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 이전기금 마련 일일호프에 돈과 마음을 주신 분들께 감사 인사드립니다.
요즘 자주 가을을 노래합니다. 시를 쓰기엔 능력이 부족하고, 박자 음정 형편없는 노래실력이지만 스스로 느끼는 감성은 최고입니다.
지난 주말, 대공원 동문에 설치된 소녀상 앞에서 열리는 위안부문제 해결을 위한 토요집회에서 발언요청이 왔습니다. 흔쾌히 응하고 참석했습니다. 여고생들의 낭독하는 성명서에 감동 받고, 플래시몹에 환호했습니다. 저도 발언대신 노래를 불렀습니다. 그 집회와 아무런 관계도 없는 노래라고 누군가 아쉬워했지만 스스로 대 만족입니다. 집회가 끝나고 한 여학생이 다가와서 “선생님 노래를 들으면서 만해 한용운 스님의 목소리를 연상했어요.”라고 해서 어리둥절하기도 했지만 어떤 메시지가 전달되었다는 데 기뻤습니다. 노래를 열심히 연습할 때가 사무실 이전기금 마련 일일호프를 한창 준비 할 때 즈음입니다. 박 사무국장이 일일호프 행사장에서 노래하려고 연습 하냐며 핀잔과 염려에도 꿋꿋이 연습했습니다. 물론 일일호프 행사장에서 부르려고 한건 아니었지만 아니라고 부정하지도 않아서 여러 사람이 혹시나 해서 마음 고생했을 겁니다. 그렇게 배운 노래입니다. 이 가을이 가기 전 더 많은 사람들에게 불러줄 겁니다.
울산인권운동연대가 북정동에 터를 잡은 지 17년째입니다.
그러고 보면 세 들어 이 만큼 있는 경우도 없을 것입니다. 짧지 않은 17년이란 시간동안 이 자리에서 보낼 수 있었던 것은 순전히 싼 임대료 때문이었습니다.
장애인 이동권 개념조차 생소했던 시절, 3층 계단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그것도 잠시 장애인권운동이 시작되면서부터 3층 계단은 늘 무거운 짐이 되었습니다. 변명 아닌 변명으로 싼 월세를 방패막이 삼아 십여 년을 지내오다 이제 변명조차 소용없게 되었습니다. 지역개발이다 시립미술관이다 하면서 철거가 기정사실화되었기 때문입니다. 이제야 부리나케 사무실 이전 고민을 하게 되었고, 보증금이라도 만들어 보자고 일일호프를 하게 되었습니다. 목돈을 만드는 것이 큰 목적이기도 하지만, 정든 터전을 떠나는 정 떼기 작업이기도 하였습니다.
많은 분들이 관심과 함께 찾아주셔서 일일호프 행사는 문전성시를 이뤘습니다. 그 후 만나는 분들마다 언제 어디로 이전하느냐고 묻습니다. 내년 말까지는 옮겨야 합니다. 장애인 이동권이 확보되어야하고 월세가 싸야합니다. 이런 조건 충족하는 곳을 찾습니다.
이전기금이 많이 모자라고, 조건이 까다롭지만(?) 여러분이 애정 어린 관심과 응원으로 반드시 새 터전을 만들어 울산인권운동연대의 역사를 이어가겠습니다. 주변에 좋은 자리 있으면 소개해 주세요.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울산인권운동연대 상임대표 최민식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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