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7-03-31 15:08
[99호] 이달의 인권도서 - 『 시민에게 권력을 』 하승우 저 / 한티재 2017
 글쓴이 : 사무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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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민에게 권력을 』
시민의 정치를 위한 안내서

하승우 저 /한티재 2017 /정리 최민식


분노를 넘어 서글픈 현실, 역사의 현장에서 다시 뭔가를 고민하게 하는 책 ‘시민에게 권력을’ 소개한다.
이 책은 정치학자이자 녹색당 공동정책위원장인 하승우씨가 ‘촛불시민혁명’의 광장에서 시민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이다. 지금 한국의 권력구조는 기득권의 이해관계를 중심에 놓고 만들어진 구조이기에 시민들은 ‘관객’으로서 바라볼 수밖에 없다.
수백만 명이 거리를 채웠어도 이곳의 민주주의는 여전히 ‘관객 민주주의’, ‘껍데기 민주주의’이다. 그러나 이제 촛불광장은 ‘기득권 정치’가 아닌 ‘시민의 정치’, 시민에게 권력을 되돌려 주는 진짜 민주주의가 가능하다는 희망의 메시지이랄까?

왜 우리는 민중이 역사의 주인이라고 부르짖으면서도 정작 민중이 정치무대에 직접 오르는 것을 두려워할까? 이런 근본적인 물음을 던져야 할 때라고 저자는 말한다.
특정한 정치조직이 권력을 장악하는 것보다 훨씬 더 중요한 목표는 시민들이 권력의 주체임을 자각하고 스스로 정치무대에 오르도록 해서, 누가 권력을 잡든 예전의 기득권 정치로 되돌릴 수 없도록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기득권 세력에게 유리한 법과 제도를 바꾸고 민중권력이 실현될 수 있는 헌법체계를 갖춰야 한다. 이는 조직된 민중의 힘으로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좌/우와 보수/진보라는 이분법을 넘어 ‘기득권 정치’에 맞서는 ‘시민의 정치’를 제안

이를 위해 저자는 오랜 기득권 정치를 극복하기 위한 새로운 정치실험에 나선 스페인을 직접 방문하여, ‘포데모스’와 ‘아오라 마드리드’, ‘바르셀로나 엔 코뮤’와 같은 시민정치의 주체와 현장들을 만나고 조사하였다.
저자는 스페인 현장연구를 통해, 이러한 스페인 시민정치가 베네수엘라를 비롯한 라틴 아메리카 사회의 ‘21세기 사회주의’와 ‘코뮨국가’라는 정치실험으로부터 영감을 받았다는 것을 확인하고, 스페인의 시민정치 실험을 한국의 정치현실에 견주어보길 권한다.
특히 스페인과 베네수엘라 정치실험을 관통하는 하나의 키워드로서 ‘포퓰리즘’에 주목 하고, “좌와 우를 뛰어넘는 정치원리”이자 “시민의 자발성을 끌어내기 위한 디딤돌”로서 ‘포퓰리즘’의 원리와 가능성을 재검토함으로써, 이를 지금 한국사회 ‘시민의 정치’의 길과 적극적으로 접목시킬 것을 제안한다.

그러기 위한 몇 가지 중요한 전제들을 제시하고 있다.

첫째, 힘의 균형이 만들어 질 때까지 정치적 중립을 포기하자.
둘째, 선거관련법 등 규칙을 바꾸자.
셋째, 야권단일후보 등의 방식이 아닌 시민들이 나서는 정치연합을 만들자.
넷째, 정치를 바꾸는 과정은 시민들과 함께 진행되어야 한다.
다섯째, 시민참여를 강화한다.
여섯째, 민주주의 의사소통/결정구조가 필요하다.
일곱째, 사회가 가고자 하는 궁극적인 방향을 가리키는 헌법이 중요하다.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정치를 만들기 위해 우리에게 훈련이 필요하고, 저자는 이 책을 그런 훈련과정으로 받아들여 주길 주문한다. 촛불광장에 모인 시민들의 희망이 흩어지지 않고 그것이 새로운 사회로 나아가도록 하는 동력이 되어야 한다는 저자의 열망을 느끼게 한다. 동의는 글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