 명백하다.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이 함께 고민할 것>을 주문한다.

나도 김고연주의 서평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그리고 남성으로서 나는 어떤 모습인지 다시 고민해 본다.
솔직히 잘 모르겠다.


- 등장인물 -

할아버지 - 할머니(고순분)
아버지 - 엄마(오미숙)
시아버지 - 시어머니
정대현 - 김은영
남자짝궁 - 여자아이
유나
운동화 여학생
바바리맨 - 일진과 그들
담임선생 -
남학생 - 여자
남자친구와 동아리 선배 - 차승연
운전기사 면접관 - 윤해진
홍보부 부장 - 김은실팀장
지하철 아가씨
몰카와 남자들 - 강혜수
직장인 - 정지원
나 - 의사 - 아내,이수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