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 여러분, 회원이 하나 되는 행사에 초대합니다.
오문완 l 공동 대표
‘전위’를 표방한 다다이즘에서부터 기술과 대량복제 사회의 휴대폰까지를 아우르는 이 책에서 그는 전위는 실패한다고 단언한다. 추론컨대 소수 엘리트의 이해에 기반한 사회는 실패한다는 얘기로 읽힌다. 금세기 첫 열두 해까지 산 그는 서문에 “자본주의적 발전과 부르주아 문명, 둘 모두의 논리가 이 문명의 토대를 파괴할 수밖에 없었다”며 “21세기엔 민주주의를 보통선거제 및 대의제 정부와 동일시하던 정치체계의 결함들이 드러났다”고 썼다.
11월 20일자 한겨레신문에는 허미경 선임기자의 에릭 홉스봄의 유작 <파열의 시대>를 소개하는 글이 실렸습니다. 위 인용문은 허미경 기자의 글에서 마지막 한 문단을 베껴온 것입니다. 보통선거와 대의제 시스템이 결함이 있다는 건 많은 사람들이 느끼는 바일 터인데 역사학자가 그렇다니 그런가보다 확신으로 기울게 됩니다.(아, 이 사대사상에서 저는 언제나 해방돼 홀로서기를 할 수 있을까요?!)
자, 그렇다면 두 갈래 길이 있겠습니다. 하나는 독재로 가는 길, 다른 하나는 직접민주제도로 가는 길. 허미경 기자의 독법에 의하면, 홉스봄이 ‘전위는 실패한다’고 단언하는 것은 소수 엘리트의 이해에 기반한 사회는 실패한다는 얘기라고 추론할 수 있다니 첫 번째 길은 아닌 듯합니다.(요즘 세상이 흉흉해서 세상이 온통 이 길로 가는 게 아닌가 하는 걱정이 들기도 합니다만) 그러다면 직접민주제로 가는 길이 남겠군요. 이 제도의 핵심은 사회 구성원의 참여에 있습니다. (고대 그리스 아테네에서 노예를 뺀 자유시민만이 직접민주정치를 하였는데 그게 무어 훌륭한 거냐고 반문하신다면 얘기는 무척이나 길어질 것 같습니다. 결론만 말씀드리자면, 현재의 시대상황을 생각하며 옛날 일을 판별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고, 당시에는 자유시민만이 권리의 주체가 될 수밖에 없었다는 것, 그래서 당시 아테네는 직접민주제도로 운영되었다고 요약할 수 있겠습니다)
자, 다시 참여가 중요한 사회가 되었답니다. 그 참여라는 건 거창한 게 아니라 가까운 데서부터 시작하는 게 합당하겠지요. 그래서 다음 달 10일을 맞이하는 행사[세계인권선언 67주년 기념 순간(旬間)]에 적극 동참해 주십사 부탁드립니다. 주간도 아닌 웬 순간(旬間)? 놀라셨나요? 또 구구절절 변명을 하자면, 한 주 즉 7일 간격이라는 개념은 서구에서 전래된 것이고 우리 본래의 날수 구분은 10진법이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기독교에서는 7을 시간적으로 완전한 숫자라고 봅니다. 그래서 한 주는 7일, 무지개도 7색, 음계도 7음계 이런 식이지요. 하지만 우리의 셈법은 한 달을 셋으로 쪼개 초순, 중순, 하순으로 나눕니다. 그래서? 과거로 회귀하지고? 아니구요, 주간에만 익숙한 삶을 ‘순’이라는 것도 접하는 삶으로, 다양한 것을 경험하는 삶으로 바꾸어보자는 것입니다. 다양성 가운데 조화를 꾀하는 게[화이부동(和而不同))] 인권이기도 하구요.
여하간, 회원 여러분의 적극적인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행사는 세 가지입니다. 12월 1일에는 저자와 대화하는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읽고 얘기를 나눌 책은 청소년노동에 관한 <십 대 밑바닥 노동>입니다. 얇고 가벼운 책이니 일독(一讀)을 권합니다. 4일에는 한국의 대표적인 인권활동가 박래군 선생이 풀어주시는 <박래군과 함께 하는 인권토크콘서트>가 열립니다. 많이들 오셔서 훈훈한 시간을 즐기시기 바랍니다. 노래손님도 오시는데 요즘 뜨고 있는 <백자>라는 젊은 음악가를 모셨습니다. 연대 회원은 이런 문화도 누릴 수 있구나 하는 자긍심과 자부심을 즐길 수 있는 기회라고 확신합니다. 8일에는 <2015 울산의 인권현황과 과제>라는 인권집담회가 있습니다. 올 한 해 울산의 인권을 결산하는 모임입니다. 이 행사를 통해 울산의 인권 현황을 점검하고 앞으로의 방향을 생각해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참석자 모두는 자신의 한 해를 되짚어볼 계기가 될 수도 있겠습니다. (자세한 행사 계획은 소식지 인연에 실려 있습니다) 이 일련의 행사는 10일 세계인권선언 기념일에 인권뉴스로 정리토록 준비하고 있습니다. 다시 한 번 회원 여러분의 적극적인 참여 부탁드립니다.
2015년도 저물고 있습니다.
(식상한 인사입니다만) 세밑 잘 보내시고, 새해 기쁘게 맞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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