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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문완 l 울산인권운동연대 공동대표
아카디아의 마이나스 만 기슭,
멀리, 외로이 떨어진 계곡 사이에
조그마한 그랑 프레 마을이 있었네
광활한 초원은 동쪽 멀리까지 뻗쳐 있고,
그것은 이 마을 이름의 유래가 되어
수많은 양 떼들이 풀을 뜯는 목장이 되었다네
농부들의 흐르는 땀으로 세워 올린 저 제방들은
바다의 거센 파도를 막아주고
철에 따라 열리는 수문을 통해
바닷물이 들어와 초원을 촉촉이 적셔 주었네
롱펠로우(Henry Wadsworth Longfellow)의 서사시 에반젤린(Evangeline) 서시(序詩; prelude) 앞부분입니다. 매우 목가적이고 고요한 노래가 결국은 전쟁의 참화로 인하여 에반젤린과 가브리엘의 이루지 못한, 슬픈 사랑으로 마무리되는 이 작품은 전쟁과 평화라는 관점에서 인권을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기도 합니다.
오늘 제가 드릴 말씀은 그건 아니구요, 이 작품이 저작권이라는 걸 생각해 보는 촉매가 되었다는 겁니다. 무슨 얘기인고 하니…. 뜬금없이 에반젤린을 원본으로 읽고 싶어졌고, 동네 도서관에서 책을 빌렸는데 그 책은 롱펠로우전집(Collected Works of Henry Wadsworth Longfellow)이었습니다.
머리속 쥐를 잡아가며 작품을 감상하는데 한 손에는 저울을 다른 손에는 칼을 쥔(upholding the scales in its left hand, and in its right a sword) 정의의 여신상에 관한 얘기가 나오는 겁니다. 명색이 법학 교수라 학생들한테 소개해주면 좋겠다싶어 베껴 적었는데요, 출판사는 BiblioBazaar인 걸 알겠는데 출판년도는 도통 찾을 수가 없는 거예요. 자세히 보니 판권에 관한 얘기 자체가 없습니다. 그리고 BiblioBazaar 자체가 공개 프로그램이라네요(Open Source projects).
그러면서 홈페이지를 소개해 줍니다. www.bibliobazaar.com/opensource 라고. 아쉽게도 이 이 홈피는 뜨지를 않습니다.
그 대신 구글은 http://www.isbnlib.com/list/www+bibliobazaar+com+opensource 이라는 사이트를 알려줍니다. 아쉽게도 저는 컴맹이라 이 사이트에서는 잘 놀지를 못 하겠네요. 혹시 이 글을 보시는 분 가운데 컴퓨터 좀 만진다고 자신하시는 분 있으시면 이 사이트에서 즐겁게 노시고 저한테도 어떻게 놀아야 할지 알려주시기 바랍니다(연락은 인권연대로 주십시오).
저작권을 독점적이고 배타적인 권리로 인정하는 데는 인류 문화의 발전(증진?)을 위해서는 저작권은 불가결한 존재라는 생각이 깔려 있습니다.
그런데 Windows와 Linux가 극명하게 보여주듯이 과연 그런지는 의문입니다. 더 나아가 경쟁이냐 협동이냐를 놓고서도 아직 정해진 결론은 없는 것 같습니다.
저는 우유부단한 유형이라 어느 쪽의 손을 들기보다는 적당한 지점(중간이 아닌 중도)을 정답이라고 믿습니다. 하지만 협동 쪽으로 좀 더 기울어 있습니다. 과연 무엇이 정답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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