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6-08-31 15:56
[92호] 시선 셋 - 전기요금 누진세에 관하여......
 글쓴이 : 인턴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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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가별 가정용 전기요금 누진제도

전기요금 누진세에 관하여......

이승웅 l 이사

요즘 이 더운 날씨에 전기요금과 관련해서 정치권에서 참 시끄럽다. 그 광경을 보고 있자니 무슨 개콘의 한 장면을 보는 것 같다. 그렇잖아도 사드문제, 연예인들의 일탈문제 등등으로 뉴스를 접하기조차 싫증나는 현실이다. 그렇다고 뉴스에 눈을 돌릴 수 없는 것 또한 현실이다.

오늘 조간에 전기요금폭탄이라는 제목 하에 정치권과 정부, 언론 등이 전기요금체계에 말이 많다. 즉 전기요금누진제의 완화여부를 놓고 설왕설래하고 있는 것이다. 전기요금체계를 주관하고 있는 산업통상자원부는 누진제완화에 부정적이라고 한다. 그 근거로 부자에게 혜택이 가고 빈자
시선 셋
에게 상대적으로 불이익이 된다는 것과 전기소비가 늘어남으로서 에너지의 소비증대와 전기 공급의 문제를 지적한다.

우리나라 전기요금체계는 정확히는 잘 모르지만 대략 산업용, 영업용, 가정용, 농어촌용 등으로 크게 차등하여 값이 정해진다. 여기서 유독 가정용만 극심한 누진체계를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 가정용 전기요금 구조는 6단계의 누진구조를 가지고 있다. 최종단계인 6단계의 요금이 1단계의 그것보다 약 12배의 가까운 그 야말로 살인적인 가파른 누진구조를 가지고 있다.

왜 이렇게 가파른 누진구조를 가지고 있는 것일까? 전기란 공공재적 성격이 강한 재화다. 일반적인 재화를 소비함에 있어서 그 소비 주체가 누구이냐(즉, 부자냐, 빈자냐 등)에 따라 차등가격으로 거래되지 않는 것이 그 본래의 성질이다. 그러나 전기가 공공재적 성격 즉, 공급주체가 독점적 지위에서 공급하므로 소비자가 달리 선택할 방법도 없다. 즉 공급자 마음대로 가격이나, 그 양을 결정하는 것이다. 따라서 에너지 절약 등 일정한 목적에 의해 차등가격으로 공급하고 있는 것이다. 요즘 필자의 집에서도 에어컨은 있으나 마나하다.

전기요금 때문에 선풍기를 안고 살고 있다. 에어컨은 단지 장식용에 불과하다. 에너지절약, 전기 생산원가절약, 공해감소 등의 담보로 원자력 발전소는 증가하고 있다. 특히 울산은 원자력을 안고 살고 있다. 즉 원자력에 대한 위험에 직접 노출되어 있다. 그러나 전기료가 아까워 에어컨도 켜지 못하는 이중의 고통을 겪고 있는 것이다. 원자력에 대한 위험에 노출이 되지 않든가 아니면 전기요금이 싸든지 해야 하는데 좀 억울하다.

전기요금 누진제 하향조정과 관련하여 이 원고가 발표될 쯤 정치인, 정부 등이 전기요금 인하가 자기 공 인양 생색내고 있을 듯하다. 결국 국민이 내는 돈인데 생색을 내는 꼴을 생각하면 벌써 웃음이 나온다. 원래 일반적인 재화란 그 소비주체가 누구이냐에 따라 달리 값이 매겨지는 것이 아니다. “부자에게는 비싸게 빈자에게는 싸게” 이것은 재화소비의 본질에 맞지 않는 사고다. 이는 조세제도로서 그 문제를 해결할 일이지 재화의 소비의 양에 따라 그 값을 달리하는 것 별로 설득력이 없다.

현실을 들여다보면 가난하여 여러 가족이 한 세대를 이루어 사는 세대와 소득이 높아 각자 분리하여 세대를 구성하는 경우 이는 역으로 빈자에게는 많은 요금을 부자에게는 적은 요금의 혜택을 주게 된다. 또한 부모봉양을 위해 세대를 합친 경우 각자가 부담하는 요금보다 세대를 합친 후의 전기요금이 누진제 하에서는 더 많게 된다. 이는 본래 누진제 취지에 반하는 것이다. 이것은 하나의 작은 예에 불과하지만 정책을 입안하거나 변경할 때는 그 실상을 여실히 들여다보아야 한다. 단지 정치적 목적, 행정적 목적 등에 의해 시스템을 설계해서는 안 될 것 인데 너무 즉흥적이다. 아마도 이렇게 매듭지어 지겠지, 국회의원, 산업통상자원부 공무원, 청와대 등이 밀고 당기다가 어느 날 최고 권력자의 말 한마디에 종결 되겠지요.

이런 모습이 떠오르네요. 북한의 젊은 최고지도자가 무슨 말을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늙은 지도자들이 수첩에 열심히 받아 적는 모습, 대한민국의 국무회의 때 수첩에 열심히 받아 적는 모습, 그 받아 적은 내용은 뭘까? 무척 궁급해집니다. 그렇게 하는 게 권력자에 대한 아부 인가? 아니 예의인가? 권위를 세워 주기 위함인가? 동의되지 않은 권위란 권위가 아님을 그대들은 왜 모르는가? 이 더운 날씨에 전기요금 내려서 에어컨 켜게 하려고 하지 말고 국민들 혈압 올라가게 하는 꼴을 좀 안보여 주는 게 더 좋을 듯 하구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