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의 힘
오문완 l 울산인권운동연대 공동대표
“기타가 시에게 말한다
내가 널 종이에서 꺼내줄게
현의 부드러운 바람이
쇠사슬을 부수면
난 더 이상
포로가 되지 않을 거야
두 손이 묶여서
말을 잃어버린……
시야 깨어나라
아침을 열어라
소리의 동지인 내가
널 이렇게 일으키고 있잖니.“
니카라과의 시인 살바도르 카르데날의 <기타가 시에게>라는 시입니다. 이 시는 노래로도 만들어져 시인의 누이동생인 카티야 카르데날과 같이 부른 곡이 널리 불린다고 합니다. 우리는 니카라과라고 하면 미국 육사를 나온 소모사가 독재를 휘두른 나라로만 알고 있지만, 니카라과 사람들은 누구나 시를 즐기고 사랑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힘이 세상을 바꾸는 것일 터이지요.
한 때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든 <도가니>라는 영화의 원작인 공지영 작가의 소설에서는 강인호 선생이 마음을 닫고 있는 장애 학생들에게 다가가는 첫 장면을 자끄 프레베르의 <밤의 파리>라는 시를 읽어주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늦가을과 초겨울은 시를 읽기가 더 없이 좋은 시절입니다. 시의 힘을 온 몸과 마음으로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