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 소감문
김영해 l 상근활동가
인권운동이란 것에 무지한 저로선 처음 ‘인권운동연대 상근활동가’란 단어를 접했을 때, 생소하고 이름에서 느껴지는 활동가라는 단어에 약간의 부담감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울산인권운동연대의 중요한 행사들(인권마라톤대회, 인권교육, 인권도서 작가와의 만남 등)을 참여하고 준비하면서 부담감보다는 인권운동과 연대의 의미와 중요성을 몸소 느끼게 되었습니다.
특히, 인권마라톤대회를 통해 연대의 힘을 가장 크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 큰 대회를 주최, 주관하면서 큰일에서부터 아주 소소한 일들까지 또 보이는 곳에서부터 보이지 않는 곳까지 준비하고 챙겨야 할 것들이 너무도 많았습니다. 사무국장님을 비롯한 조직, 집행위원회, 진행요원, 자원봉사자 등 매회 추운데서 사명감과 연대감으로 해마다 도움을 주시는 많은 분들 덕분에 13년째 마라톤대회가 이어져 온 것 같고 연대이기 때문에 연대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들 인 것 같습니다.
인권교육센터의 ‘찾아가는 인권교육’을 단순히 인권의 개념 등을 알려주는 지식전달 의미만 생각했었습니다. 그런데 지식전달은 기본이고 인권에 의한 교육, 인권을 위한 교육을 중점으로 해야한다는 사실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인권을 다른 관점과 시각으로 접할 수 있고 더 큰 의미로 이해할 수 있어 뜻 깊은 시간이었습니다.
조금 뜻밖이었던 것은 사회복지기관, 시설 종사자들이 인권교육을 거의 접해 보지 못했다는 사실입니다. 또한 접해보았다고 하더라도 개념, 지식의미의 인권에 대한 교육만 접했지 정작 본인들의 인권을 위한 교육은 접해보지 못하고 생각해보지 못했다는 사실입니다.
다양한 사회적· 개인적 욕구를 가진 사람을 대하는 실종사자들의 인권교육 실태를 접하니 우리나라 사회복지의 허점을 보는 것 같아 안타까웠습니다. 내년에는 ‘인권교육법’이 꼭 제정되어 사회복지기관, 시설 종사자들 뿐 만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인권교육을 통해 좀 더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류은숙 인권활동가와의 만남에서 “도와주는 것, 선의에만 머무는 도덕적 태도는 불쌍해서가 아닌 ‘동등한 존엄성을 가진 인간’으로 연대하는 것이다. 또한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에 대해 존중하는 것이 인권이고 존중으로 응답하는 것이 연대에서 요구되는 가장 기본적인 책임이다.”란 말씀에 깊이 공감되었습니다. 불쌍한 사람이 보일 때만 선의를 베풀던 제게 인식변화가 되는 뜻 깊은 시간이었습니다.
《심야인권식당》의 작가(류은숙)의 말 중“누구나 고통을 겪고 있으나 차이는 있다. 누구는 자기만을 고통의 중심으로 고집해 주변을 줄이고 자기만의 고통만을 징징거림으로 재생하는 반면, 누구는 자기 고통을 확장해 주변을 넓히며 토닥이고 고통에 대한 반응의 공명과 울림을 만들어간다.”고 했습니다. 아마도 연대 회원들이 이런 분들이지 않나 생각해 봅니다.
제가 본 연대회원 및 가족, 지인들은 외적인 것에 연연해 사는 많은 사람들과 달리 내적인 것에 더 소중함을 느끼고 소통하면서 진정한 나눔을 실천하는 ‘현명한 제삼자’들이었습니다. “뜨거운 이해당사자가 아니더라도, 고통을 공유할 줄 알고 현명한 자리를 잡을 줄 아는 제삼자들”을 울산인권운동연대에서도 더 많이 만나고 함께하길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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