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5-08-31 14:09
[80호] 시선
 글쓴이 : 김규란
조회 : 9,243  

헬조선과 울프리카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윤경일 l 회원

요사이 많이 듣는 신조어 중에서 가슴에 와 닫는 것이 ‘헬조선’과 ‘울프리카’이다. 다들 아시다시피 헬조선은 말 그대로 지옥 같은 한국을 뜻한다. 특히 높은 청년실업 상황에서 20~30대의 분노와 좌절을 반영하는 표현일 것이다. 낮은 고용율 뿐만 아니라 무책임한 정부, 무능한 정치, 졸부들의 갑질까지. 어느 하나 맘 편히 인생을 설계하지 못하는 청년들의 소리 없는 아우성이기도 하다. 그나마 살만한 청년세대는 복지가 잘 된 서구로 이민을 갈려고만 하고, 10대 재벌기업의 사내유보금은 500조원이 넘어가 2015년 국가예산 376조원보다 많고, 한국의 어두운 돈들은 외국의 조세도피처에 쌓여만 간다 (2013년에 880조원이라고 보도되었으니 지금은 1,000조원쯤 되지 않았을까!).

탈출구 없는 세상은 곧 초고령 사회로 접어든다는데 청년들은 미래에 희망을 걸지 못하고, 자식들에 인생을 투자한 베이비부머세대는 저질의 노년을 기약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을 돌아보면, 과연 우리 한국사회가 지속가능발전으로 나아갈 수 있는 사회이기는 한 것인지 생각을 멈추게 된다. 그리고 “우리는 왜 이러고 사나?” 라는 회의와 함께 무언가 방법이 있을 터인데 라는 의문도 동시에 갖게 된다. 지속가능발전 이야기에 덧붙일 이야기가 올여름 폭염이다. 울산과 아프리카를 합쳐 울프리카라고 불려 질 만큼 울산의 한여름 더위는 맹위를 떨쳤다. (우리 회원 여러분들은 이 더위에 강녕하십니까? 참 그제부터 아침 기온이 뚝 떨어져 쌀쌀하기 까지 한데 우짜든동 감기조심하세요~~^^)

분지도 아닌 울산이 대구를 뛰어넘는 온도지수를 보여줘 대체 무엇이 문제인가에 안 그래도 더운 머릿속에서 다들 궁금해 했다. 고층 건물들의 신축으로 바람 길을 막아서고, 공단 쪽의 열섬현상이 시내로 유 입되어 빠져 나가지 못하고, 혁신도시, 반천산업단지 등 푸른 산을 밀고 시멘트로 채운 결과라는 것이 중론이다. 이런 울프리카를 어떻게 해야 다시 시원한 해안 도시로 돌아 올 수 있게 할까에 대해서도 이미 답은 나와 있는 것 같다. 황량한 공단지구에 숲을 만들고, 가로수터널도 조성하고 시내건물 옥상들도 녹화해나가며, 도시계획에 있어서도 대기의 흐름이 원활하게 기획하는 등 전반적인 검토가 필요하고, 지금 살아있는 녹지의 훼손을 최소화 하는 것이 먼저일 것이다.

이리 하늘의 뜻일 기후 문제도 인간에 의해 출발한 문제라면 인간에 의해 해결될 수 있는 방안이 있는데, 인간이 만든 사회나 국가의 부조리는 어째서 쉬이 해결되지 않는 것일까?! 답은 나와 있는데 답을 실행할 의지가 있을까가 주요하고, 과연 우리가 성장이라는 욕심을 버릴 수 있는 사람들인가가 결정적 요인일 것이다. 다시 울프리카로 돌아가서 보면, 우리는 지금도 정체되는 차로를 줄이고 가로수를 추가로 심을 수 있을까? 매출에 도움 되지 않는 공장 내 숲을 회사가 조성할까?

세금을 가지고 어떻게 쓰느냐를 감시하는 일로 먹고 사는 것을 해결하는 필자 입장에서 보자면, 우리가 뽑은 대표자들이 이러한 일들에 의지를 갖고 추진하게 하면 된다고 본다.(너무 간단한 해답인가! ^^).

시민들이 도시의 더위를 식히기로 마음을 모으고 그런 일을 하겠다는 시장을 뽑으면 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투표를 잘해야 된다.

헬조선도 마찬가지 아닐까! 지옥의 대한민국을 ‘대한천(天)국’으로 바꾸는 것도, 경제민주화를 통해 부의 집중을 막고, 사회적 재분배로 노동을 통한 성장적 복지를 가져내올 지도자를 뽑는 것으로 아름다운 나라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다음 선거만 생각하는 정치꾼을 뽑지 않고 다음 세대를 생각하는 정치가를 뽑는 우리 회원님들께는 다들 아시는 말만 늘어놓은 것 같아 죄송할 따름이다. (다가오는 가을, 하늘 높을 때 다들 살찌시라! ㅎㅎㅎ)


※ 글을 쓴 윤경일 회원은 울산인권운동연대 운영위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