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5-03-31 17:05
[195호] 인권포커스 - 제22차 울산인권포럼 “울산학생인권실태조사로 본 학생인권현황 및 발전방향”
 글쓴이 : 사무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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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차 울산인권포럼
“울산학생인권실태조사로 본 학생인권현황 및 발전방향”

윤영해


(사)울산인권운동연대 부설 인권연구소에서는 매년 2~3회 인권 포럼을 개최해 왔고, 지금까지 21차례 개최하였다. 이번 인권 포럼은 22차로 “학생 인권실태조사로 본 울산학생인권현황 및 발전방향”을 주제로 2월 25일(화) 울산교육연구정보원에서 약 30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되었다.
‘울산인권포럼’의 사회를 맡아주신 인권연구소 소장인 오문완 울산대 법학과 명예교수님과 발표와 토론에 함께 해주신 울산시교육청 윤영해 학생인권지원관, 정보라 다운고 3학년 학생, 권정오 울산교육연구소 소장, 어린이책시민연대 김영미 인권활동가님께 감사드리며 특히, 포럼에 참여해주신 모든 분들께 지면을 통해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

Ⅰ. 실태조사 결과 발표

학생인권실태조사는 울산 지역에서는 처음 실행한 것으로 지난해 9월 2주간 표본조사로, 전체 초·중·고등학교의 1/3에 해당하는 82개교를 대상으로 진행되었다. 이 조사는 학생 7,797명과 교사 587명이 참여하여 전체 학생과 교사의 6%가 응답하였다.
실태조사의 문항 구성은 크게 두 가지 흐름으로 진행하였다.
첫째, 인권 의식과 학교 내 인권 현황을 10개 사례 유형을 통해 확인하고, 이후 인권 교육의 방향과 방법을 모색하고자 하였다. 둘째, 차별과 폭력에 대한 인권침해 경험을 조사하고, 인권 구제 절차에 대한 인식을 확인하며 향후 발전 방향을 탐색하고자 하였다.

인권 존중도에 대한 조사 결과, 학생들은 가정에서, 교사는 학교에서 가장 높다고 응답하였고 학생, 교사 모두 온라인 환경에서 인권 존중도가 가장 낮다고 응답하였다. 또한, 최근 교권 침해에 대한 사회적 이슈 때문인지 학생과 교사 상호간의 존중도에 대해서는 교사가 학생보다 낮은 점수로 나타났다.

몇 가지 특이할 문항을 소개하자면 교육 활동 침해에 대한 분리 조치에 대해서는 초등교원은 92%가 찬성하나, 초등학생의 경우 78.3%가 찬성하여 교사와 학생들 간의 인식격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중, 고등학교의 경우 교사보다 학생들이 더 높은 찬성률을 보였다.

학교의 인권 현황에 대한 10개 유형의 조사 결과, 휴식 시간 동안의 휴대전화 사용에 대해 초등학교와 중학교의 교사와 학생 모두 평균 10%만이 자유롭다고 응답하여 전자기기 사용에 제한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반성문과 서약서 작성에 대한 동의 여부에 대해서도 학생과 교사 간의 인식 차이가 크게 나타났고, 생리공결제는 남녀 혼합반과 특목계열 학교에서 평균보다 이용률이 낮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번 조사의 가장 큰 성과는 인권 교육을 경험한 집단이 그렇지 못한 집단보다 인권 존중도, 인권 의식, 학교의 인권 현황을 모든 문항에서 긍정 응답률이 높았다는 것이다.
향후 인권 교육의 선호 내용으로는 다른 사람의 인권을 존중하는 방법과 차별 및 혐오 발언 예방 방법, 인권침해 시 구제 절차 안내에 관한 요구도가 높았다.

최근 1년 동안의 폭력 경험과 목격 비율은 8.2%로, 언어폭력이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차별 경험과 목격 비율은 12.5%로 폭력보다 높은 수치를 보였으며, 가해자의 75%는 친구나 선후배 학생으로 나타났고, 교사의 비율도 18.5%에 달했다. 차별의 원인으로는 학생과 교사 모두 외모와 학업 성적이 가장 높은 비율로 응답했다.

인권침해 시 대응 방법에 대해 초등학생은 교사와 가해자에게 문제를 제기한다고 응답하여 학교 내에서 해결 방법을 찾는 경향이 있었으나, 학교급이 올라갈수록 교사보다 부모님이나 친구에게 이야기하거나 모른 척하는 비율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생 인권침해 구제 기구인 학생인권지원센터에 대한 인지도는 14.8%가 잘 알고 있다고 응답하여, 향후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

Ⅱ. 패널 의견

다운고등학교 3학년 정보라 학생은 학교에서 자연스럽게 침투된 인권침해 사례를 언급하며, 이러한 일상적인 표현들이 인권 감수성과 개인의 고유성을 해치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학교에서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차별적 표현은 인종과 성소수자에 대한 발언이며, 온라인에서 타인의 정체성을 훼손하는 콘텐츠가 유행하는 것도 그 원인으로 지목하였다.
또한, 학교에서 인권침해에 관한 문제 제기가 학생에게는 생활기록부에 악영향을 미칠지 걱정이 되기도 하고 인권을 주장하는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압박을 느낀다는 의견도 제기하였다.

