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6-07-28 15:54
[91호] 여는글 - 대학에서 바라본 대학의 모습
 글쓴이 : 인턴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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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에서 바라본 대학의 모습

조명효 l 이사


80년대 대학생활을 하고 지금까지 쭉 직장으로 바라본 대학의 모습은 점점 더 삭막해 지는 것 같다. 막걸리 동산에서 치열하게 토론하고 술잔을 기울이던 모습은 다시는 찾아볼 수 없을 것 같다.

대학생활의 꽃이라고 하던 그 많은 동아리 활동들도 이제는 취업에 도움이 되는 동아리만 살아남는 시대가 되었다. 학술 봉사 종교 동아리는 발붙일 곳이 없고 신입생을 못 구해 동아리 방을 빼야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본인도 대불련 동아리 출신으로 그 당시에는 순수와 참여라는 논쟁으로 치열하게 논쟁하고 성향에 맞는 동아리를 만들어 나가는 등 활발한 활동들이 있었다. 이런 격세지감을 겪고 보니 여러 가지 생각이 뇌리를 스쳐 지나간다.

현재의 살벌한 경쟁사회가 만들어 낸 풍경이겠지만 먼저 살아본 선배로서 한마디 던져본다면 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인간상은 공부만 하는 인간상은 아닌 것 같다. 두루 경험하고 사람 속에서 부대껴본 사람이 조직사회에서 더 잘 적응하고 필요한 것 같다.

최근 신문보도에서 본 글 중에 예전에 고시출신과 현재 로스쿨 출신을 같이 일을 시켜보니 로스쿨 출신들이 훨씬 더 잘 적응하고 친화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대학이 공부만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사회생활을 해 나갈 수 있는 기본 소양이 길러지는 곳이라는 생각이 새삼 더 와 닿는다. 그러나 요즘 한편으로 우려되는 사항이 있다. 오랜 시간 대학에서 사람들과 함께 생활하다 보니 일부의 사람들만 경험한 것인지 몰라도 대학을 졸업하고 갓 들어온 친구들이 예전과 다르게 자기 생각을 강하게 주장하는 것 같다. 직장이라는 틀을 이해하고 전체 속에서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조금만 자기 생각과 다르면 반발하고 남의 눈을 의식하지 않고 개인적인 모습이 많이 보이는 것 같다. 예전처럼 동아리 활동에서 예절이라는 부분과 질서를 배웠으면 하는 아쉬움이 강하게 든다.

글을 쓰는 이 아침에도 시간을 다 넘겨서 미안한 기색도 없이 당연한 듯 별로 생각도 없이 하루하루를 지내는 것 같은 아이들 모습에서 애처로움과 한편으로 슬며시 화가 나는 것이 아직 나도 수양이 많이 덜 된 것 같다. 하여간 어려운 시절에 힘든 취업 전선을 위해 달려가는 친구들 고생하는 모습에 안쓰럽기도 하지만 한번쯤은 자신을 돌아보면서 한 가지 종교는 가지면서 마음을 다 잡고 갔으면 하는 생각이다.

법륜스님의 즉문즉설에 많은 사람들이 즐거워하고 행복해 한다. 하지만 평소에 조금씩 만 더 종교생활을 한다면 그런 고민 전에 마음을 잡을 수 있지 않을 것이다. 힘든 세상 안정을 잃는 때 종교에 한번 쯤 기대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다만 세상에 시끄러운 종교는 절대 눈 돌리지 말기를 . . .

※ 여는 글을 써주신 조명효 이사는 울산대학교 교직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