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6-06-03 09:45
[89호] 이달의 인권도서 - 예민해도 괜찮아
 글쓴이 : 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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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인권도서 - 예민해도 괜찮아

이은의 저 / 북스코프 / 2016 / 요약 : 성현진


○ 출판사 서평

차별과 갑질이 만연한 대한민국에서 여성으로 살아간다는 것.
우리 사회에 성범죄와 성희롱 문제가 끊이지 않고 발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예민해도 괜찮아』의 저자 이은의 변호사는, 직장이나 학교에서 일어나는 성희롱이나 강제추행은 단지 성적인 문제가 아니라 권력관계의 문제라고 잘라 말한다. 욕망을 제어 못한 남성이 특수한 상황에서 여성에게 가하는 예외적인 행위가 아니라, 인간 내면에 똬리를 틀고 있는 차별의식과 갑질이 성희롱과 추행으로 발현된다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누구나 가해자나 피해자가 될 수 있으며 대부분은 그런 문제의 주변인이 될 확률이 높다. ‘예민해도 괜찮아’라는 제목은 단순히 남자의 손길, 눈길, 말에 예민해지라는 것이 아니다. 차별의식과 갑질이라는 괴물이 누구의 내면에서든 자라날 수 있으며, 그 괴물에 휘둘리지 않으려면 서로의 감정과 인권에 예민해져야 한다는 뜻이 담겨 있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출처 :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 Prologue.

- 살다 보면 미처 준비되거나 생각해보지 않은 일들에 맞닥뜨리게 된다. 큰일이든 작은 일이든, 그 앞에서 선택을 해야 하는 이들에게 말해주고 싶다. 정작 힘을 실어야 하는 건 무엇이 최선인지를 판단하는 일이 아니라고.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자기 마음을 똑바로 들여다보고, 그렇게 내린 선택이 최선이 되도록 최대한 노력하는 일이라고. 11p.

○ Part1. 성희롱 따위, 인생에서 없으면 좋겠지만

- 음주 운전자가 모는 차에 교통사고를 당하거나 길을 가다 강도를 당했다면, 그것이 피해자의 탓일까? 절대 그렇지 않다. 성폭력 역시 마찬가지다. 피해자가 뭘 어째서 생기는 범죄가 아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가 오랜 세월 잘못된 프레임, 즉 ‘피해자가 가해자의 성욕을 자극해 가해자가 욕정을 참지 못했다’는 프레임을 유지해왔기에 그 영향을 구석구석 받고 있는 것뿐이다. 51p.
- ‘참을 수 없는 욕정’ 같은 것이 존재하는지도 의문이지만, 설령 존재한다 한들 그것을 발현하는 것은 범죄이고 그 주체는 범죄자일 뿐이다. 무릇 범죄자의 범죄 행위는 피해자가 뭘 어째서 생기는 문제가 아니다. 간절하고 절박한 마음 역시 죄가 아니다. 이런 마음을 악용하는 영악스러움이 죄다. 52p.
- 그 죽을 듯 숨 막히는 두려움은 내 안의 자신 없음에서 태어나, 두 눈을 감아버린 마음에서 기생한다. 두려움은 우리를 잡아먹지 못한다. 그걸 한번 잘 극복하고 나면 우리 안에선 내성이 쑥 커진다. 기실 그 두려움마저도 다 내 것이다. 그러니 꽉 껴안고 대면하면서 쑥 자라보면 어떤가. 결국 용기도 두려움을 동반하여 태어나는 것이니 말이다. 63p.

○ Part2. 여자들을 오락가락하게 하는 것들

- 우리는 사회 안에서 누군가의 갑이고 을인 수레바퀴의 삶을 살아간다. 갑을 대하는 순간보다 을을 대하는 순간, 나는 얼마나 배려하고 존중하는가를 돌아볼 필요가 있다. 그것이 나와 너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내면의 귀를 맑게 하는 시작이다. 나와 너의 목소리를 잘 듣는다면 ‘예민한 게 어때서’라는 용기를 갖게 되고, 당당히 “노”라고 말하게 된다. 75p.

○ Part3. 남녀평등 사회 좋아하시네

- 내게 상처가 되는 일은 남에게도 상처가 되고, 내가 마음 불편하면 남의 마음도 불편하다. 좀 더 평등한 개인의 삶과 조직의 문화를 만드는 일은 이런 상처와 불편들을 똑바로 바라보면서 내게 상처가 되거나 불편할 행동을 타인에게 강요하지 않는 것에서 출발한다. 125p.
- 여성이 젊음이란 상태에 있을 때, 남성중심의 조직문화는 여성에게 일견 친절하다. 동등하게 경쟁하는 동료나 기대하는 후임으로서가 아니라, 그저 젊은 여성이라는 점에 대한 상냥함이 크게 자리한다. 그런 기간이라 해서 여성에게 유익할까? 아니, 오히려 독이 된다. 그런 ‘예뻐함’은 여성들로 하여금 스스로의 능력을 배양하고 독립성을 갖추기 어렵게 한다. 135p.
- 여성혐오를 단순히 여성에 대한 차별이나 혐오의 문제로만 보고 열 받아서는 그 프레임을 깰 수 없다. 여성혐오는 비겁하고 나약한 혐오자들이 낳아놓은 수많은 혐오 중 한 갈래임을 직시해야 한다. 어느 순간 사회가 통으로 망각해버린 낮은 곳을 향한 존중과 예의의 문제를 함께 고민해야 한다. 160p.

○ Part4. 예민한 언니의 쓴소리

- 한국의 청년들은 사회적으로 겸손과 순응을 주입받으며 자란다. 특히 여성에게는 그것이 보다 더 강하게 요구된다. 겸손과 부드러움 자체가 문제일 리 없다. 문제는 ‘겸손’이 자기다움을 포기하고 다수의 입장에 서는 것으로 학습되고, 강자에게 약하고 약자에게 강한 것이 ‘순응’인 양 포장된다는 것이다. 237p.
- 모두와 잘 지내야 한다는 강박관념으로 침묵하거나 다수에 동조하지 않기를 바란다. 그것들이 미덕인 양 내리닫는 건 사람 을 얻는 방법이나 더 나은 결과를 얻는 선택이 아니다. 정작 두려워해야 할 것은 내가 가는 길에 진정성이 있느냐다. 그리고 소중한 사람들을 귀하게 대할 자세가 되어 있느냐다. 251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