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7-06-05 11:02
[101호] 편집후기 - 101, pick me
 글쓴이 : 사무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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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 pick me

편집위원


“pick me, pick me, pick me up! pick me, pick me, pick me up! pick me, pick me, pick me, pick me, pick me, pick me, pick me up!”
pick me, 나를 뽑아줘요. 여 아이돌 가수 <프로듀스 101>의 대표 노래 가사 하이라이트입니다.

프로듀스 101은 공중파 서바이벌 방송으로 시작했습니다. 평균 나이 미성년인 101명 소녀들이 순위권 11명에 들기 위해 카메라 앞에서 경쟁을 합니다. 춤이나 노래 심지어 섹스어필까지 마다하지 않습니다. 11명으로 선출하는 투표권은 시청자들이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101명 소녀 중 원하는 소녀에게 한 표를 주는 것. 마음에 든 소녀가 순위권에 들었을 때의 기쁨. 해당 방송은 논란도 많았지만 인기도 많았습니다.

제 19대 대선은 예년과는 다르게 5월에 실시했습니다. 후보자들도 15명으로 역대 최다였습니다. 평균 2자 구도, 3자 구도와는 다르게 5자 구도로 스포트라이트를 받기도 했죠. 이들은 순위권에 들기 위해 카메라 앞에서 경쟁을 합니다. 광장을 가고 시장을 가도 기자 카메라는 항상 동행하기 때문입니다. 15명의 후보자 중 원하는 후보자에게 한 표를 주는 것. 바라는 인물이 지지율이 높을 때의 기쁨. 올해 대선은 논란도 많았지만 인기도 많았습니다.

90명과 14명, 너를 뽑았어요. 작년에 실시했던 프로듀스 101은 11명의 소녀를 선출 했고 올해 실시했던 제 19대 대선은 1명의 대통령을 선출 했습니다. 제가 주목하는 건 비선출자들입니다. 사전 투표 날 한 청년을 인터뷰 하는 데 이렇게 말하더라고요. “이 사람 뽑아도 대통령 안 될 거 알지만 뽑을 거다.” 그 친구는 뒷자리 숫자를 뽑았습니다. 이어 하는 말, “내 한 표로 너를 지지하는 사람이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서.”라 덧붙였습니다.

101호를 발행하는 5월, 허니문 기간입니다.
대통령 취임 후 100일 가량 의회와 언론에서 대통령에게 잘해주는 관행이죠. 앞으로 두세 달은 좋은 뉴스만 나올 거라 생각됩니다. 이 기간만이라도 정부에 대판 비판과 감시보다는, 비선출자들에 대한 관심을 보여주는 건 어떨까요.
원고를 쓰는 25일 오늘, 오전에는 박영철 사무국장을 인터뷰 차 만나고 왔습니다.
박 국장이 한 말이 늦은 밤 지금까지 기억에 남네요. “... 많은 연대활동, 최근 촛불집회 등을 거치면서 보여지는 시민들의 인권감수성이 급상승 한 것에 주목한다.” 박 국장의 내심은 모르지만, 저는 ‘연대’에 초점을 맞춰 받아들였습니다.
여럿이 함께 하면 못할 게 어디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