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5-03-04 17:55
[194호] 시선 둘_달력 속 인권 - 3월 21일 국제인종차별철폐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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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사무국
 조회 : 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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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1일 국제인종차별철폐의 날
편집위원회
1948년부터 1994년까지 남아프리카공화국에는 ‘아파르트헤이트Apartheid’라는 인종 차별 정책이 있었습니다. 백인과 그 외의 인종을 분리해서 차별하는 정책입니다. 이 정책에 따라 인종이 다르면 혼인이 금지되었으며, 인종에 따라 거주지, 출입 구역, 사용 시설 등을 분리하기도 하였습니다.
1952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의회가 '통행법(Pass Act)'을 제정했습니다. 만 16세 이상 흑인은 지정된 흑인 구역을 벗어날 경우 '돔파스(dompas)'라 불리는 신분증을 의무적으로 지참해야 한다는, 인종차별정책의 대표적 악법 중 하나였습니다. 돔파스에는 신상 정보 외에 지문과 직장, 정부의 백인 구역 통행 허가증 등이 첨부돼 있었습니다. 이에 백인 구역 내 흑인 노동자들의 통제・관리 및 치안 유지 목적의 차별법 위반 혐의로 한 해 평균 25만여 명이 체포, 투옥됐습니다.
1959년 12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양대 조직인 아프리카민족회의(ANC)와 범아프리카회의(PAC)는 1960년을 '통행법 반대 투쟁의 해'로 선포, 대대적인 저항운동에 나섰습니다. 집단적으로 법을 어김으로써 법을 무력화하자는 취지였습니다. 검문에 저항하고 경찰에게 끌려가는 일이 빈번해졌고, 피해가 늘어날수록 흑인 시민들의 반발, 저항도 커졌습니다.
1960년 3월 21일 양대 조직은 요하네스버그 인근 샤프빌에서 대대적인 저항 시위를 조직하고 수천만 명의 범아프리카 사람들이 통행증 없이 경찰에 출두하여 체포되기를 요청했습니다. 그들의 목적은 조직적인 비폭력의 힘을 입증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들은 1963년까지 이어진 아프리카의 "자유와 독립"을 달성하기 위한 오랜 캠페인에서 그 첫 단계로 통행법을 실시할 수 없게 만들기를 원했습니다.
당일 흑인 수천 명은 돔파스 없이 백인 구역 내 샤프빌 경찰서에 집결, 차별 철폐 등을 외치며 경찰과 대치했습니다. 노래와 구호로 일관하던 평화 집회는 사소한 드잡이가 빌미가 돼 유혈 학살 사태로 비화했습니다. 기관총 장갑차까지 동원한 경찰의 2분여 총격으로 흑인 69명이 숨졌고, 180여 명이 중경상을 입었습니다. 다수는 등 뒤에서 총에 맞았습니다.
유네스코는 1964년 샤프빌 학살 희생자 추모일을 '국제인종차별철폐의 날'로 지정했고, 2년 뒤 유엔총회가 공식 기념일로 선포했습니다. 1969년 발효된 ‘모든 형태의 인종차별철폐에 관한 국제협약’에서는 인종차별을 아래와 같이 정의합니다.
‘이 협약에서 인종차별이라 함은 인종, 피부색, 가문 또는 민족이나 종족의 기원에 근거를 둔 어떠한 구별, 배척, 제한 또는 우선권을 말하며 이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또는 기타 어떠한 공공 생활의 분야에 있어서든 평등하게 인권과 기본적 자유의 인정, 향유 또는 행사를 무효화시키거나 침해하는 목적 또는 효과를 가지고 있는 경우이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어떠할까요? 우리나라도 이주민이 유입되고 그들의 자녀의 수가 증가하며 다인종・다문화사회로 변모하고 있습니다.
2022년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실시한 인권의식 실태조사에서 ‘우리 사회가 이주민에 대해 혐오 또는 차별적 태도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는 응답이 54.1%로, 2명 중 1명은 우리 사회가 이주민을 차별한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대구의 경북대 근처 대현동에는 이슬람교 신자인 무슬림 유학생이 많이 살고 있었는데 무슬림 예배공간도 있었습니다. 무슬림 유학생이 많아지면서 예배 공간의 부족으로 모스크 건축을 허가받고 공사를 시작했지만, 일부 주민의 거센 반발로 공사가 지연되었으며 주민들은 이슬람교에서 엄격히 금지하는 돼지고기를 공사 현장에서 먹거나 돼지머리를 두는 등 무슬림을 탄압하였습니다. 모스크 건축을 반대하는 주민 대부분은 뉴스로만 이슬람교를 접했고, 뉴스에서 보도되는 내용이 온통 테러 이야기인 탓에 생소한 이슬람교가 두렵다고 하였습니다.
2023년 7월1일 경기도 포천에서 한국의 10대 청소년 4명이 베트남 출신 미등록 이주민을 협박하고 1시간 동안 폭행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경찰은 가해자들을 귀가시키고 피해자를 미등록 이주민이라는 이유로 출입국외국인 사무소로 인계하였습니다. 피해자는 곧바로 구금되었습니다. 정부의 이러한 조치는 미등록 이주민은 불법자이며, 이들을 폭행하는 것은 내국인을 보호하는 것이라는 잘못된 메시지를 주며, 사회에 혐오 분위기를 자연스럽게 만들게 합니다.
우리 사회에는 여전히 인종차별적 인식에 근거한 혐오가 팽배해 있으며 각종 매체를 통해서도 이를 쉽게 접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누구도 소외되지 않고(No one left behind) 모두가 동등하게 살아가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아파르트헤이트’의 인종차별 정책은 넬슨 만델라 대통령이 1994년 4월 27일에 완전 폐지를 선언하였습니다. 미국은 아시아인 혐오 범죄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그에 관련 범죄 예방과 대응 체계를 마련하였고 2021년 ‘코로나19 증오범죄 방지법’도 만들었습니다.
한국과 일본을 제외한 대부분의 OECD국가에는 차별을 규제하는 법률이 있습니다. 법 제정이 모든 문제를 없앨 수는 없지만, 이민자를 비롯한 소수자를 위한 최소한의 안전띠 역할을 해줄 수 있습니다.
누구나 어떤 면에서는 소수자가 될 수 있으며 언제든지 차별과 혐오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나’를 지키는 것이 차별금지법입니다. 혹시 내가 가지고 있는 편견은 없는지 돌이켜보며 인종차별에 대한 경각심을 스스로 일깨워보는 것은 어떨까요?
세상에 여전히 만연한 차별의 눈초리가 따스한 포용의 시선으로 바뀔 수 있기를 바래봅니다. 세계인권선언문 제1조 『모든 사람은 태어날 때부터 자유롭고 존엄하며 평등하다』
※ 참고자료
- 달력으로 배우는 인권 수업 / 인권재단 사람 저자(글)
- 3.21 샤프빌 학살 / 한국일보. 2022.03.21. 최윤필 기자
- 샤프빌 대학살 / 구글 아트 앤 컬큐트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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