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5-03-04 17:48
[194호] 이달의 인권도서 - 미래 언어가 온다 / 조지은 저 / 미래의 창 2024
 글쓴이 : 사무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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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언어가 온다

조지은 저 / 미래의 창 2024 / 정리 : 한주희


“이미 도래한 인공지능 시대에 기존 산업의 수많은 분야가 존폐의 기로에 서거나 새로운 기회에 들떠 있는 상황이다. 언어학자의 관점에서 보자면 언어 교육, 외국어 학습, 의사소통 문화가 뿌리째 흔들리는 상황이 온 것만은 분명하다. 디지털 중독을 걱정하면서도 우리는 아이들에게 스마트폰과 아이패드를 쥐여주었다. 그 폐해를 알면서도 SNS 세상 속으로 뛰어들었다. 우리가 두려워하는 것들은 사실 다 우리가 만든 것이다.”(12~13쪽)

이 책은 과거와 현재에 기반한 미래의 언어에 대해 대체로 긍정적 전망을 하고 있다. 경험적 지식을 잘 읽히는 문체로 썼다는 점에서 누구에게나 잘 읽힐 듯하다. 저자는 과거와 현재 언어의 잠재력을 AI를 지렛대 삼아 그 미래를 짐작한다. 현재 시제의 제목 <미래 언어가 온다>의 본문은 수많은 추정 양태와 미래 시제인 '-을 것이다'의 문장으로 되어 있다.

2021년 옥스퍼드 영어사전에 한국어 단어 26개가 등재됐다. 이밖에 막내, 아저씨, 사장님 같은 단어와 함께 떡볶이를 포함한 한국 음식명도 등재될 준비를 하고 있다. 이렇게 친족어나 호칭어가 세계에 진출하게 된 데는 한류 드라마와 영화가 큰 몫을 했다. 옥스퍼드 영어사전에 한국어에서 유래된 단어들이 등재될 수 있었던 배경에는 한국 음악과 드라마를 소비하며 동시에 자기들만의 방식으로 번역하며 전파한 세계의 수많은 문화 향유자들이 있다.
에멀전emulsion, 에센스essence, 팩pack, 미스트mist 같은 화장품 관련 단어들도 아마존닷컴에서 영어 철자 그대로 검색해서 구매할 수 있다. 그런데 사실 이런 화장품 단어들은 원래 영어에 있던 단어를 한국인들이 그 의미를 새롭게 창출하고 쿨한 화장품 용어로 부활시킨 것이다.

과거에 언어는 국가 차원에서 관리되는 대상이었다. 표준화된 언어는 국민들을 교육하고 통제하는 데 필수적인 조건이 있다. 그리고 세계적으로는 국가의 권력에 따라 언어도 힘을 가질 수 있었다. 하지만 미래 언어를 지배하는 것은 과거 같은 강대국이 아니라 글로벌 기업이다. 글로벌 기업이 정하는 언어가 미래를 지배한다. 영문법이 아닌 기업의 메뉴얼이 영어의 메뉴얼이 되어 간다.
이제는 맥도날드, 애플, 구글, 스타벅스 등 대기업이 지정하는 대로 영어가 세계 언어가 만들어지고 있다. 수퍼마켓에서 일상적으로 볼 수 있는 상품의 이름이 우리의 언어에 자연스럽게 입장한다. 상품의 이름에는 엄격한 규칙이 존재하지 않는다. 더 많은 매출을 위해 마케터들이 심혈을 기울이는 네이밍이 새로운 언어 규칙을 만든다. 이때 언어는 국적을 초월한다.
더 이상 언어는 특정 국가, 민족, 지역의 대화 수단이 아니다. 글로벌 기업의 전 세계 진출과 무역에 따라 함께 이동하고 있다.

저자는 이 책의 근본적인 목적은 미래 언어에 대해 옳고 그름을 따지거나 어떤 문제에 관해 솔루션 혹은 처방을 내리는 것이 아니라, 모두 한 번씩 언어의 미래에 대해 생각해보길 바라는 마음과 함께 미래 언어에 대해 생각해보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