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3-11-29 09:35
[179호] 시선 하나 - 발달장애인의 노동인권을 소개합니다.교육을 준비하며...
 글쓴이 : 사무국
조회 : 681  

발달장애인의 노동인권을 소개합니다.
교육을 준비하며...
정지원


노동인권이 뭐에요?
우리 발달장애인들도 노동인권교육 가르쳐주세요!
특수교육 담임선생님, 교육청 관계자, 발달장애인 훈련센터, 장애인복지관, 평생교육센터 등 발달장애인들과 관련된 노동자들을 만나면서 함께 고민한 결과, 작년에 특수학교 취업준비반 발달장애인청소년을 위한 노동인권교육을 시작하게 되었다.

울산에서, 전국에서 처음 시도하는 교육이라 자문을 구하고 자료를 찾는 일이 쉽지 않았다. 무작정 도서관을 찾아갔다. 많지 않은 관련 서적에서 ‘장애인의 일터’라는 제목으로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월간지를 발견했지만 비치도서로 대출이 되지 않았다. 다시 울산한국장애인고용공단을 찾았다. 자료를 어떻게 구매할 수 있는지 묻는 나에게, 자료를 왜 구하려고 하는지 되물어보셨다.

제 딸은 다운증후군으로 지적장애가 있는 23살 발달장애인인입니다.
학교생활 장애를 가진 자녀와 함께 살아가면서 우리 가족 삶의 방법, 방식은 ‘오직 하루만 더 버티자’, ‘오늘 무탈하게 살아내자’라는 목표로 살았고 이때 내가 할 수 있는 일! 사회적 인식개선 교육이었다. 또래 친구들에게 장애인 인식개선교육을 하다 보니 벌써 고등학생, 졸업반이 되고 발달장애인의 졸업? 그 의미가? 사회로 나가는 새 출발, 도약, 희망보다는 불안, 고립의 큰 벽만 있었다.
이때 알게 된 ‘청소년노동인권네트워크’를 통해 청소년노동인권을 공부하게 되었다.
울산광역시교육청에서 집중학년제운영으로 울산지역 청소년 중 고등학교 1학년에게 ‘당신의! 우리의! 노동을 존중합니다!’라는 노동법, 근로기준법, 필수적인 노동과 관련된 사항 등 노동의 가치, 노동자 존중의 노동인권을 교육하게 되었다.
울산교육청 관할 고등학생 교육대상, 청소년, 울산시민으로 교육받을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청소년과 시민에서 발달장애인은 늘 그렇듯 포함되지 못했다. 익숙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내 딸도 알아야겠다’. ‘발달장애가 있는 내 딸 친구’도, 통합, 특수교육을 받는 ‘느린 학습자’들도 졸업하고 사회에 나가려면 반드시 알아야 하는 것이 ‘노동인권’이라는 것을 알리고 싶었다.
발달장애인의 취업을 위한 교육 담당자는 “이런 고민을 하고 자료를 찾는 사람은 처음 봤어요.” 하며 응원과 함께 공단 직원용으로 제공되는 개인 소장 자료들을 건네주셨다. 더불어 “취업을 하기 위한 청소년발달장애인도 있지만 취업하고 나서 일하는 동안에도 오래,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직무교육도 함께 고민해 봐 주세요.”라는 당부의 말씀을 해주셨다. 일면식도 없는 사이인데 각자의 노동에 보람과 가치를 느끼며 서로에게 힘이 되었다.

이렇듯 우리는 모두 노동으로 연결되어 있다. 그동안 노동에 있어 가장 소외된 발달장애인 노동자도 상호의존 관계로 이해하고 존중과 보호를 받으며 일 할 수 있어야 한다.
“발달장애인의 특성, 강점을 이해하는 환경과 그들의 근로와 업무에 필요한 다양한 인적, 물적 지원이 제공되면 발달장애인도 일터에서 행복하고 오래 일 할 수 있다” 이것이 자연스러운 사회가 되려면 “발달장애인의 노동인권”교육이 첫걸음이라고 본다.

발달장애인들에게는 나답게, 행복하게 살아가기 위해 ‘발달장애인들도 알기 쉬운 노동인권’으로 그들의 첫 노동에 날개를 달아 꿈과 희망을 선물하고 싶다.
이 배움을 통해 노동으로 세상과 이어지고, 세상으로 당당하게 나아갈 수 있기를 바래본다.
노동과 함께 진정한 여가 활동의 의미도 느끼고 누릴 수 있도록….
편안한 일상과 직장생활, 취미활동, 문화와 예술이 있는 모든 공간에서 발달장애인들도 함께 공감하고 소통을 위해 다양한 지원과 실질적인 제도를 마련하여 누구도 배제되지 않는 포용적인 사회로 발전되기를 바란다. 우리 모두 꿈꾸는 세상에서 함께 웃는 모습으로 다시 만나기를~

※ 정지원 님은 울산청소년노동인권네트워크 강사이며, 울산장애인부모회 회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