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2-09-10 14:10
[46호] 인턴일지 - 동구인권증진 기본계획 어떻게 되어가나
 글쓴이 : 사무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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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현 l 울산인권운동연대 인턴


2012년 3월 5일, 동구청 홈페이지에 ‘동구인권증진 기본계획 수립용역’이라는 공고가 게시되었고 여기에 울산인권운동연대와 울산대학교 산업협력단이 함께 이 용역에 참여하기로 하였다. 용역 연구진에는 울산대학교 법학과 도회근 교수를 책임연구원으로 하여 울산대학교 인권법학연구센터의 오문완 교수, 울산인권운동연대의 박영철 사무국장, 안미경, 김태현, 김준현이 공식적으로 참여하였다. 전국적으로 인권관련 기본계획 수립은 아직 출발단계이고 광주광역시가 기본계획을 수립하기 위해 연구한는 정도로 지금 진행 중인 동구용역이 다른 곳의 인권기본계획에 많은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동구의 용역은 인권이 보장되고 행정시스템이 인권을 잘 내포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적으로 동구지역의 당사자간담회와 전국의 인권단체 및 인권전문가를 만나고 일본의 선진인권행정시스템을 배우기 위해 일본의 관공서를 직접 방문하는 계획을 세웠다. 이후, 수집된 정보를 통해 동구의 실생활에 알맞은 인권정책 및 제도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우선 현재의 동구지역의 인권현황을 분석하기 위해 동구청에서 집계한 자료를 바탕으로 장애인, 노인, 청소년(아동), 노동자, 이주민, 다문화 등에 대한 조사를 시작하였다. 그리고 조사된 내용이 실제 당사자들이 어떻게 느끼고 있는지 각각의 당사자 대표를 만나 이야기와 의견을 들었다. 대부분의 경우 동구청에서 주관하는 정책과 실제 당사자들 사이의 느끼는 온도차가 컸다. 예를 들어 장애인의 경우, 동구에서는 장애인관련 조례는 전무하였으며 장애정책관련에서도 신체장애인와 정신지체장애인들 사이에서의 지원차이가 컸다. 심지어 방학 때 장애학생들에게 지원되는 프로그램들은 문제집지원이 전부였다. (비장애학생 지원프로그램의 경우 XX캠프와 같이 다양하다. 가장 큰 문제는 담당자가 충분히 장애학생들에게 지원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을 만들거나 바꿀 수 있음에 불구하고 전혀 고민과 감수성 없이 업무를 진행 하고 있는 것이다.)

당사자간담회가 어느 정도 정리가 되면서 일본으로 출장을 가게 되었다. 용역팀이 방문한 곳은 후쿠오카 현의 지쿠시노 시청, 타가와 인권센터, 부락행방동맹센터, 쿠르메 시청으로 관공서 모두 인권전문가가 있는 인권담당부서와 인권센터가 있었으며 전국적으로 인권인재양성을 위한 체계적인 프로그램을 갖추고 있었다. 행정적으로 잘 갖추어진 일본이지만 일본의 인권담당공무원들이 말하기를 (행정)인권증진을 위한 노력들이 100% 효과를 거두지 못하거나 오히려 자신들이 예상한 것 보다 낮다고 하였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들이 있었기에 지금의 일본의 인권문화가 형성되었다고 하였다. (일본은 부락민들에 대한 차별이 매우 심각하였다. 예전에는 신분관련한 차별이 심하였고 현대에 넘어오면서, 기업과 결혼에 대한 차별이 많았다. 아직도 부락출신과의 결혼문제는 심각하다고 하였다.)

일본출장에서 보고 배운 인권문화 및 행정시스템는 인권관련 문화가 초창기인 대한민국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이번에는 국내의 인권전문가들을 만나는 시간을 가졌다. 서울 성북구청의 인권담당관, 한국인권재단, 광주광역시 인권담당관, 국가인권위원회 광주지역사무소, 전남대학교 공익인권법센터, 광주인권운동센터, 경상대학교 김중섭 교수 등을 만나면서 동구에서 반드시 보장되어야 할 인권적 특성과 보편적인 인권 그리고 이러한 인권들을 잘 보장하기 위한 시스템에 대한 자문을 구하였다. 자문을 해주신 분들께서 공통적으로 동구 인권기본계획에 바라는 점은 한 두 개의 사업이어도 상관없으니 실천 할 수 있는 사업만 추진하라는 것이었다. 특히, 국가인권위원회 광주지역 사무소 이정강 소장은 ‘구 단위처럼 작은 단위가 오히려 실천력이 더 뛰어날 것 같다.’ 라고 자문을 하였다.

이 모든 내용들을 정리 하면서 ‘울산광역시 동구인권증진 기본계획(안)’의 초안이 완성 되었다. 이 초안을 가지고 다시 한 번 자문을 얻기 위해 전국의 전문가들과 당사자 단체들을 동구청으로 초빙 하여 세미나를 개최하였다. 지금도 기본계획(안)은 다듬고 내용을 정리하는 단계로 7월 말쯤 완성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