울산교육연구소 권정오 소장은 실태조사의 결과가 현실의 학교 상황보다 긍정적으로 나타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학교에서 학생을 미성숙한 존재로 보고 교육의 대상으로 삼는 시각이 여전히 남아 있으며, 학생 인권의 보장이 교권 침해로 간주하는 경향이 많다고 언급하였다.

울산교육청의 학생 인권 정책 중 상호 존중 교육의 구체적인 내용과 이해 전략을 위한 하위계획이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지역의 정치적 지형과 교권에 대한 교사들의 문제 제기로 인해 학생 인권에 관한 직접적인 언급과 구체적인 계획이 부족하다는 의견을 주었다.
그리고, 학생 생활 규정에 대한 구체적인 지도와 인권 친화적 개정에 대한 지속적인 안내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하였다.

향후 대안으로 교사와 학생 간의 갈등, 학교 내 인권 논란에 대해서는 논쟁과 진통이 필요하며, 이를 두려워하지 말고 의견을 조율하는 과정의 필요성을 언급하였다. 이를 위해서는 학생 자치회와 교사 회의를 통한 토론이 필요하며, 학습 활동 침해에 관한 분리 조치나 휴대전화 소지 문제 등도 그 속에서 논의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학생을 미성숙한 인격체로 판단하는 시각이 인권침해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도 강조하면서 교사의 인식 개선을 위한 교육청의 방침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주었고, 법적, 제도적 마련과 함께 학생이 스스로 인권 보장의 주체가 되기 위해서는 학생 자치의 활성화를 통해 상향식 정책과 제도 개선의 필요성도 언급하였다.

서울에서 인권 포럼을 위해 먼 길을 와 준 어린이책시민연대 김영미 활동가는 학생이 수동적으로 교육받고 길러져야 한다는 관점에서 벗어나, 스스로 배움을 선택하고 익히는 교육의 주체로서의 관점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학교는 그 과정에서 실수와 실패가 반복되더라도, 그 경험 속에서 스스로 배우고 터득하는 공간이어야 하며, 학생이 안전하게 실수와 실패를 학습하고 훈련받을 수 있는 것도 교육권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울산교육청이 학생 인권 증진을 위한 법 제도화가 이루어지지 못한 아쉬움 속에서도 학생인권지원센터를 설치하고 실태조사, 인권 교육, 교원 연수를 실시하고 있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하였다.
실태조사 문항에 대해서는 조사의 질문이 보다 구체적이고, 주관적 평가가 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하며, 인권 의식을 확인하는 문항에서는 기성세대의 인권 의식의 가이드라인을 제공하는 듯한 문항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하였다. 또한, 인권의 구체적인 내용을 인지시키는 데 있어 부정적인 질문으로 답변을 유도하는 내용이 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고, 인권 실태조사를 통해 구성원들이 인권의 유형을 확인하고 서로 합의하며 공유하는 방식으로 인권의 내용이 인지하고 교육하는 효과도 있기에 앞으로도 지속적인 조사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주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법적 근거가 부족한 울산의 현실을 위해서라도 학생인권법이 조속히 제정되어 근거와 구속력을 가질 수 있기를 바란다는 말도 덧붙였다.

Ⅲ. 마치며

2024년 울산광역시교육청에서 처음 실시한 학생인권실태조사는 예산의 부족과 전문성의 결여로 아쉬움이 남지만, 그럼에도 이번 인권 포럼으로 교육청의 인권 교육 현실에 대한 어려움을 지역 단체와 함께 고민하고 지지받을 수 있었다. 포럼에서 수렴한 많은 의견을 수렴하여 올해 실태조사에서 좀 더 구체적이고 체계적으로 준비할 계획이다. 기획 단계에서 학생의 참여도를 높이고 심층적인 조사를 위한 대안들을 고민하고 있다.
실태조사를 기획하는 과정에서 반대 민원이 걱정되어 소극적으로 대처한 부분도 있었지만, 이번 인권 포럼을 통해 많은 사람이 지지하고 함께하고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
방향성을 잡지 못하고 있던 초기부터 함께 고민해 주신 배미란 교수님과 무료 봉사로 보고서 내용을 검토해 주신 인권연구소의 오문완 교수님을 비롯한 여러 박사님, 울산인권운동연대 사무국 가족들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

※ 윤영해 님은 울산광역시교육청 학생인권지원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