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7-06-05 11:10
[101호]이달의 인권도서-『 시민 쿠데타』-엘리사 레위스,로맹 슬리틴 저/아르테 2017
 글쓴이 : 사무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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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민 쿠데타』
우리가 뽑은 대표는 왜 늘 우리를 배신하는가?

엘리사 레위스, 로맹 슬리틴 저 / 아르테 2017 / 김규란 정리



다비드 판 레인브룩 “민주주의에 대한 그들의 피로감은 현재의 대의 민주주의 구조와 그 지긋지긋한 관심들에서 연유한다.”

시민들이 정당을 믿지 않고, 투표소로 향하지 않는 것은 그들이 공적 삶에 관심이 없어서가 아니다. 시민들의 열망을 분출할 출구를 찾지 못해서이다. 놀라울 일도 아니다. 현재의 정당 투표는 시민들이 자신이 선택하지도 않은 후보와, 자신이 구성하지도 않은 프로그램을 향해 습관적으로 투표를 하게끔 시민들의 역할을 제한하고 있다. (40쪽)

피에르 로장발롱에 따르면 정당들은 “구체적 세계로부터 멀어졌다. 그들의 언어는 흔히 공허 속에서 맴돌고 사람들의 실제적 삶과 괴리된 추상적 범주와 표현으로 가득 차 있다.” …(중략)…‘판을 가는 것’…민주주의, 주권, 사회법 등의 문제에 가장 폭넓게 천착해 오면서 진보 진영의 전통적 담론을 ‘번역’하는 노력을 했다. 이러한 접근으로 정치인들의 ‘상투적 말’들에 반대해서 시민들의 비판에 답을 내놓을 수 있었다.

시민 발의 제도는 서서히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핀란드는 2012년 3월 1일 ‘시민발의법’을 채택하고 시민이 직접 의회에 법안을 제출하거나 제안할 수 있는 권리를 헌법으로 인정했다. 조건은 6개월 안에 최소 5만 명의 서명을 받아야 한다. …(중략)…. “달리 의회의 관심을 끌지 못하던 문제를 국회가 다루게 되었다는 점에서 이 제도 개혁은 역사적 의미가 있습니다. 하지만 시민들이 새로운 권리를 충분히 행사할 수 있도록 도와줄 만한 어떠한 지원 장치도 마련되어 있지 않습니다.(민주주의 사업가, 청년 사업가 요나스 페카넨) (91쪽~92쪽)

첫 번째는, 특정 주제에 일정 시민이 모여 의회 대표인 중개인을 거치지 않고, 국민투표를 통해 직접 국민 의견을 묻는 ‘시민 발의 국민투표’ 형식이다. 두 번째는 시민이 직접 의회에 참석하여 제안된 사안에 투표권을 행사하는 방식이다.(87~88쪽)

가장 큰 위협은 기자 스스로 자기 검열을 하는 것이다. 에세이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에르베 켐프는 자신의 저서 <과두정치는 그만! 민주주의 만세>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신문이나 텔레비전에서 떠드는 내용만큼이나 그들이 침묵하고 있는 내용도 중요 하다...

(중략)… 그러므로 거대 자본의 영향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발언할 수 있는 독립 매체는 반드시 필요하다. …(중략)… 기자들과 지지자들은 주주가 되어 ‘1주 1표’원칙 대신 ‘1인 1의견’이라는 사회 연대 경제 원칙을 표방한다. 이런 방식은 사설 기조의 일관성과 연속성을 보장한다. (133쪽)

2010년 당시 시장은 마을 근교에 대형 슈퍼마켓을 건설하려는 계획에 찬성했다. 대다수 주민들은 ‘평화롭게 살 권리’를 위협하는 이 계획에 반대하고 나섰다. …(중략)… 그럼에도 시장은 자신이 선출된 대표이므로 결정을 내릴 정당한 권리를 가지고 있다는 논리를 대면서 그 계획을 관철하겠다며 고집을 꺾지 않았다. …(중략)… 대형 슈퍼마켓 건설 계획에 반대하여 가장 먼저 시위에 나선 사람 중 한 명인 다비드 구르당은 이렇게 말한다. “그 일을 계기로 시장이 가질 수 있는 권한에 눈을 뜨게 되었습니다. 느닷없이 발생한 이 사건으로, 이런 프로젝트 하나가 우리 모두에게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 것입니다.” 점차 반대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시위가 크게 번질 상황이 되자, 시장이 고집을 꺾지 않았음에도 슈퍼마켓 공사 계획은 취소되었다. 이후 사람들은 슈퍼마켓 건설 계획에 반대했던 에너지를 그대로 모아서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고민하기 시작했다.

2014년 지방선거를 6개월 앞두고 일부 주민들이 곧 임기가 끝나는 시장에 대항해 시민 집단 합의체 명단을 구상했다. …(중략)… “말로만 참여 민주주의를 떠는 것이 아니라 참여 민주주의를 ‘하려는’ 것입니다! 우리에겐 공약도 후보도 없습니다. 집단 합의체 명단은 주민들 모두의 뜻이며 시의 프로젝트를 직접 결정하는 자도 역시 주민입니다.”
…(중략)… 네 번의 회의를 통해 주민들은 마을에 어떤 문제점과 좋은 점이 있는지 살펴보고 앞으로 5년간 집중적으로 추진해야 할 사항을 결정했으며, 선거에서 승리할 경우 임기 동안 시작해야 할 구체적인 프로젝트도 결정했다. 마지막 회의는 준비된 프로그램을 공개적으로 프레젠테이션 하는 시간이었다. …(중략)…
“먼저 지원자를 모집했습니다. 명단 첫머리에 누가 오를지, 그리고 후보들의 순서는 어떻게 정할지를 결정하는 데는 두 가지 기준이 있었습니다. 바로 지원자들의 지원 동기와 마을 일에 시간을 쏟을 수 있는지 여부였습니다. …(중략)…
그 결과 2014년 3월 23일, 기존 시장이 문제없이 승리하리라는 예측을 뒤엎고 사양 시민 80퍼센트가 참가한 선거에서 57퍼센트의 지지를 얻어 승리를 거두는 이변이 발생했다!

새로운 행정 관리 형식을 고안해 내는 것은 미래를 위한 흥미로운 도전이다. 모두가 힘을 합할 때 우리는 공공의 이익을 위한 방법을 만들어 낼 수 있다.“ 모든 것이 정치다!” 이 말은 21세기 민주주의를 위한 구호가 될 수 있을 것이다.(207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