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1-09-01 17:18
[152호] 여는 글 - 지금 당장, 차별금지법!
 글쓴이 : 사무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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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당장, 차별금지법!

박영철


차별금지법 제정을 촉구하는 목요행동을 시작한 지 벌써 12주가 지났다. 울산지역 34개 단체들이 모여서 구성한 ‘울산차별금지법제정연대’에서는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해서는 더불어민주당의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하여 매주 더불어민주당사 앞에서 목요행동을 진행했다. 사람들의 왕래가 잦지 않은 장소이지만 민주당에 대한 압박과 도로 위를 달려가는 차 안에서라도 볼 수 있기를 바라며 한 시간 남짓 피켓을 들고, 현수막을 펼치며 선전전을 진행했다. 한여름 쏟아지는 햇살을 피해 보고자 찻집 앞에 드리워진 작은 그늘로 이동해 피켓을 들고 있기도 했지만, 장사에 방해된다며 이동해달라는 찻집 종업원의 경고(?)에 다시 햇살 아래로 밀려나기를 반복했다.

그렇게 10주간의 목요행동이 이어졌다. 그리고 2주 전부터는 시민들을 만나기 위해 성남동 젊음의거리와 삼산동 롯데백화점 앞으로 캠페인 장소를 옮겼다. 차별금지법 제정을 요구하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언론에서는 거의 다뤄지지 않기에 직접 시민들을 만나고 ‘차별금지/평등법 제정’이 왜 필요한지 알리는 캠페인은 너무도 소중하다. 언뜻 미력하게 보일지라도 전국 각지에서 매주 꾸준히 진행되는 캠페인은 큰 울림으로 되돌아왔다. 결국 ‘10만 국민청원’을 성사시키며 시민의 힘으로 ‘차별금지/평등법’ 논의를 국회의 문턱까지 밀어 올렸다.

2007년부터 시작한 차별금지법 제정 운동이었으니 벌써 15년이 다 되어간다. 2007년 정부가 제출한 차별금지법안에서 ‘성적지향, 학력, 병력, 출신국가, 언어, 범죄전력, 가족형태 및 가족상황’ 등 7개의 차별금지사유가 일부보수기독교 세력과 전경련의 극렬한 저항에 의해 삭제되면서 시작된 투쟁이 이토록 오랜 시간 이어질지 상상도 하지 못했다.
세월이 지날수록 혐오세력들의 저항은 더욱 격렬해지고, 직접적이다. 울산에서 목요행동이 진행된 이후 보수기독교계를 중심으로 한 혐오세력들이 더불어민주당사를 방문하여 ‘차별금지/평등법 제정’에 나서지 말 것을 요구했다고 한다. 캠페인이 진행되는 삼산동 롯데백화점 앞에 천막을 설치하고 현수막을 게시했으며, 웬만한 교회 담벼락에는 ‘우리 교회는 차별금지법 제정을 반대한다’는 현수막이 걸렸다. ‘차별금지/평등법’ 제정을 위한 시민공청회에 혐오세력들이 조직적으로 참가하여 행사를 파행으로 만들기 위해 방해하고 있다는 소식들이 곳곳에서 전해지기도 한다. 차별금지법을 반대하기 위한 말도 안되는 가짜뉴스가 언론을 통해 번번히 팩트체크 되어 확인되고 있지만, 현실은 여전히 쉽지 않다.

이미 여러 여론조사에서 국민의 85% 이상이 차별금지법 제정에 동의하고 있다고 발표되곤 하지만, 시민들의 압도적 여론에도 불구하고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은 차별금지법 앞에서 머뭇거리거나 외면해왔다. 기독교계를 실질적으로 장악하고 있는 일부 보수개신교가 미치는 영향력 아래에서 표를 먹고 사는 정치권이 한발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이것은 차별과 혐오를 없애는 세상을 만들고자 하는 촛불시민들의 뜻에 반하는 것이다. 오죽했으면 시민들이 직접나서서 ‘10만 국민청원’을 통해 국회 법사위에 법안심사를 직접 회부시켰을까 말이다. 오늘도 국회 법사위에서는 ‘차별금지/평등법 심사’ 일정조차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래서야 법정기한인 9월 11일까지 심사할 수 있을지도 우려스럽다.

2021년 연내에 ‘차별금지/평등법’을 제정하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혐오선동세력은 또다시 차별과 혐오를 부추기며 여론을 양분하고 선택을 강요할 것이고, 정치권은 여야를 막론하고 정치적 셈법을 해가며 차별금지법 제정에 어깃장을 놓을지도 모른다. ‘시기상조’,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는 말 같지도 않은 이유를 내걸고 말이다.
이제 남은 것은 10만 국민청원 성사에 담긴 시민들의 간절한 요구를 모아 9월 정기국회 본회의에 차별금지법안이 상정되고 통과될 수 있도록 다시 힘을 모아야 한다.

가장 먼저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압박해야 한다.
차별금지법제정연대에서는 <일해라 법사위!>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국민동의청원안은 90일 이내에 해당 상임위에서 논의해야 한다. 지금 당장 법사위의 심의와 본회의 상정이 필요하다.
다음으로 9월 1일부터 <2021 평등의 이어달리기 온라인 농성>이 시작된다.
코로나19로 인하여 집회가 어려운 상황에서 매일 10시간 시민들이 어어 가는 120개의 집회를 온라인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9월 1일부터 실시간으로 진행되는 온라인농성에 참가하여 차별금지법제정을 함께 외쳐보자!
2021년 차별, 혐오 없는 세상을 위해 지금 당장! 차별금지법을 제정하라!

※ 박영철 님은 울산인권운동연대 대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