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5-03-02 17:06
[74호] 회원 글①
 글쓴이 : 인턴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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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세대 간 사회계약 파기를 요구해온다면?

김창원 l 회 원


“전세값이 미쳤다.”, ‘전세값=집값 시대 오나.’, ‘서울 아파트 전세값, 근로자가구 6년치 소득’
최근 신문지상에서 나온 전세값 관련 기사제목들이다. 나도 전셋집에 살고 있는 처지라 그런가 신문을 뒤적이는데 유난스레 눈길을 잡는다. 분석들은 각양각색이지만 공통된 지점은 하나다. 주거비용의 부담이 점점 커지고 있고, 삶은 점점 팍팍해지고 있다는 것.

아이가 올해 고3을 졸업했다. 그리고 둘째는 고2. 지난 설 연휴 고향을 찾아 차례를 지내는 동안, 서울에 진학한 6촌동생과 옆자리에 앉았다. 대학생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다 지방출신이 ‘in 서울’에 성공한 뒤의 생활이야기가 나왔다.

“월 80이하면 인갑답게 살기를 포기하면 월 80, 그래도 조금 인간으로 봐줄만하다 정도가 되려면 월 100은 되어야 한다.”

대학등록금 제외하고 들어가는 한 달 생활비에 대한 이야기다. 그중 절반은 주거비용이다. 최소 40만원이상 하는 월세와, 한 달 밥값을 제하고 나면 그야말로 주머니가 가뿐해진다. 부모의 사정을 딱히 알고 있는 입장에서 매달 들어가는 생활비가 부담스럽다. 군대도 다녀왔는데 졸업 후 취직에 대한 전망도 불투명하다.

서울에는 최근 전세비율이 90%를 넘어서는 아파트가 속출하고 있다고 한다. 특히 월세 전환이 빠르게 진행되면서 전세품귀현상 마저 나타나고 있다. 부동산3법이 통과되되 난 뒤 불 국가최고통수권자는 이를 불어터진 국수에 비유했다. 그 내용 중 하나가 ‘재건축 조합원 분양 주택 3주택까지 허용’이 있다. 경제적 여유가 있는 사람은 주택을 더 많이 보유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지원하고 있는 것이다.
자연스레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람들은 집을 구하기가 더 힘들어진다. 갈수록 3주택자의 양도세 경감은 커지고 집 없는 사람들의 주름은 늘어난다.
< 한겨레 2009. 3. 15.자 >

며칠 전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에는 ‘젊은이들을 위한 나라는 없다’라는 제목의 기사가 실렸다. 신문은 영국의 20대의 생활은 지난 35년동안 ‘평균 이상’에서 ‘평균 이하’로 떨어졌다며, 이러한 생활여건이 변화한 주요 원인이 집값 상승에 있다고 했다.


집 없는 내 처지는 벌써 우리 아이에게 닥친 현실이 되어가고 있다. 그래도 나는 어찌어찌 사회의 흐름을 타고 견디어 왔는데, 과연 우리아이들은 어떻게 사회의 흐름을 타고 넘을까? 어느 순간 자원 재분배에 문제를 제기하면서, 아이가 세대간 사회계약 파기를 요구해온다면 나는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은 되는데 딱히 답은 내리지 못하고 있다. 그저 답답할 뿐....


※ 변화를 만들어 가는 작은 움직임들보다 더 크게 변화해 버리는 사회의 흐름을 벗어나지 못 해 허덕이는 현실을 보며, 고민을 공유하는 것도 위안이 되리라 생각하며 정리해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