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5-06-01 12:01
[77호] 특별기고②
 글쓴이 : 인턴3
조회 : 8,146  

‘후쿠시마 같은 일’
우리나라에 일어날 리가 없다고요?

장김미나 l 울산환경운동연합


저는 4월말쯤 탐방 프로그램으로 후쿠시마를 다녀왔습니다. 방사능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 때문에 처음에는 많이 망설여지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어떤 일이 후쿠시마에서 있었는지 직접 가서 보게 되는 것은 사무실에 앉아 공부하는 것과 아주 다른 일이라는 것을 알기에 큰 결심을 하고 가게 되었습니다.

일본에 도착하고 방사능 방재구역 안에 가보니 자연은 너무나 고요하고 아름다웠습니다. 그러나 그 20km 안은 아무도 살수가 없었습니다. 핵발전소는 이렇게 사람들의 삶을 송두리째 빼앗아 가는 물질인 것을 눈으로 직접 보고서야 깨달았습니다.

다만 20km안 시민들만 피해를 입은 것이 아니었습니다. 사고 직후 비구름이 움직인 위쪽지역의 사람들의 삶은 처절함 그 자체였습니다. 그들은 정부로부터 보상금도 받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스스로 살아남아야 합니다.

이때까지 창문을 열어 본적이 없다는 주부, 빨래는 꼭 실내에서 넌다는 분들, 방사능에 오염되지 않은 식품을 구하기 위해 스스로 장터도 엽니다. 모든 사람이 처음에는 이것을 꼭 지켰지만 하나 둘 창문을 열고 빨래를 널기 시작했고 지금은 아무 일 없는 듯 살고 있습니다. 갑작스레 코피를 쏟는 아이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지금 일본에서는 갑상선 암 판정을 받은 어린이들이 103명이나 됩니다.

이것은 공식적인 집계일 뿐이라 더 있을지도 모르고 앞으론 더 늘어나겠죠. 정부가 제염작업을 한 곳은 아직도 높은 방사능 수치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안전히 걸어 다닐 곳도 없습니다. 이 분들은 어디서 살아야 할까요? 그들의 자녀들에게 미래는 있을까요? 언제까지 아이들이 어른들의 탐욕의 산물인 핵발전소 때문에 미래를 잃어야 할까요?


그러나 절망만 있는 곳이라고 생각한 그 곳에서도 희망을 위해 움직이는 분들께서 계셨습니다. 시민사회단체와 참여 불교에서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대안을 찾기 위해 열심히 연대하고 있었습니다.
지역주민들의 출자금으로 태양광으로 깨끗한 전기를 만들어 발전소에 되팔아 지역사회에 환원하고, 화학물질 없는 집을 지어 지역사회의 건강에 기여하고, 유채꽃을 심어 방사능에 오염된 땅을 복구하기 위하여 힘쓰고 있었습니다. 아직 일본정부는 방사능으로 오염된 땅을 회복시킬 방법이 없어 검은 봉투에 담아 두기만 하지만 땅을 사랑하는 농부들은 어떤 방법이라도 써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일본은 사고 이후 핵발전소 가동을 중단했었지만 전력 수급에 문제는 없었습니다. 모두 아껴 썼습니다. 자연에너지를 증대 했습니다. 개인 발전기를 돌렸습니다. 이렇게 문제가 없는데도 일본정부는 다시 핵발전소를 다시 가동을 시작하려 하고 있습니다. 맛도, 형태도, 보이지도 않아 더 무서운 방사능과 핵발전소의 실체를 아직도 깨닫지 못한 걸까요? 앞으로 후쿠시마에는 100년이 지나도 아무도 살지 못하게 될 것입니다.

수많은 작고 큰 핵발전소 사고가 한국에서도 있었습니다.
비리, 부정부패, 기계고장, 인간의 실수, 자연 재해 등……
아직도 우리나라가 핵발전소 사고로부터 안전 할 수 있다고 생각 하시나요?
우리들의 삶을 모두 잃을만한 가치가 과연 핵발전소에는 있나요?
핵 발전을 찬성하시는 분들은 다시 곰곰 히 생각해 보아야 할 때인 것 같습니다.

핵발전소의 의존에서 벗어나는 길은 아직도 멉니다. 그러나 핵발전소를 지을 어마어마한 돈을 아껴 쓰고 효율성을 높이고 자연에너지를 확대 하는데 쓴다면 희망은 있습니다. 지금부터 오래된 고물 핵발전소부터 천천히 멈추지 않으면 우리 아이들에게 미래는 없을지도 모릅니다.

※ 글을 쓰신 장김미나 씨는 울산환경운동연합 활동가 이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