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월 28일 | 세계 산재 사망 노동자 추모의 날
편집위원회
4월 28일 ‘세계산재사망노동자 추모의 날’은 1993년 5월 10일 태국 케이더 장난감회사에서 화재가 발생해 188명의 노동자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한 것에 대해 1996년 4월 28일 뉴욕의 UN센터 앞에서 미국 노동조합 대표들이 모여 첫 추모행사가 열린 이후 국제자유노련(ICFTU)과 국제노동기구(ILO)가 공식적인 추모의 날로 정해 현재에 이르고 있습니다.
1993년 5월 10일 심슨 가족 봉제 인형을 생산하던 태국의 케이더 장난감 공장에서 불이 났습니다. 화재경보기와 스프링클러가 제대로 작동했다면 피해가 적었겠지만 그러지 못했습니다. 공장의 골조마저 연약했기 때문에 피해가 심각했습니다. 게다가 봉제 인형은 누구나 만들 수 있다며 시골 출신의 가난하고 어린 여성들을 뽑아 작업을 시켰습니다. 공장 측은 여성 노동자들이 인형을 훔칠 수도 있다고 생각하여 문을 잠그고 작업을 시켰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불이 난 공장에서 탈출하지 못한 노동자 188명이 사망했습니다. 그중 184명이 여성노동자였으며, 총 469명이 부상을 입었습니다. 노동자의 생명을 인형보다 낮게 평가했다는 사실에 전 세계는 충격적이었습니다.
한국에서도 현장 실습 과정에서 소중한 목숨을 잃은 10대 청소년들이 많습니다. 콜센터에 근무하며 극심한 감정노동에 시달리다 목숨을 끊은 홍수연, 생수 제조 시설에서 제품 적개기에 끼여 목숨을 잃은 이민호, 12킬로그램 납덩이를 몸에 두르고 요트 바닥의 따개비를 제거하다 숨진 홍정운 등이 일하다 목숨을 잃었어요. 이들은 ‘을’의 위치에서 값싼 노동을 제공하는 사람으로 취급받았어요. 외롭고 고되게 일했던 이들은 꿈을 제대로 펼쳐 보지도 못하고 세상을 떠났어요. 이들 외에도 2018년 태안 화력 발전소에서 컨베이어벨트에 끼어 사망한 김용균, 2022년 SPC그룹 계열사인 파리바게뜨의 제빵 공장에서도 20대 노동자가 끼임 사고로 사망하는 등 산재 사망 사고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최근 2025년 2월 14일 부산광역시 기장군 기장읍 연화리에 있는 ‘반얀트리해운대 부산’ 건축 공사장에서 일어난 화재 사고는 풀장 인근에 적재된 단열재에서 발화했습니다. 소방이 도착했을 때는 화재는 이미 최성기였고 6명은 의식이 없는 상태로 발견되었고 부검 결과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확인이 되었다고 합니다. 화재가 난 리조트는 2022년 삼정기업이 착공하여 2025년 5월 오픈 예정이었습니다. 오픈에 앞서 협업골프장을 운영하기도 했으며, 규모도 일반리조트에 비해 컸습니다. 불과 오픈을 3개월 앞두고 참변이 발생한 것입니다. 공교롭게도 바로 맞은편에 있는 빌라쥬드 아난티도 2023년 오픈을 앞두고 화재가 발생하여 오픈이 미뤄진 적이 있다. 해당 사고로 인해 반얀트리 리조트 공사는 무기한 중단되었습니다.
해당 사고로 시공사인 삼정기업과 삼정이앤씨는 금융기관의 자금 조달이 끊기면서 기업회생 신청하였으며, 건물의 손상도가 심해 재시공 가능성까지 언급되고 있다고 합니다. 삼정기업이 안전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은 것에 대해 책임을 지고 재시공하거나 최악의 경우 부도가 날 수도 있는 상황이며, 일부 맘카페 등 부산 시민들 사이에서는 반얀트리의 부산 사업 철수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언급되었지만, 다행히 반얀트리가 시공사를 바꿔 공사를 마무리한다는 입장을 밝혀 해프닝으로 남게 되었습니다.
결국 2025년 3월, 반얀트리 시행사가 시공사 삼정기업과 계약을 해지하였습니다. 삼정기업의 기업회생 절차와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문제 때문에 더 이상 정상적인 공사가 불가능하다고 판단되었기 때문입니다. 마무리 공사와 화재 복구공사는 다른 시공사가 선정되어 진행될 예정이며, 그에 따른 오픈 지연과 회원들의 불만을 피해 갈 수 없게 되었습니다. 게다가 이미 큰 화재로 외부는 물론 내부 구조물까지 손상된 건물이기 때문에, 위험부담을 안고 공사를 마무리하겠다고 나서는 시공사가 있을지도 문제입니다.
삼정기업은 2025년 들어서 기업회생에 이어 대형 프로젝트 계약해지, 그리고 이 사건의 영향으로 창원시에서 진행할 예정이었던 대형 프로젝트인 구산해양관광단지 사업 차질까지 악몽의 연속을 겪게 되었습니다.
위 사건들의 공통점은 사람들의 생명은 중요하지 않고 어떻게 하면 다시 공사를 진행 할까하는 생각들로만 가득 차 있습니다. 여담이지만 반얀트리 화재 이후 소방책임감리와 보조감리자는 법적처벌을 피할 것에만 급급했고, 소방안전관리자와 보조안전관리자들도 법적책임은 자기들은 없다고 하며 법을 피할 것에만 급급했습니다. 자신들이 책임자이면서 업무를 잘 모르는 것도 문제입니다. 사람의 생명보다는 일을 더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도 문제입니다.
4월 28일은 안타깝게 모든 산재로 사망한 노동자를 추모하는 날이며 살아 있는 모든 노동자를 위한 날입니다. 모든 노동자의 안전한 출퇴근을 기원하며 돈보다 사람이 먼저라는, 언뜻 당연하게 보이는 명제를 우리가 정말 실천하고 있는지, 깊이 성찰해 보는 날입니다.
※ 참고자료 - 달력으로 배우는 인권 수업 / 인권재단 사람 저자(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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