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7-03-02 16:04
[98호] 편집후기 - 무연사회 : 혼자 살다 혼자 죽는 사회
 글쓴이 : 사무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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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연사회 : 혼자 살다 혼자 죽는 사회

편집위원


연합뉴스(2017.01.06.일자)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광주의 한 주택에서는 최장 8개월 동안 방치된 것으로 추정되는 50대 남성의 백골 시신이 발견됐다고 합니다. 복권 수천장과 함께 발견된 이 남성은 50대가 되도록 결혼하지 않고 홀로 살았습니다. 그리고 가족인 친형과 얼굴을 마주한 것도 4년여 전이였다고 합니다.

모든 인간이 죽음 앞에선 자유롭지 않다는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런 쓸쓸한 죽음은 너무 가슴아프고 슬픕니다.

2010년 일본 NHK에서 무연사회라는 주제로 취재, 방송을 내보냈는데 본래는 무연사회가 2000년대에 유행하던 일본의 은어였으나 NHK의 같은 주제의 방송 방영 이후 일본사회 전역으로 확산되었다고 합니다. 무연사회(無緣社會) 또는 무연고사회(無緣故社會)는 독신 가정의 증가, 장기화된 경기 침체, 대규모 청년 실직, 저출산, 고령화 등으로 인해 인간 관계가 약해져 가는 사회를 말한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1998년의 IMF 구제금융 사태 이후 발생한 대량의 실직자 발생, 고학력 미취직자 증가, 취직과 구직난에 시달리는 이른바 삼포세대를 비롯 각종 사회부적응형 청년층의 증가 등으로 2000년대 후반부터 사회적 문제가 되기 시작했습니다.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무연사는 지역별로는 2015년 기준으로 서울이 338명으로 가장 많았고 경기(204명), 인천(119명) 순이였고, 가장 적은 곳은 세종(2명)이며 광주(10명), 대전·울산(각 22명)으로 나타났습니다.

무연사의 발생 원인은 개인주의 확산, 경제적 문제 확산, 각종 성격 차이 등 다양하겠지만 이들의 문제를 개인의 문제로 치부해 버리고 우리 사회가 그냥 방치 한 것은 아닌지 의문스럽습니다. 2000년대 이후 일본에서는 청소대행업체의 시신 발견 및 청소, 악취, 가족의 시체 인수 거부 등의 문제가 확산되면서 2011년 이후에는 생전에 장례대행업체에 자신의 장례식과 안치 장소를 미리 계약하는 풍조와 유품정리인이라는 직종과 유품정리사(遺品整理士)라는 자격증이 등장했다니 우리나라도 멀지 않아 생길거 같아서 왠지 마음한쪽이 씁쓸해 옵니다.

『외로운 도시』(올리비아 랭) 에서도 이야기하고 있지만 “ 혼자가 된다는 것의 의미로부터 시작한 이 내밀하고도 대담한 여정의 끝에서 우리는 외로움들의 조용하지만 눈부신 연대를 발견하게 되며, 타인에게 우리가 지금보다 더 다정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깨닫게 된다”고...복지사각 지대에 놓인 이들에 대한 세심한 배려와 이제는 우리 사회의 또 다른 인권의 문제로 재조명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