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7-09-01 13:26
[104호] 여는 글 - 가정 인권교육
 글쓴이 : 사무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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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 인권교육

양충하


인권의 가치를 사회 전체에 걸쳐 확산하는 일은 오직 교육을 통해서만 가장 효과적으로 이루어낼 수 있기에 가정-학교-지역사회가 잘 만들어진 톱니바퀴가 되어 안정적으로 돌아갈 때 우리 사회의 인권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간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각 지역사회에서 많은 인권 단체들과 인권 운동가들이 인권 교육과 활동을 통해 인권의 개념을 널리 퍼뜨려 나갔고, 현재의 학교 체제에서 힘들기는 하지만 많은 선생님들이 인권 교육을 실천해 나가고 있어 앞으로 인권 교육에 있어서 많은 발전이 기대된다. 무엇보다 학교 현장에서의 인권 교육은 꼭 발전해 나가야 될 중요한 축 중 하나이며 우리나라의 인권의 수준을 높이는 첩경이 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러나 세 개의 축 중에서 가정에서 실천하는 인권 교육이 가장 부실해 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현재 시행되는 가정 인권교육은 학교에서 보내는 단순한 가정통신문, 또는 일 년에 한두 번 있는 강의, 지역사회 인권단체에서 하는 인권강좌 등이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과연 얼마나 많은 부모님들이 참여하고 있을까? 아니, 전체 부모님의 몇 퍼센트 정도가 인권 교육에 참여해서 고민했을까? 인권은 그렇게 하자고 선언하거나 한두 번 교육한다고 완성되거나 실행되지 않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관련 인프라 및 참여도가 너무 부족한 실정이다.

가정 인권교육의 현실은 공주병과 왕자병 증후군으로 표현되는 극단적인 이기주의 형태, 가정폭력, 다문화 가정의 인권 등 다양한 형태로 복잡하다. 가정이야말로 아이들이 가장 처음 만나는 공동체며, 그 공동체의 문화에 따라 아이들의 인권 의식도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결국 가정에서 인권적 환경이 조성되는가, 그렇지 않은가에 따라 아이의 인권 교육 또한 달라질 수밖에 없다.
가정에서 가치를 공감할 수 있는 감수성 교육과 그것을 생활에서 실천할 수 있는 참여 활동을 통해 조금씩 조금씩 누적해 나갈 때 인권교육의 가치를 발휘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차별과 인권침해에 대해서 알도록 하고 차별하고 반목하려는 생각과 마음이 가정에서, 어떻게 형성되고 재생산되는가를 교육해야 한다. 인권교육의 목적은 인간으로 살 수 있는 법, 인간의 존엄성을 존중하는 법을 배워 자신을 삶의 주체로 세워나가기 위한 것으로 사람들의 삶과 경험을 이해하고 변화시키는 데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가정 인권교육의 시작은 자녀의 말에 귀 기울이는 부모가 되어 주는 것이라 본다. 대화는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열쇠가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작금의 현실은 자녀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기보다는 자녀의 말을 듣지 않고 내 이야기를 설득하기에 바쁘거나 무작정 혼내기에 몰두하고 있다.

어린 자녀지만 자신의 이야기를 자유롭게 표현하고 주장할 수 있는 권리를 찾아주고, 자녀가 가지고 있는 수많은 장점들은 무시하고 단점만을 옆집 아이와 비교하기 보다는 자녀의 장점을 찾아 칭찬해 주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 또한 아이의 욕구를 무시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자녀교육에 참여할 기회가 줄어들었고, 어머니의 취업이 증가하면서 자녀와의 상호작용도 감소하여 가정에서 인권교육의 기회가 줄어들고 있지만 아동들에게도 인권이 있고 인간은 모두 평등하며 권리를 가지고 있음을 부모가 알려주어야 한다. 또한 나도 무심코 자녀들의 인권을 침해하고 있지는 않은가 자기 점검으로 조금씩 실천해 나가면서 아이를 먼저 생각하는 부모의 고민이 가정 인권교육의 많은 부분을 바꿀 수 있지 않을까 싶다.

※ 양충하 님은 울산인권운동연대 이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