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4-12-01 11:21
[71호] 이달의 인권도서
 글쓴이 : 경화
조회 : 10,982  
   마음.bmp (873.5K) [35] DATE : 2014-12-01 11:21:41
마음
강상중 지음, 노수경 옮김 / 사계절 / 2014 / 발제 : 최민식


제1부
제1장 친구의죽음 요지로/선생/모에코/캐릭터/세 사람
제2장 친화력 지령/네 사람
 
제2부
제3장 라이프 세이빙 상흔/body/해녀/구완
제4장 친화력 다시 한 번 극/자연의 소리/리셋/승화
제5장 사랑의 힘 분리력/인양/아들



“죽음이라는 건 결국 살아남은 사람들의 마음이야.”
꽤 유명한 작가이자 대학교수인 강상중과 친구의 죽음을 감당하지 못해 방황하는 대학생 나오히로가 죽음과 삶에 대해 이메일을 주고받으며 시작한다.
- 요지로의 죽음에는 아무 의미도 없고, 그러니까 요지로가 살아있었던 것에도 의미가 없는 것입니까?--p22
 나오히로는 절친한 요지로가 백혈병으로 죽은 것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혼란스러워한다. 나오히로는 동일본 대지진 때 바다로 휩쓸려간 시신을 찾는 자원봉사를 시작한다. 라이프 세이빙Lifesaving을 통해, 데스 세이빙Death saving-죽음을 건져내는-으로 마주하는 시신과 그 유가족들의 사연에 상처와 보람을 느끼며, 강상중과 대화 속에 죽음의 의미를 점차 깨달아간다.
- 자원봉사를 시작할 때 ‘죽음’의 의미를 찾기 위해서 한다고 말씀 드렸습니다. 죽음이라는 건 뭐지? 라는 질문의 의미를 찾기 위해 다녀오겠습니다. --p164
- 죽은 이는 존엄을 지니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단순한 물체로 전락해 버린 그 하나하나에, 죽음 바로 직전까지 그 사람들만이 간직하고 있는 ‘과거’가 있기 때문입니다. --p142
- '죽음‘이라는 것은 결국 ’삶‘을 빛나게 해 주는 것이 아닐까요? --p165
- 한 사람 한 사람 죽음과 마주하는 동안, 어쨌든 ‘나는 살아야 해’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살아야 해 . 또한 모처럼 이렇게 살아 있으니까 의미 없이 살아서는 안 된다. 하고 싶은 일은 해야 한다고 생각하게도 되었습니다. --p165
- 나오히로군이 하는 일을 보고 저 또한 새삼스럽게 죽음은 삶속에 존재하는 것이라는 점을 실감했습니다. 삶은 죽음과 이웃하고, 죽음과 동전의 양면이고서야 비로소 더욱 빛나고 의미가 있어진다. --p174
- 죽은 사람에게서 마음을 받아, 살아있는 자기 자신이 살아갈 힘으로 만든다. 죽은 이를 마주하고 그 경험을 통해 앞으로 나갈 힘을 얻는 다는 것. --p197
데스 세이빙Death saving의 경험을 바탕으로 나오히로는 사랑하는 모에코, 동일본 대지진으로 부모를 잃은 린코 등과 함께 괴테의 원작 ‘친화력’을 연극으로 공연을 한다.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가 화학적 반응인 ‘친화력’과 어떻게 조응하는 지도 흥밋거리다. 자연환경의 파괴와 핵발전의 위험 등 자연의 일부일 수 밖에 없는 인간이 자연을 거스르면서 자연을 통제하려는 어리석음 힐난하기도 한다. 
- 나오히로군과 요지로군이 모에코씨를 사이에 두고 어찌할 수 없는 관계에 빠진 것처럼, 사람들 사이에는 뭔가 설명하기 어려운 친화력이 작용하고 있습니다. --p66
- 서로 끌리는 일과, 서로 반발하는 일과, 관계가 생기는 일과, 사랑과 우정과 배신과 양심과. 그리고 그런 집합체인 자신이라는 것. --p80
 -그들 인생의 여정처럼 인간은 자연을 거스르며 살아왔다. 과학도 그렇고 기술도 그렇고 경제도 그렇다. 개인의 인생도 그래. 사랑도 그렇고, 이 우주 가운데 인간만이 특별해서 이 자연에 있는 모든 것을 인간이 통제할 수 있다고 생각해 왔다. --p235
- 본래의 자연 그대로는 살아갈 수 없습니다. 그러나 자연과 이어져 있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다는 그 모순점이야말로 ‘친화력’에 나오는 비극적인 인간관계의 뿌리라는 것을 제 나름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그 모순이 커지면 그것을 되돌리려는 비극이 일어나는 법이라고 생각합니다. --p272
나오히로는 연극을 통해 ‘죽음’으로부터 얻은 삶의 의미를 되새기게 된다. 사랑에 대한 자신감이 생겨나고 고백에 성공한다. 모에코와 사랑이 이루어질듯하다 모에코의 독일 행으로 무산되고, 사랑의 상처를 안게 된다. ‘기다림’ 끝에 모에코는 다시 돌아온다.
- 한 사람 한 사람 죽음과 마주하는 동안, 어쨌든 ‘나는 살아야 해’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살아야 해 . 또한 모처럼 이렇게 살아 있으니까 의미 없이 살아서는 안 된다. 하고 싶은 일은 해야 한다고 생각하게도 되었습니다. --p165
- ‘친화력’은 그러한 인간과 인간 사이의 설명하기 어려운 관계성을 온갖 방법을 동원해서 그리고 있습니다. 서로 반하기도 하고, 미워하기도 하고, 맺어졌다가 헤어졌다가 하고, 밀었다가 당겼다가 하고, 마구 돌진하기도 하고, 변심하기도 하고, 바람을 피우거나 또는 죽어버리거나, 둘 사이에 이러한 친화력이작동하는 것은 이 넓은 우주에서 인간뿐입니다. --p261 책 서문에 세월호 참사에 대해 ‘전대미문의 해난 사고로 사랑하는 이를 잃은 사람들, 그 비극으로 주저앉은 사람들에게 무언가 작은 위안이라도 된다며 더 바랄 것이 없다’고 썼다.
그리고 그는 기자간담회에서 “큰 비극을 겪은 세월호 유가족에게 죽음을 망각하고 앞으로 나아가라고 말해서는 안 된다. 그 자리에 멈추어 서서 죽음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때” "국가와 공적 영역에 대한 불신의 계기가 된 세월호 참사는 동일본 대지진과 많이 닮아 있다"며 "우리는 인간의 죽음, 비극에 대해 좀 더 진지한 물음을 던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