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4-12-01 11:20
[71호] 편집후기
 글쓴이 : 경화
조회 : 10,343  

편집을 마치며

인간의 자유를 빼앗는 것은 폭군도 악법도 아닌, 실은 사회의 습관이다. -  J.S 밀

“우리가 명의에요. 출근할 때 쓸개를 빼놨다가 퇴근할 때 다시 넣는 생활을 반복합니다.”
“입주민들은 우리에게 반상회비 5만원과 명절 떡값을 주니까 마음대로 잡일을 시켜도 된다고 생각한다.”
아파트 경비원들의 말씀입니다.

얼마 전, 입주민들의 비인격적인 대우에 격분해 분신한 경비원이 돌아가셨습니다. 조직 문화에만 있을 줄 알았던 ‘갑의 횡포’가 우리가 살고 있는 아파트에도 관행처럼 이어져오고 있었습니다. 경비원에게 폭언과 폭행을 일삼고 5층 베란다에서 빵을 던지며 먹으라고 소리치는 그 사악함은 단지 그 한 명의 입주자에게만 있는 것일까요?

우리도 무심코 이런 마음가짐을 갖고 살아왔는지 반성해봐야 할 때입니다. 회원님들은 ‘갑’이라는 입장에서 누군가에게 호되게 군 적이 없으셨는가요?
우리가 자주 가던 매장의 아르바이트생에게, 또는 전화선 너머의 상담원에게 ‘원래 이렇게 해도 되는거야.’라는 생각으로 함부로 대하지 않았는지...

이러한 횡포는 비단 개인만의 삐뚤어진 성격 때문에 일어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사회에서 인정받지 못하는 직업은 무시해도 된다는 이기적인 우리 사회가 이런 분위기를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돈을 많이 버는 직업과 부동산이 계급이 되는 대한민국 사회에서 ‘모든 국민은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가 허울 좋은 말로만 생각되어 씁쓸합니다.

<사/과/문>
지난 70호(10월) 소식지의 인권소식에 편집상의 실수로 69호에 이미 게재되었던 기사를 다시 게재하는 실수가 있었습니다. 울산인권운동연대 누리집에는 정상적으로 10월 인권소식을 올려놨으니 확인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앞으로는 이런 실수가 없도록 더욱 더 노력하는 편집위원회가 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편집위원회 일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