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5-11-30 14:08
[83호] 시선 둘
 글쓴이 : 김규란
조회 : 8,916  

편집위원회 회의 방문기
김형빈 l 대학생

안녕하세요? 저는 이번 인권운동연대의 11월 편집위원회 회의에 참석했던 울산대학교 법학과 김형빈이라고 합니다. 평소 인권연대에 관심이 있었던 저라 모든 것이 새로웠고 흥미로웠습니다. 인권연대의 회원은 아니지만, 그렇기에 더욱 객관적으로 이번 회의를 볼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경험한 ‘밝고 화목한’ 편집위원회 회의를 어떻게 참석하게 되었는지, 그리고 어떤 점을 느끼게 되었는지, 이번 인권연대 소식지를 통해 알려드리려고 합니다.

우선 편집위원회 회의를 참석하게 된 계기는 오문완 교수님의 과제였습니다. 과제의 내용은 다양한 직업들 중 관심이 있는 직업에 대해 조사해보는 것. 저는 평소 인권에 대해 관심이 있었던지라, 인권활동가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아보고 싶었고 저와 같은 조원인 형(이섬균 인턴)과 동생(박가은 인턴)은 일전에 인권연대에서 인턴활동을 했었습니다. 그만큼 우리 조는 인권에 대해 관심이 많은 학생들로 구성되어있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인권활동가에 대해 알아보기로 결정한 후, 차근차근 계획을 꾸려나갔습니다. 인권활동가와의 인터뷰를 통해 책상머리에서는 구할 수 없는 발의 땀이 밴 자료를 얻기로 했으며, 이를 통해 학생들에게 인권활동가란 정확히 어떤 직업인지 알리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형(이섬균 인턴)이 인권활동가인 박영철 국장님과 인터뷰 날짜를 잡았고, 곧 인터뷰 날짜가 다가왔습니다.

인터뷰 당일, 우리 셋은 성남동의 생선가게에서 만났습니다. 어쩌면 꽤나 운치 있는 생선 가게라, 국장님의 표정이 한층 더 밝아 보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제가 평소 인권활동가에 대해 생각한 이미지와는 달라, 또 한층 더 밝아 보였는지도 모릅니다. 제가 평소 생각했던 강하고 우직할 것만 같던 이미지와는 다르게 부드럽고 유한 이미지라, 제 눈이 꽤나 커졌습니다. 그 따스한 이미지를 가지신 분께서는 현재 활동 중인 인턴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고, 저와 형은 옆 자리에 앉아 인터뷰 준비를 했습니다.

준비가 되자마자, 국장님께선 저희 자리로 옮겨 앉으셨습니다. 시간은 넉넉한데, 인터뷰가 기대되어 마음이 급해지더라고요. 실은 이런 인터뷰를 하는 자리도 처음이라서 긴장된 감도 없잖아 있었습니다. 약간은 떨리는 목소리로 국장님께 첫 질문을 했습니다. “인권활동을 어떻게 시작하게 되셨나요?” 어쩌면 제 떨리는 목소리를 들으셨는지, 국장님께선 진지하면서도 부드럽게, 유쾌하면서도 진중하게 답변을 해 주시더라고요. 그렇게 인터뷰가 시작되었습니다. 여러 답변들에 녹아든 따스한 이야기를 들으며 저는 이 자리에 함께하고 있는 것에 큰 기쁨을 느꼈습니다. 마지막 질문까지 인터뷰는 물 흐르듯 진행되었고, 어느덧 자리에는 한분, 두분 채워졌습니다. 마지막 질문은 “인권이란 국장님에게 무엇인가요?”라는 것 이였는데, 이에 국장께선 기다렸다는 듯 대답하셨습니다. “인권은 세화다”라고. 처음에 저는 그게 어떤 말인지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세화가 국장님 딸 이름이라는 말을 듣고 난 뒤, 왜 인권이 국장님에게 중요한 것이고 정말 필요한 것인지를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비록 저에게 아직 딸이 있지 않았지만, 그 마음은 이해 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마지막까지 진지하고 단단한 마음을 보여준 국장님과의 인터뷰는 잘 마무리 되었습니다.

인터뷰가 끝난 다음 자리에는 편집위원회 위원들이 자리에 꽉 채워 앉아있었습니다. 순간 이 자리에 제가 있어도 되는가 싶은 무안한 마음이 들었지만, 감사하게도 자리에 계신 분들이 붙잡더라고요. 게다가 식탁 위에는 생선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자연스레 자리 하나를 차지했습니다. 인터뷰가 끝남과 동시에 편집위원회 회의는 시작되었고, 왁자지껄했지만 화목한 웃음으로 대화를 하는 모습은 제가 평소 알던 굳은 회의의 모습과는 달랐습니다.

편집위원회에서는 한 달에 한번 소식지 「인·연」을 출간한답니다. 이 「인·연」을 출간하기에 앞서, 이번 달에는 어떤 내용을 실을지 회의를 통해 결정합니다. 이영환 편집위원장님의 주도로 회의에 필요한 부분들을 결정하고, 저번 「인·연」을 되짚어봤습니다. 김창원, 김석한, 최성호 편집위원과 김규란 인턴은 소식지에 올릴 사건이나 활동을 추천하거나, 그 내용을 누가 쓸지 추천했습니다. 이 분들의 열정적인 참여로 「인·연」은 알찬 정보로 구성 된 것이었습니다. 담소마냥 개인의 생각을 이야기하며 서로 의견을 조율해 나가는 이 회의에는 끈끈한 정이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이번에 저 또한 편집위원들의 의견으로 ‘편집위원회 회의 방문기’를 쓰게 되었습니다. 아니, 그냥 생선 앞에 자리하고 있었을 뿐인데, 어느새 편집위원회 회의에 동참하고 있는 제 모습이 보이더라고요. 비록 몇 시간이었지만, 그 몇 시간 동안 저는 연대감마저 느꼈습니다. 시작은 과제였지만, 끝은 이렇게 원고 하나를 쓰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번 83호 「인·연」부터 ∞호 「인·연」까지 기대 됩니다. 좋은 기회를 주신 울산인권운동연대 국장님과 편집위원회분들께 감사드립니다.

※ 김형빈 학생은 이번 83호 편집위원회 회의를 함께 했습니다. 현재 울산대학교 법학과 10학번으로 재학 중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