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7-03-02 16:38
[98호] 시선 둘 - 부여된 권한이 범위를 넘어설때…
 글쓴이 : 사무국
조회 : 8,169  

부여된 권한이 범위를 넘어설때…

김창원


언제부턴가 내 생활속으로 파고들어온 청탁(?)이 하나 있다.
휴대폰이나 보일러, 자동차 등에 문제가 생겨 서비스를 받고 나면, 그 서비스를 제공했던 분이 일을 마무리 하고 난 뒤 마지막으로 건네는 말.
“나중에 본사(또는 센터)에서 전화오면 만족, 부탁합니다.”
서비스 제공으로 나의 불편을 해소한 후 감사하다는 말을 건네려는데 이런 청탁(?)을 받고 나면 괜히 기분이 이상해진다. ‘이게 뭐지.........’
그리고 몇 시간 후 여지없이 전화가 온다.
“고객님. 000서비스는 만족하셨나요?”. “네”
“기사님이 친절하게 처리해 주시던가요?”. “네”

이런 경험을 하고나면 혼자 의문 하나를 던지곤 했다.
‘왜 이런 조사를 하지? 그냥 불편함이나 불만을 접수하는 창구를 만들어 놓으면 될텐데.....’

삼성전자와 LG전자 서비스 센터 모바일 AS 기사들이 소비자 동의없이 소비자 전화기의 스팸문자 등록을 조작한 사실이 들어났다. 스마트폰 AS를 받은 후 고객 만족도 조사를 위해 서비스센터에서 보내는 문자메세지를 확인하지 못하도록 특정 단어(스센, 지니, 설문 등)나 선테 전화번호인 7777을 스팸 등록문자 설정을 했다고 한다. 사용자의 개인정보가 담겨 있는 문자메세지에 마음대로 들어가 임의로 조작을 한 것이다.

우리는 생활속에서 많은 권한을 위임한다. 선거를 통해 대통령과 국회의원 등에게 권한을 위임한다. 그리고 단체등의 활동을 하면서 총회에서의 의결권 등을 위임하기도 한다.
또한 다양한 나의 정보가 담겨있는 스마트폰도 서비스를 받기 위해서 내부를 들여다 볼 수 있는 권한을 위임해준다. 현대사회에서 어떤 권한을 누군가에게 위임한다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영역의 일이다.

문제는 그 권한을 위임받은 사람들이 위임받은 권한을 넘어서 행위를 하는데서 문제가 발생한다. 대통령이 자신에게 부여된 권한을 벗어나 사적 영역에서 그 권한을 사용하고, AS기사가 고객으로부터 부여받은 권한을 벗어나 고객의 기기에 스팸 설정을 하고.....

며칠 전 홈텍스에서 세금계산서를 발행하는데 계속 반복된 문제가 발생했다. 1시간 넘도록 씨름을 하다가 지원센터에 도움을 요청했다. 한참동안 ARS 기기음을 듣고 난후 연결된 상담사에게 사정을 이야기 했더니 ‘원격지원’을 해주겠다고 한다.

원격 연결을 하고, 내 PC에 누군가가 들어와서 여기 저기를 돌아다니는 것을 물끄러미 쳐다본다. 이곳 저곳을 열어보고 몇 개를 지우고, 다운로드 받고..... 기분이 참 묘하다.
여기저기 빠르게 훝고 다니는 걸 보니 나보다 훨씬 더 내 PC 내부를 잘 알고 있는 게 확실하다. 그리고 들려오는 소리. “고객님. 다 되었습니다. 새로 부팅시켜서 해보십시오.”

새로 진행했더니 문제없이 잘 된다.
그런데 이런.... 문제가 발생했다.
크롬이 열리지 않는다. 윈도우에서는 열리지 않는 사이트가 있는데.....
새로 크롬을 다운로드해봐도 안된다. 무엇을 만진 것인지 다운로드 자체가 아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더욱이 그곳은 내가 유료가입해서 활동하는 곳이 아닌가~~~~~!

※ 김창원 님은 울산인권운동연대 운영?편집위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