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4-07-08 09:38
[67호] 이달의 도서
 글쓴이 : 경화
조회 : 8,136  

총선에서 대선까지 한 권으로 읽는 정치 매뉴얼!

딴지일보 정치부장의 천만 정치 덕후 양성 프로젝트『정치가 밥 먹여준다』. 자칭 ‘정치 덕후’인 저자 물뚝심송이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알아야 할 대한민국 정치의 모든 것을 유쾌하게 풀어냈다. 우리가 왜 정치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지부터 정치는 어떻게 굴러가고, 우리나라 정당 정치는 어떻게 흘러왔는지, 선거를 앞둔 올해 정치권의 이슈는 무엇인지 등 단계별로 꼼꼼하게 알려준다. 먼저 우리나라의 복잡한 정치 상황을 이해하기 위해서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 그리고 통합진보당으로 이어져 온 한국 정치세력의 역사에 대해 살피고, 우리나라의 정치지형이 어떻게 변화해왔는지 일제 독립 이후부터 최근가지 시기별로 핵심적인 내용과 쟁점을 뽑아 요약 정리하였다. 더불어 우리가 알아야 할 주요 선거의 면면과 실제 서포터나 적극적 관전자들이 어떤 활동을 벌이는지, 평범한 시민이 현실정치에 어떻게 참여할 수 있는지에 대한 다양한 방법을 소개하였다.

어떤 집단이 사회적 의사결정권, 즉 권력을 장악했으면 그들은 그 권력을 이용해서 자신이 속한 집단이 더 많은 이익을 보도록 권력을 행사하는 거야. 자기들과 아무 관계없는 사람에게는 아무래도 관심이 덜 가겠지. 이런 일이 벌어질 경우, 손해를 보는 사람들이 유심히 지켜보고 있었다면 당장 항의하고 난리가 나겠지. 그러니까 권력을 가진 집단은 사람들이 자신들의 결정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길 바라는 거야. 많은 사람이 관심을 두지 않는다면, 뒤에서 무슨 음험한 짓을 해도 걸리지 않는 거지. 얼마나 편하고 좋아? 자기들 마음대로 유리하게 이권을 분배하고, 그 이권을 받은 사람들은 또 자기편을 지지하게 되니 그들 입장에서는 선순환구조가 만들어지는 거라고. (p.54)

정치는 그 진면목을 아무에게나 보여주지 않아. 정치판에 뛰어들어 구경할 수 있는 판돈으로 세금을 낸다고 해서 그 사람이 자동으로 정치를 즐기게 되는 것도 아니지. 정치판을 주름잡고 있는 물주들에게 내가 낸 세금만 털리기 십상이야. 이래서는 안 되잖아. 주변의 만류를 뚫고, 쓸데없이 쿨한 척 하는 친구들의 조롱을 감수하고, 우리 사회를 뒤덮은 정치혐오증을 박차고 뛰어 들어야 정치의 진짜 모습을 아주 쪼금이나마 맛볼 수 있어. 여기에서 느끼는 귀한 재미가 바로 정치의 맨 얼굴이야. (p.57)

프로 스포츠를 즐기는 팬들의 입장에서 설명하자면, 그냥 관전만 하는 것은 관전자로서 즐길 수 있는 가장 큰 즐거움 중의 하나를 놓치는 일이야. 벌어진 일을 수동적으로 관찰하고, 결과를 현실로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이는 것도 나름대로 정치를 즐기는 한 방법이 될 수 있고, 최종적으로 아무 행동을 하지 않았더라도 내가 표를 준 정치인이나 정당이 승리하는 모습을 가볍게 즐길 수도 있지. 하지만 아무런 열광이 없잖아. 자원봉사자의 자격으로라도 어떤 캠프에 직접 참여해 보면, 그 엄청난 열기를 몸으로 느껴볼 수 있다는 거지. 평소에 입당해서 꾸준히 활동하는 것도 좋지만, 선거 때만 반짝 그 캠프에 합류해서 같이 일을 해주는 것만으로도 선거판을 둘러싼 감동적인 열기를 느껴보는 좋은 계기가 될 수 있어. 물론 패배했을 때의 비통함도 있으니 양날의 칼이라고나 할까. (pp. 194-195)

다른 분야도 아니고 최소한 정치판을 관전하는 입장이 되려면 가장 먼저 이런 자존감을 챙겨야 해. 내가 저들의 주인이다, 내가 저들에게 일을 시킨 것이다, 저들이 일을 제대로 안하면 잘라 버리고 새로 뽑을 수 있다, 내가 이 역사의 주인공이다 하는 자존감 말이야. (p247.)

정치가 잘못되었어. 그래서 사람들이 정치를 외면해. 그러니까 더 정치가 잘못되는 거야. 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지 않고서는 제대로 된 정치를 할 수도 없고, 즐길 수도 없어. … 이 역사 속에서 배운 경험을 통해, 새로운 방법을 제안하고 있는 거야. 그 무서운 악순환의 고리를 끊는 유일한 방법은 정치를 즐기는 것 밖에 없다는 거지. (pp.288-2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