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7-06-29 14:37
[102호] 시선 둘 - ‘파란나비효과’ 관람후기
 글쓴이 : 사무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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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나비효과’ 관람후기

이세호

나의 사드에 대한 생각은 우선, ‘내가 사는 동네가 아니라서 다행이다’는 생각이었다.
내가 접했던 사드는 북한의 핵실험으로 인하여 박근혜정부가 안보 국익에 따라 사드배치를 검토하라고 이야기하고 얼마 후 국방부가 성주에 사드배치를 공식발표한 것으로 기억한다.
사드배치가 결정되었을 때 주위의 지인들은 우리나라는 지형 및 거리가 짧아서 사드를 배치해도 무용지물이라는 사람과 안보를 위해서는 사드를 배치해야 된다는 사람, 모르겠다는 사람 등 의견이 분분했다.
이후에 사드는 최대사거리가 200km 정도이기 때문에 성주에 배치하면 수도권의 방어가 어렵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러나 중국과의 관계 및 배치지역의 전자파 유해성 논란 등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사드는 성주 골프장에 전격 배치되었다.
배치이후에 전개된 중국의 보복조치, 예컨대 중국관광객 통제, 중국으로 수출되는 물품에 대한 크레임, 중국내 우리기업들에 대한 제재 등을 안타깝게 생각하며 ‘파란나비효과’라는 영화를 보게 되었다.

<파란나비효과> 배경은 한창 사드 배치로 논란이 되었던 때인 2016년 여름 즈음부터 사드에 반대 활동한 성주 주민들의 이야기를 다뤘다.

“지금 그깟 미사일이 사람보다 중요합니까, 우리 아이들이 있는 대한민국 어디에도 안 됩니다.”(배은하 씨)
성주 사드배치 반대투쟁 그 중심에는 젊은 엄마들이 있었다. 처음에는 전자파로 아이들이 입을 피해가 걱정되어 시작한 투쟁이었지만, 사드에 대해 공부할수록 대한민국 어디에도 필요 없는 무기임을 알게 된다. 사회문제에 별관심이 없었던 그분들이 이제는 누구보다도 한반도 평화를 노래하며 공동체를 만든다.

“박근혜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몇 십년간 보수적인 생각을 가졌던 저를 이렇게 바뀌게 만들었잖아요.”(이수미 씨)

국가를 믿었기에 사드배치 발표에 더욱더 분노하고 규탄한다. 영화에 출연하는 성주주민들은 자신들이 총선, 대선 내내 당시 새누리당을 믿고 투표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냥 정책이나 인물과 상관없이 찍었다고 반성한다.
“페이스북 친구가 성주에 사드가 배치되었다는 것은 다 자초한 일이 아니냐. 계속해서 새누리당만 뽑은 성주 사람들 잘못이니 쌤통이다. 당신들이 언제 한번이라도 광주민주화운동이나 세월호처럼 다른 사람, 타 지역의 아픔에 관심을 가진 적이 있었느냐는 말을 듣고 망치로 맞는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정말 진심으로 ‘미안합니다’라고 댓글을 달았습니다.”

성주 주민들은 사드를 직접 공부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깨닫는다. 사드 최적지는 대한민국 어디에도 없고 사드는 오히려 전쟁을 촉발시키는 기폭제가 된다는 것을. 직접 공부해 만든 유인물을 지역 주민들에게 배포하고 주민들은 카톡방에서 조직을 만든다. 이른바 <1318카톡방>.

그러던 와중에 박근혜정부에서 제3지역을 배치 가능성을 논하여 성주 주민들을 둘로 갈라놓는다. 군수와 이완영 국회의원과 안보단체회원들은 군청에서 제3지역 배치찬성기자회견을 열고 그에 맞서 젊은 엄마들로 구성된 주민들은 제3지역배치반대 사드배치 반대 기자회견을 열어 맞선다. 그 후 군청사람들은 군청 앞 시위를 막고 반대시위를 방해한다.
결국 사드는 성산포대가 아닌 소성리 롯데골프장에 배치된다.

이 영화는 선거에서 항상 새누리당만 찍던 사람들의 깨달음을 얻는 과정, 그 속에서 그들이 반성하고 공감하여 만들어가는 성주를 보여준다. 영화를 보고 우리의 다음세대에게는 평화로운 대한민국을 물려주기 위해서 우리 기성세대들은 무엇을 해야할지 깊이 생각하게 되었다.
“사드가고 평화오라!”

※ 이세호 님은 울산인권운동연대 회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