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4-07-02 11:13
[186호] 시선 넷 - 평화와 인권
 글쓴이 : 사무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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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와 인권

김창현

1. 인간의 존엄과 가치

생활고에 시달리던 부부가 어린 자녀와 함께 동반자살 했다는 보도를 가끔 접하게 된다. 엄밀히 보면 어린아이들은 자기의 의사와 상관없이 죽었으므로 타살된 것이며 분명한 범죄행위로 규정해야 할 것이다. 사람은 태어나는 순간부터 살아갈 권리를 갖는다. 필자는 이 생명권이야말로 그 무엇보다 존중되어야 할 최고의 가치요 권리라고 생각한다.
사전을 펴보면 인권은 인간이기에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기 위해 필요한, 태어날 때부터 가지는 고유의 권리라고 정의되어 있다. 역사적으로 관습적으로 인권의 개념은 확장되기도 하고 달리 해석되기도 하지만 일반적으로 인간다운 삶을 보장하는 것이 공통점일 것이다.

2. 어떤 것이 인간다운 삶일까?
가만히 생각해보아도 그 범위는 무궁무진하다. 필자는 무엇보다 생존할 수 없다면 인권은 가장 무참하게 유린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집과 일자리가 없다면 그는 길에서 자야하고 늘 굶주림에 노출될 것이다. 옷을 입을 수 없다면 짐승만도 못한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따라서 의식주를 해결하는 것이야말로 인권존중의 핵심 중 핵심이다. 교육받지 못한다면 그는 지독한 가난에서 벗어날 가능성이 무척 줄어들 것이다.
민주주의의 핵심 가치인 언론과 종교, 사상과 양심, 신체의 자유도 인권의 핵심 분야라 할 수 있다. 사람은 정치적 견해와 성별 인종 등으로 차별받지 않고 평등하게 살 권리가 있다. 그러나 이 자유권과 평등권 이전에 생존권이 기본임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3. 전쟁이 일어나면 어떤 상황에 직면하게 될까.
가족이 모여 오순도순 살아가는 가장 기본적인 행복을 빼앗기게 될 것이다. 직업을 잃게 될 것이며 포탄에 의해 주거지가 파괴될 것이다. 전기가 끊어지면 금세 음식이 상하고 먹을 것을 구할 수 없게 될 것이다. 수시로 자신과 가족의 생명이 위협받게 될 것이고 친척과 친구의 죽음 소식을 매일 듣게 될 것이다. 자신의 안전을 스스로 지킬 수 없고 총을 든 군인들에게 강간과 학살의 위험에 일상적으로 노출될 것이다. 그야말로 전쟁은 사람이 누려야 할 모든 권리를 한꺼번에 빼앗아 버리는 무서운 기제이다. 어찌 보면 인권의 반대말은 전쟁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는 지금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을 보며 인권유린의 참상을 똑똑히 목도하고 있다. 백만이 넘는 사람들이 이리저리 폭격에 쫓겨 도망 다니고 있다. 그들은 직장도 집도 먹을 것도 없다. 구호의 손길이 닿지 않는다면 바로 죽음에 이를 것이다. 그들 머리위로 이스라엘제 최신형 폭탄이 수시로 터지고 있다. 두 눈 뜨고 못 볼 기막힌 일이다.

4. 누가 한반도 전쟁위기를 말하는가.
수시로 한반도 핵전쟁위기가 거론된다. 윤석열 대통령은 집권하자마자 핵 확장 억제전략의 강화, 미국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를 추진하며 북에 대한 선제 타격을 공공연하게 떠들었다. 국방책임자는 적 도발 시 수십 배 응징할 것을 선언했다. 북은 올해 초 대한민국은 더 이상 동족도 아닐 뿐 아니라 교전국이요 적대국임을 선언했다. 공격을 받을 경우라는 단서를 달았지만, 북은 “핵전쟁 결심”을 분명하게 밝히고 있다. 필자는 이 기막힌 상황을 이미 수년 전부터 예고한 바 있다. 그동안 과정을 돌아보면 현재 상황은 너무나 필연적이다. 북미간 하노이회담 불발, 판문점선언과 평양공동선언의 합의사항 불이행, 한미연합훈련재개, 접경지역 대북 전단살포, 북의 미사일 고도화, 한미일 군사동맹 강화는 도대체 무엇을 향해 달려가고 있을까. 점점 구체화되어 가는 신 냉전 구도는 한반도를 끝없는 전쟁위험지역으로 끌고 들어가고 있다.

5. 평화를 지키는 것이야말로 인권을 지키는 보루이다.
미국은 자국에서 전쟁하지 않는다. 전 세계 곳곳에 미군을 보내두고 거대한 항공모함을 갖고 다니며 전쟁을 한다. 그것도 자유의 기치 아래 그 동네 사람들끼리 싸우게 한다. 미국의 핵우산 밑에 있으면 안전하다는 생각은 너무나 얄팍하고 위험하다.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고자 하면 전쟁을 막는 것이 가장 급선무이다. 필자는 평화를 원하면 전쟁을 준비하라는 말을 전혀 믿지 않는다. 전쟁을 준비하면 반드시 전쟁하기 마련이다. 평화를 원하면 평화를 준비해야 한다. 더불어 평화롭게 살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남과 북은 너무나 많은 약속을 했고 단 한 가지도 지키지 않았다. 그 어떤 신뢰도 없이 재앙만 기다리고 있는 현실을 넘어가야 한다. 이 시기 반미 반전운동은 최고의 인권운동이다.

※ 김창현 님은 ‘한반도평화와번영을위한협력’ 대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