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6-01-07 10:16
[84호] 이달의 인권도서 - 십대 밑바닥 노동
 글쓴이 : 사무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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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대 밑바닥 노동
- 유스리포트2, 야/너 로 불리는 이들의 수상한 노동세계
청소년노동인권네트워크 / 교육공동체 벗 / 2015 / 강의 : 윤지영

책소개
청소년 밑바닥 노동세계,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


적은 돈을 벌기위해 더 열심히, 더 큰 위험을 감수하며 일하는 노동의 시대, 패스트푸트점과 편의점, 주유소 등을 둘러봐도 더 이상 청소년 노동자들을 찾기 힘들다. 청소년이 접근 가능한 패스트푸드점, 주유소, 편의점은 이십대 장년들로 채워지며 청소년들은 고용이 불안정한 곳으로 내몰리고 이들의 인권은 보호받지 못하고 있다.『십 대 밑바닥 노동』은 이렇게 불안정한 청소년 노동세계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나이’와 ‘성별’의 위계 속에서 모욕을 감수해야 하는 청소년 노동자의 삶을 들여다본다.


프롤로그
부려 먹기 쉬운 존재들의 밑바닥 노동


전 사회적으로 삶은 갈수록 황폐해지고 노동도 점점 더 불안해지고 있다. 취업의 문턱은 갈수록 높아지고, 노동자들을 쓰다 버리는 고용 방식은 갈수록 더 확산되고 있다. 무엇보다 청소년이 접근 가능한 일자리 자체가 대폭 줄었다. 남은 일자리들은 책임을 물을 고용주가 누구인지도 알기 힘든 간접 고용, 내일 일이 있을지 없을지도 알 수 없는 일일 고용, ‘사업자’가 되었으나 노동법의 적용조차 기대할 수 없는 특수고용까지. 그야 말로 ‘근로 빈곤’의 시대가 청소년 노동도 덮치고 있는 셈이다.
그래서 우리는 다시금 질문해야 한다. 지금 청소년 노동 세계에서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청소년들이 그토록 꿈꾸는 ‘꿀알바’가 왜 하늘의 별 따기가 되어 가는지, 성별이나 가족 형태 등에 초점을 맞춰 청소년 노동자의 삶을 들여다보면 어떤 새로운 광경이 펼쳐지는지, 그리고 ‘연소근로자 보호’에 특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던 정부의 정책이 왜 그저 ‘알리바이’에 불과한지를. 무엇보다 청소년 노동인권을 확보하기 위해 우리는 어떤 관문을 통과해야 하는지를 질문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이 질문은 노동 세계뿐 아니라 청소년이 이 사회에서 놓인 삶과 지위에 대해서도 관심을 확대할 것을 우리에게 요청하고 있다.



에필로그
청소년 노동의 세계는 왜 이따위 인가


착취, 모욕,
이달의 인권도서
위험, 불안, 배제. 청소년 노동을 읽는 여전한 다섯 가지 열쇳말이다. 청소년 노동의 세계가 왜 이따위인지 알려면 우선 우리 사회가 청소년 노동을 바라보는 관점부터 따져 볼 필요가 있다.
관점 하나, “청소년은 예비 노동자다.” 청소년의 노동 경험률은 대개 30% 정도로, 꽤나 많은 청소년들이 관여되고 있다. 청소년을 ‘미래의 노동자’가 아닌 ‘지금, 여기, 바로 우리 곁에서 일하고 있는 노동자’로 바라보아야 한다.
관점 둘, “용돈이나 벌려고 일한다.” 사회는 청소년의 노동에 대해 ‘용돈 벌이’라면 사소하게 취급하며, 이는 곧 청소년 노동의 문제를 사소화, 주변화 시키게 된다. 청소년 노동의 이유를 ‘용돈 벌이’에 한정하지 않고, 복합적이라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관점 셋, “애들이 무슨 알바야?” 청소년의 노동을 일탈로 바라보는 관점은 ‘청소년의 노동 조건’이 아니라 ‘노동하는 청소년’이 문제시 되게 된다. 청소년 노동에게 덮어씌운 일탈의 이미지를 하루빨리 벗겨내야 한다.
관점 넷, “애들 써 주는 게 어디냐?” 청소년의 노동을 미숙하다고 폄하하는 것은 노동법 위반을 당연시 여기도록 한다. 노동의 미성숙은 나이와는 상관없는 일임을 인지해야 한다.
위와 같이, 청소년 노동을 둘러싼 편견과 오해 못지않게 이들을 더욱 취약한 조건으로 내모는 여러 사회적 요인이 존재한다. 이제 이들을 알아보자.
원인 하나, “다중의 약자성” 한국 사회에서 청소년은 대표적인 사회적 약자이다. 청소년 노동자의 사회적 취약성은 그들을 함부로 대해도 괜찮다는 사회적 허용을 낳는다.
원인 둘, “학교에서 배운 것” 학교는 학생다움이라는 이름하에, 질문과 상상력과 존엄에 대한 요구를 허락하지 않는 굴종을 요구한다.
원인 셋, “삭제된 단결의 경험” 학교에서 강력한 처벌의 대상으로 삼는 행동 가운데 하나가 집단행동이다. 청소년들에게

는 참고 견디거나, 일터를 옮기는 것 외엔 없다.
원인 넷, “엇나간 대안들” 청소년 노동 문제에 관심을 가진 단체나 정부 기관들의 초점은 노동법과 프랜차이즈 업종에 맞춰져 있지만, 실질적으로 청소년 노동자들은 영세 사업장에 몰려있다.

청소년 노동은 노동현장에서 밑바닥을 차지하고 있기에 청소년 노동자의 ‘밑바닥 노동’을 끌어올리는 일은 전체 노동자의 인권과 사회 전반의 존엄을 끌어올리는 일이기도 하다. 가장 먼저 청소년의 사회적 지위를 높이고 청소년의 인권을 존중하는 사회적 환경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

※ 12월 1일 오후7시 삼산근로자복지회관 4층에서 '십대 밑바닥 노동'의 저자 윤지영 변호사를 초청하여 <책, 인권을 말하다> 행사를 개최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