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현상과 건강한 삶
이영태 l 이사
모든 생명은 자연을 떠나서는 존재할 수가 없다. 즉 생명현상이 발현될 수가 없다는 것이다. 인간의 생명도 마찬가지가 아니겠는가? 그래서 한의학에서는 인간을 소우주(小宇宙)라고 했고 이에 따라 질병의 원인을 설명하고 기본이념으로 삼고 있다.
즉 인간은 하나의 개체이며, 인체의 생리현상은 자연계의 일반적인 변화에 대해 적응 가능하다는 인식에 근거한 것이다.
한의학에서는 질병의 원인을 크게 음식과 칠정(七情)(희喜, 노怒, 우憂, 사思, 비悲, 경驚, 공恐)으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다.(외과적인 것은 제외) 즉 우리의 식생활, 음주, 흡연, 약물복용 등이 질병을 유발시키는 요인이 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소화기능이 약한 사람은 밀가루, 돼지고기, 참외, 굴, 새우, 청량음료, 맥주, 녹두 등을 다량 섭취하면 체내에 대사 장애를 일으켜 담음을 형성하여 몸이 무거워지고 질병이 생기게 되는 원인이 될 수 있다.
현대인의 병의 추세는 문명 속에서 일어나는 편리함과 공해 및 음식의 과잉섭취, 운동부족,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원인으로 대사 장애에 의한 내인성 질환이 대부분이고 이러한 질병이 늘어가고 있다. 옛날에는 굶주려서 영양결핍에 의한 질환이 많아 몸을 보하여야 했지만, 현대는 영양과다가 원인이 되어 장부기능의 실조로 성인병이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성인병에는 신통한 약이 없는 것이 현실이고 보태는 약보다는 자연식 네그티브 요법이 좋은 방법이 되기도 한다.
그런데 사람들은 약물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지나쳐 약의 맹신주의가 되어가고 있다. 아프다고 약만 고집하는 것은 가뜩이나 오염되어 가는 신체의 혈액을 더욱 오탁하게 만드는 요인이 된다. 이러한 경우를 한의학에서는 담음(痰飮)이라 하는데 인체의 큰 병인이 되고 있다. 이 오탁한 혈액을 정화하는 방법으로는 자연식과 부항으로 하는 네그티브 요법이 가장 효과적일 수도 있다.
身土不二 언제부턴가 우리나라에도 한약재를 비롯해 값싼 수입 농산물이 너무나 많이 들어오고 있다. 한약재를 예를 들어 국산에 비해 심지어 1/10에도 못 미치는 약도 허다하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수입 농산물과 한약재의 유통 과정에 문제가 있다는 점이다. 수개월에 걸쳐 운반되고, 수입 창고에서 절차를 밟고 하다보면 약품 처리가 불가피 하고, 이것이 인체에 유익하다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언젠가 전 부산의 수입 창고에서 우리가 먹을 밀가루에서 허용 기준치의 170배의 농약이 검출되었다는 우리는 알고 있다. 생각만 해도 끔찍스러울 것이다. 이제껏 이러한 밀가루 제품을 누가 먹지 않았다고 보장하겠는가?
한약재도 마찬가지다. 생약(生藥)이니까 벌레가 생기고 썩어야 하는데, 이것이 변하지 않으니 문제가 더 크다. 우리 인체는 이 땅에서 생산된 농산물과 한약재가 최고이고 이것이 생명의 원천이다. 값이 조금 비싸더라도 우리의 것을 권하고 싶다. 그래야 사장되어 가는 우리의 농업을 살릴 수 있는 길이 아니겠는가?
모든 생물에게 영양이 과잉 공급된다는 것은 생명활동에 도움은커녕 오히려 저해 요인이 된다. 예를 들어 고도성장 속에서 자란 우리의 청소년들을 봤을 때 과보호와 영양의 포화상태에서 덩치만 큰 즉 비만의 경향이 늘고 있음을 알 것이다. 비만아는 전반적으로 인내심과 자립심이 부족해서 질병에도 약하지만 경쟁 속에서도 이겨나갈 수가 없게 된다. 성장기에는 모든 일에 풍족한 것보다는 조금은 결핍된 상태가 분발의 계기가 되고 강인한 생명력과 무한한 잠재력을 키워줄 수 있지 않을까?
우리는 아직까지 여러 가지 잡다한 의학지식과 속설에 휩쓸려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병에 걸린 뒤에 한의원이나 병원에 간다고 해도 원래대로의 완벽한 건강을 회복할 수는 없다. 의술의 본질은 질병의 치료가 아니라 예방에 있음에......
이 세상의 모든 사람은 다 행복한 생활을 추구하고자 한다. 의?식?주는 물론 부의 축적을 누리고 싶고 또 후손에게 물려주고 싶은 것이 인간의 욕망일 것이다.
하지만, 이 모든 것보다도 중요한 것이 건강한 삶의 영위가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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