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5-10-01 11:10
[81호] 여는 글
 글쓴이 : 김규란
조회 : 8,872  

학교에 관한 여러 가지 짧은 이야기
____조명효 l 이사

벌써 가을이 성큼 다가온 것 같습니다. 아니, 어쩌면 지금 가을일지도 모릅니다. 제가 몸담고 있는 울산대학교 교정에도 어느새 낙엽이 흠뻑 물들었더라고요.

지금 울산대학교는 대학 축제 준비로 꽤나 떠들썩합니다. 준비하는 모습들을 멀찌감치 바라보고 있자니, 모처럼 교정에 낭만이 비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요새는 전야제가 없고 그저 3일 동안만 진행되더군요. 그래도 학생들이 대학만의 문화를 마음껏 느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제가 학교운영위원장을 맡으면서 중학교 현장에서 느낀 몇 가지를 말씀 드리고자 합니다. 단도직입적으로 요즘 교육 현장은 정말 힘든 상황입니다. 정부가 누리과정(만 3∼5세 무상 교육·보육) 예산을 시·도교육청으로 떠넘겼을 뿐더러, 내년부터는 배부기준 또한 학급 수에서 학생 수 기준으로 변경할 예정이랍니다. 누리과정 예산을 시ㆍ도교육청에서 떠맡을 경우 '보육대란'은 물론 공교육까지 붕괴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듭니다.

무상보육은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리과정 예산을 교육청에 전가하는 것은 국가책임을 시·도교육청에 떠넘기는 것이라고 밖에 볼 수 없습니다. 일선 학교에 지급되는 예산이 줄어들어, 교육현장은 굉장히 어려운 상황입니다. 일부 학교는 직업체험 등 꼭 필요한 행사들을 예산부족으로 접어야 하며, 그 외에도 학교 곳곳의 유지보수나 학생들의 예체능 활동 장비 구입 예산부족 등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형태는 내년엔 더 심각하게 진행될 거라 예상합니다.

이에 맞서, 충남 학교운영위원회연합회는 누리과정 교육청 전가 중단, 지방교육재정 교부금 교부율 20.27%에서 25.27% 상향 조정, 민간어린이집 보육료 국가 부담 법률 명시, 지방교육재정교부금 배분 현행 유지, 소규모 학교 통폐합 시도 중단 및 교원 전원 학보 등을 정부에 요구했습니다.

이처럼 울산에서도 정부에 강력하게 요구해야 할 것입니다.

또 하나 울산교육청은 학교 조리종사자들이 올해부터 급식 수당을 지원 받는다는 이유로 기존에 각 학교 운영위원회에서 무상급식으로 결의하였던 내용을 다시 학교별로 급식비 징수에 대한 사항을 의결하도록 하였습니다.

이렇게 교육청에서 일괄 처리해야할 내용을 책임지지 못하고 각 학교에다 위임하고 있습니다. 즉, 학교끼리 치열하게 다툼을 일으키고 있는 것입니다. 정말 교육청은 뭘 하는 조직인지 모르겠습니다.

아직 무상급식도 진행되지 않는 울산. 최소한의 권리조차 보장하지 못하는 사람을 잘 기억했다가, 다음에는 최소한의 권리만큼은 보장할 수 있는 사람을, 아니 그저 우리의 의견을 잘 대변할 수 있는 사람이라도 꼭 선출 할 수 있도록 해야겠습니다.

환절기 건강 조심 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