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2-04-29 18:10
[160호] 시선 하나 - 1. 인권감수성 향상을 위한 첫걸음 2. 인권교육 강사양성과정을 마치며
 글쓴이 : 사무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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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인권감수성 향상을 위한 첫걸음

이은정


#인권 #사람 #감수성

인권교육을 듣게 되면 강사의 10명 중 9명은 다음과 같은 비슷한 강의로 시작한다.
인권은 ‘사람이면 마땅히 누려야 될 권리’이며, 그리고 인권감수성을 향상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한다.

복지관에서 일하며 이용자분들께 자신의 권리를 당당하게 이야기하고, 서로의 권리를 지켜주기 위해 인권에 민감해지세요, 라고 말하면서 나 스스로 난관에 봉착했다. 인권 더 이상 글과 말로만 전하는 인권이 아닌, 머리로만 아는 인권이 아닌 일상생활 안에서 자연스럽게 표출되는 그런 인권을 전하고 싶다는 생각에 머무르게 되었다.

인권감수성? 도대체 어떻게 어떤 방법으로 향상할 수 있는가? 인권, 쉬운 것 같으면서도 어려운게 인권이다. 인권감수성은 일상생활에서 만나는 다양한 자극이나 사건에 대하여 매우 작은 요소에서도 인권적인 요소를 발견하고 적용하면서 인권을 고려하는 것이라고 국가인권위원회 인권용어사전에 명시되어 있다.

당사자의 입장에서 당사자를 대변하는 일을 하고 있지만 ‘나는 인권감수성이 있는 사람인가?’라는 꼬리를 물고 있던 찰나 울산인권운동연대에서 실시하는 인권교육강사 과정을 알게 되었고 모집 기간 내에 신청하였지만, 코로나19로 인해 그동안 강사양성과정이 진행되지 않았던 터라 순식간에 모집정원을 넘겨서 대기로 신청할 수밖에 없었다. 나는 대기라도 좋으니 혹시 빈자리가 나기를 기대하며 기다리겠노라고 활동가님께 이야기를 전했다. 다행히 오랜 기다림 끝에 한자리 결원으로 어렵사리 교육을 들을 수 있게 되었다.

#다양함 #존중 #딜레마 #장애인 #여성 #이주민 #난민 #아동 #노인

총 18차시 50시간 교육의 여정은 내 생각의 꼭지들을 많이 흔들어놓았고 변화시켰다. 지역 곳곳에서 활동하고 있는 강사님들의 현장 안에서 고민하고 접근했던 생생한 이야기를 들으며 내 생각의 꼭지들은 어느덧 인권감수성이란는 단어가 이제는 익숙해지기 시작했다.

강의 하나 하나 다 소중한 교육이었지만 그중에 가장 인상적이었던 강의가 하나 있다. 바로 울산장애인인권포럼 성현정 대표님이 강의해주신 장애인 인권이다. 대표님은 강의 중에 ‘배려’라는 말보다 ‘고려’라는 말을 써 달라고 했다.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배려」라는 말은 ‘도와주거나 보살펴 주려고 마음을 씀’의 뜻을 가지며 「고려」는 ‘생각하고 헤아려 봄’의 뜻을 가진다.
「고려」라는 말을 듣는 순간 망치로 머리를 한 대 맞은 기분이 들었다. 생각하고 헤아린다는 것 그것은 생각의 꼭지가 당사자의 불편함에 가 있는 것이었다.

「고려」에 생각이 머무르게 되니 당사자분들의 현실의 벽이 더 선명하게 보인다.



2. 인권교육 강사양성과정을 마치며

정지원


22년 1월 10일 ‘귀하는 제5기 인권교육강사양성 교육과정에 신청 완료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이 문자로 코로나 시대에도 불구하고 교육은 시작되었으며 100% 출석으로 마무리할 수 있었다.
대단하기도 하고 운이 좋다는 생각도 들어서 만족스러웠다. 처음 시작할 때 마음은 당장 수업을 나갈 수 있을 것 같아서 기대에 부풀었는데 시연을 끝내고 소감문을 쓰고 있는 지금, 부족한 내 모습에 또 부끄러워진다. 하지만 어제보다 더 어른이 된 것 같다.
‘인권’, ‘인간이 가지는 기본적인 권리’라는 이 문장에 50시간의 인권교육으로 풍성하게 채워나 갈 수 있었다.

수업을 돌아보면 나를 소개하는 시간에 ‘무한대 정지원’이라는 별명도 만들고, 김가연 강사님의 ‘개인의 자유보다 존엄이 위에 있다’라는 강의를 시작으로 박영철 강사님의 특권, 혜택이라는 단어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었으며, 오문완 강사님의 ‘우리는 왜 공부를 해야하는가?’,‘꿈이 있는 공부’라는 시를 통해, ‘삶의 모든 순간이 공부이며 무언가를 배우기 위해서 끊임없이 실행하고 이를 통해 내가 바뀐다.’라는 말이 많은 공감이 되었다. 전진희 강사님과 대한민국 헌법을 살펴보고, 장애인에 대한 ‘배려’의 표현보다는 ‘고려’라는 더 좋은 의미를 성현정 강사님의 강의를 통해 알 수 있었다.

이인경 강사님이 만난 이주민들의 이야기와 이선이 강사님의 노동의 역사를 통한 교훈과 깨달음도 얻었으며, 강혜련 강사님을 통해 나의 고정관념도 발견할 수 있었다. 변린이 강사님의 부드러운 표현력과 말투, 신강협 강사님을 통해 노인들의 입장을 이해할 수 있었으며, 이종걸 강사님으로부터 ‘다름과 차이’를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장소영 강사님의 긍정이름만들기 활동으로 나의 이름 앞에 ‘원하는데로~ 지원’, 바라는데로~ 지원‘이라는 노래를 만들어 창의적인 방법으로 나를 소개할 수 있게 되었다.

교안구성에 관한 제비뽑기도 흥미롭고 그렇게 만들어진 팀의 만남도 즐거웠다. 김가연 멘토강사님과 김길숙 선생님, 장미라 선생님과 함께 의논하고 시연하기 전에 서로에게 응원해주니 친밀감과 소속감도 느낄 수 있는 좋은 시간이 되었다.
이 교육을 통해 인권은 인간관계 속에서 만들어지고 그러한 인권의 관계를 제5기 인권교육 강사양성과정에서 만난 강사님들과 함께 만들어가고 싶다.

인권을 알아간다는 것이 끝도 없고, 알아갈 때마다 알을 깨고 나오는 고통과 어려움도 느껴진다. 하지만 한 계단을 올라 더 멀리 바라보는 시야와 여유를 가진 것 같다. 이 과정에서 나를 사랑할 방법을 배워 나간다는 것이 너무 좋다. 앞으로도 좋은 경험들이 많이 생겨나기를 바래본다.
더 행복해지기를 꿈꾸며, 나의 행복함이 내 가족과 내 주변사람들에게 많이 퍼져 나가기를, 이 글을 읽고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도 행복이 전해지기를...
오늘 하루도 행복했다. 내일도 함께 행복해지고 싶다.


※ 이은정, 정지원 님은 2022년 제5기 인권교육강사양성과정 수료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