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2-01-30 12:02
[157호] 이달의 인권도서 -『이름이 법이 될 때 』정혜진 저 / 동녘 2021
 글쓴이 : 사무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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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이 법이 될 때
- 법이 되어 곁에 남은 사람들을 위한 변론 -

정혜진 저 / 동녘 2021 / 정리 : 이세호


< 저자소개 >

법학전문대학원이 개원할 때, 15년 신문기자 생활을 접고 로스쿨에 입학해 2014년부터 수원에서 변호사로 일하고 있다.
변호사 새내기 시절 ‘장발장법’이라 불리는 상습절도 가중처벌규정의 위헌 결정을 이끌어내 화제가 되었다. 법을 들여다보는
사람이자 법의 규율을 받는 시민으로 법의 인간적인 면을 보고자 애쓰며 살고 있다. 국선변호사로 일하며 만난 피고인들의
사연을 담은 에세이 《변론을 시작합니다》(2019)를 비롯해 《지구를 위한 법학》(2020, 공저) 등의 책을 썼다.

< 책속으로 >

이 책은 개인의 비극을 슬픔으로만 끝내고 싶지 않은 사람들의 분투가 마침내 우리 사회와 법을 변화시킨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름이 법이 된 일곱 명의 이야기는 우리가 타인의 이름에 얼마나 많은 빚을 지며 살아가고 있는지, 하나의 이름이 얼마나 많은 다른 이름들에 기대어 살고 있는지 알게 한다. 서로 연결된 사회에서 내 이름이 지닌 책임과 무게를 생각해보게 한다.

1. 김용균법(산업안전보건법 등)

2018년 12월, 한국서부발전 하도급 회사인 한국발전기술 비정규직 직원 김용균(당시 24세)이 태안화력발전소 컨베이어 점검 중 벨트에 몸이 끼어 사망. 이 사건으로 하도급 노동자의 안전을 보장하는 산업안전보건법이 30년만에 전부개정됨. 그러나 시행령에서 도급 규제 범위가 축소되어 '김용균 없는 김용균법'이라는 비판을 받음.

2. 태완이법(형사소송법)

1999년 5월, 태완이(당시 6세)가 집 근처 골목에서 범인이 뿌린 황산에 전신 3도 화상을 입고 병원 치료 중 사망. 2014년 7월 이 사건의 공소시효 만료가 다가오자 다시 화제가 되어, 살인죄 공소시효 배제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졌고 형사소송법 일부개정됨.


3. 구하라법(민법)

2019년 11월, 구하라 스스로 생을 마감함. 구하라가 아홉 살 때 집을 나가 연락을 끊은 친모가 변호사를 통해 고인의 법정상속인 부모로서 지분 수령 의사를 밝힘. 이에 친오빠 구호인은 '자식에 대한 부양의무를 다하지 않은 부모에게 자식의 재산이 상속되는 것을 막자'는 취지의 국민청원을 올림. *천안함, 세월호 사건에도 이와 비슷한 사례가 있었음. 현재 민법 일부개정안이 국회 제출된 상태.(천안함 사건 당시 울산의 신중사 건과 흡사함)

4. 민식이법(도로교통법, 특정범죄가중처벌법)

2019년 9월, 민식이(당시 9세)가 집 근처 어린이보호구역 내 횡단보도를 건너다 교통사고로 사망. 민식이 부(父)가 국민청원에 어린이보호구역 내 과속 카메라 등 의무 설치와 동구역 내 어린이 사망 사고 가해자에 대한 가중 처벌을 요구하는 글 올림. 관련 법안은 국회 상정 후 8분만에 통과해 이듬해 3월 시행됨. 그후 과잉 형벌 문제에 대한 논란이 일어나 민식이 부모가 비난 받음. 그러나 사실 이 사안은 국회의 졸속 심사와 부실 토론이 근본적 문제임.

5. 임세원법(의료법, 정신건강복지법)

2018년 12월,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임세원이 진료 중 환자의 공격을 받아 현장에서 사망. 그의 유가족이 밝힌 공식 입장을 계기로 의료인의 안전한 진료 보장과 정신질환자가 편견 없이 치료받을 수 있는 환경 조성을 골자로 한 의료법, 정신건강복지법이 일부개정 시행됨.

6. 사랑이법(가족관계등록법)

2013년 혼인하지 않은 부모 사이에서 태어난 사랑이는 당시 법상 미혼부 단독으로 출생신고를 할 수 없어 건강보험, 보육시설 등 혜택을 받지 못함. 방송에 출연하며 여론이 형성되어 관련 법이 일부개정 시행됨.

7. 김관홍법(세월호피해지원법)

2014년 4월, 김관홍은 세월호 참사 현장에 자원 민간잠수사로 활동, 동료들과 292명의 실종자를 수습함. 정부의 치료 지원이 제대로 이루어지 않아 2016년 후유증으로 사망. 일부 의원들의 반대로 국회에 보류되어 있다가 참사 6년만에 일부개정 시행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