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4-10-06 10:33
[189호] News, Human Rights !
 글쓴이 : 사무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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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 의원 학생인권법 발의 환영 공동 성명서]
‘학생인권법 발의를 환영하며 22대 국회는 조속한 법안 통과로 응답하라!’


혐오와 차별의 정치에 학생 인권이 무너지고 있다. 보수 정치권은 열악한 학교 현장 속에서 고통받는 교사의 문제가 학생 인권이 지나치게 강조되었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보수단체들은 기존의 학생인권조례가 동성애를 조장한다는 차별적이고 반인권적인 주장을 하고 있다.

이러한 공격 속에서 지난 4월 충청남도와 서울특별시의 학생인권조례가 폐지되었다. 뿐만 아니라, 경기도교육청은 기존의 학생인권조례 및 인권침해 구제 기구를 없앴으며, 광주광역시에서도 학생인권조례 폐지 움직임이 진행 중이다. 학생, 교사, 보호자 등 교육 주체들과 시민의 손으로 만들어낸 학생인권조례는 각 지역에서 학생 인권을 보장하기 위한 최후의 보루로서 작동하였다. 그러나 혐오와 차별의 논리, 학생 인권과 교권의 갈라 치기 정치 앞에서 무참히 사라지게 되었다.

그러나 교권과 학생 인권은 대치하는 것이 아니다. 교사를 고통받게 하는 것은 교실 안의 모든 문제를 교사에게 책임지라고 하는 독박 교실이지 학생 인권이 아니다. 또한 학생이 인간으로서 보장받아야 하는 최소한의 인권을 명시하는 것은 인권 친화적인 학교문화를 조성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이다.

실제로 학생이 인권을 존중받을수록 교사에 대한 존중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를 통해 알 수 있듯이 우리에게는 통제와 억압의 방법이 아닌 학생 인권의 분명한 기준과 인권 친화적이고 민주적인 학교문화 조성이라는 새로운 방법이 필요하다. 그렇기때문에 학생인권법을 제정해야 한다. 학생인권법은 이것을 위한 우리 사회의 최소한의 기준과 체계를 제시하기 때문이다.

특히, 기존에는 학생인권조례로만 학생 인권이 보호받고 있어서, 학생인권조례가 있는지 없는지에 따라 학생 인권 간의 차별이 생기는 심각한 문제가 있었다. 지금도 학생인권조례가 없는 지역에서는 두발 규제나 구시대적이고 성차별적인 용의 제한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지역이 있는가 하면, 현장의 교사들도 ‘이제는 그런 인권 침해적인 학칙은 사라졌다’고 이야기하는 학칙이 버젓이 존재하는 지역도 존재한다. 이렇듯 인권의 문제가 조례의 유무에 따라, 지역의 차이에 따라 자의적으로 차이가 나는 상황을 방치하여서는 안 된다.

그러나 학생인권법의 내용과 그 실태에 대한 오해가 쌓여 마치 학생인권법이 학교 현장을 무너뜨릴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 때문에 지난 제21대 국회에서 발의된 학생인권법도 제정으로 이어지지 못하였으며, 현재도 학생인권법 발의에 많은 어려움과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여기에 정부는 그러한 오해를 풀고 함께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 인권이 교권을 추락시켰다는 망언을 이어가며, 갈등을 부채질하고 있다.

하지만, 학생인권법은 누군가를 징계하거나 처벌하기 위한 법이 아니다. 실제로 학생인권법은 학생이 보장받아야 할 기본적인 권리와 최소한의 기준을 규정하고 있으며, 구성원 사이의 인권 존중과 인권 친화적 문화 조성을 기본원칙으로 하고, 형사처벌이나 징계를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닌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는 인권옹호기구와 체계를 규정하며, 학생 지원을 위한 지자체의 책임을 확실하게 규정하고 있다.

즉, 학생인권법은 교원의 지위를 보장하는 다른 법률과 충돌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상호보완적으로 작용하여 학교 현장의 혼란 및 개인에게 주어진 책임과 부담을 줄여줄 것이다. 반대로 이러한 제도적인 보완 없이 아무도 도와주지 않는 독박 교실에서 물리력을 포함해 온갖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학생들을 제압하고 수업을 진행해야 하는 현재의 학교 시스템이 교사들의 인권을 침해하고 있다. 교사의 인권과 학생의 인권이 충돌한다면 그것 자체로 교육정책의 실패이다.

학생들의 인권을 보장하기 위한 유일한 보호막이었던 학생인권조례가 없어지고 학생인권에 대한 공격이 계속되는 지금, 우리는 22대 국회가 학생 인권에 대한 오해를 해소하고 학생인권법을 제정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 우리가 요구하는 학생인권법의 주요내용은 다음과 같다.
▲신체, 개성 실현, 사생활의 자유 등 학생의 기본권 보장, ▲성별, 장애 유무, 성적지향 등으로 인한 차별의 금지 ▲학교 운영, 교육정책 등의 학생참여권 보장 ▲교육청에 학생인권옹호관 등 학생인권구제기구 설치 등이다.

학생인권법은 모두의 인권을 보장할 밑바탕이 될 것이다. 학생에게는 인권과 평등, 존엄이 교사에게는 ‘독박 교실’에서 해방될 노동권이 돌아올 것이다. 제22대 국회는 모두를 위한 학생인권법이 제정될 수 있도록 발 빠르게 움직여야 할 것이다



2024년 9월 24일

울산인권운동연대,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울산지부, 울산장애인부모회, 울산여성회, 어린이책시민연대울산지회, 교육희망울산학부모회, 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울산지부, 민주노총울산지역본부, 울산교육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