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6-05-02 10:14
[88호] 이달의 인권도서 - 버니 샌더스의 정치 혁명
 글쓴이 : 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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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인권도서 - 버니 샌더스의 정치 혁명 (“Outsider in the White House”)

버니 샌더스 저 / 홍지수 역 / 원더박스
요약 : 윤경일


○ ‘버니샌더스의 정치혁명’ 독후감

먼저 왜 이 책이 발간 된지 거의 10년이 지난 지금 한국이라는 나라에서 번역되어 출판되었는가를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 우선 이 책에 나와 있는 사회의 모습들이 지금의 한국과 많이 닮아있다. 특히 샌더스가 마주하는 불합리들이 지금 한국 현실에도 만연해 있다는 느낌이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한국에서 이 책이 읽힐 가치가 있는 것이다. 만연해 있는 불합리 그중에는 우리가 미처 불합리라고 인식하지 못하는 것도 있을 수 있다. 이 책을 통해 그러한 불합리들을 인식하고 그러한 불합리들을 샌더스란 인간은 어떻게 극복해 나갔는가를 한 번 읽어볼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 샌더스가 이 책에서 가장 강조하고 있는 부분 331p.

“부자들만 점점 더 부유해지고, 나머지 사람들은 점점 더 가난해지고 있다. 대부분의 미국인들은 생활수준이 하락하고 있다. 민주주의가 위기에 처했고 소수가 지배하는 과두정치 체제가 부상하고 있다. 우리가 무엇을 보고 무엇을 들을지는 기업이 소유한 매체들이 결정한다. 우리나라 건강보험 체제는 엉망진창이다. 교육 체제는 위기를 맞고 있다.”

○ 샌더스가 말하는 정치 혁명 337p.

“최근 열린 몇몇 선거들을 보면 '1인 1표'라는 개념이 거대 자본의 영향력에 의해 뿌리 뽑혔다. 돈이 많을수록 권력을 많이 지닌다. 어떤 시민들은 자기가 지지하는 정치인이나 정당에 수십만 달러를 기부하면서 정치 절차에 참여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시민들은 기부도 하지 않고 투표도 하지 않는다. 조지 오웰이 한 말을 약간 변형시켜 말하자면, 어떤 시민들은 다른 시민들보다 훨씬 평등한 게 분명하다. 엄청난 부를 소유하거나 막강한 기업 권력을 거머쥔 사람들은 민주주의를 약화시켜야 이득을 본다. 국민이 행사할 권력이 적어질수록 이미 미국 경제와 그 재원을 장악한 사람들에 대한 견제가 약화된다. 정치적 절차에 참여한다고 해도 변화가 생기지 않을 거란 믿음이 강해질수록, 정의로운 사회와 버젓한 생활수준에 도달할 수 있다는 희망을 포기할 가능성도 높아진다.

“가장 근본적인 불합리한 현실에 대한 해결책은 많은 국민들이 정치에 관심을 갖는 것이다. 이것이 샌더스가 주장하는 정치 혁명이다.”

○ 민중들이 정치에 대해 관심을 갖고 참여하길 바라며, 그것이 희망이라고 말하고 있다. 361p.

“우리가 진보적이고 민주적인 미래로 나아가 수천만 명의 미국인이 적극적으로 정치적 절차에 관여하고 그들의 권리와 그들 자녀의 권리를 당당히 주장하는 날이 오면, 의회 의원 대다수는 비로소 부유층이 아니라 보통 사람의 이익을 대변하게 된다는 희망이 나를 지탱한다. 그런 날이 오면 나 역시 더 이상 하원의 아웃사이더 취급을 받지 않게 될 것이다. 비로소 우리 모두가 미국 하원과 이 나라의 주인이 될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되어야 마땅하다.”

사실 샌더스의 메시지는 35년 전이나 지금이나 비슷하다. 최고의 부유층 15명이 하위 40% 국민보다 많은 것을 소유한 체제는 잘못이라고 주장하고, ‘월스트리트의 사기꾼들’을 비난하며, 인권을 옹호한다. 정적들은 “샌더스는 똑같은 얘기만 주구장창 해대서 따분하다”고 비난한다. 샌더스는 답한다. “그들 말이 맞을지도 모른다. 그때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지만 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무것도 가진 게 없는 반면 극소수가 엄청난 부와 권력을 소유하는 현실이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다.”

‘샌더스현상’의 의미는 분명하다. “정의는 그리 복잡한 개념이 아니다. 새로운 개념도 아니다.”라는 것이다. 오늘날 미국 그리고 한국에서 심각한 우려를 낳을 만큼 벌어지고 있는 소득과 부의 불평등, 감당하기 어려운 대학 등록금, 여성 차별, 지구 온난화, 전쟁에 뭔가 문제가 있다고 여긴다면, 샌더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국민 대다수가 자기 지역 연방 상원의원의 이름을 모르고, 유권자 절반 이상이 투표하지 않는 현실에서도 그는 지지자들과 함께 직접 사람들을 찾아갔다. 마을 주민회의에 전문가들을 초청해 빈곤·아동·여성·교육 정책에서 국제 문제까지 격의 없는 토론을 벌였다. 보수 세력을 비판하고, 부유세 도입, 정치자금 모금 제한, 국방비와 기업 특혜 예산의 삭감과 같은 진보적인 정책이 평범한 사람들의 삶을 어떻게 바꿔놓을 수 있는지를 설명하고 설득했다. “이런 장기적이고 집중적인 교육 과정이 샌더스가 성공한 ‘비결’이라면 비결이라고 할 수 있다.” 샌더스는 선거운동을 통해 자신의 지지율뿐 아니라 투표율까지 끌어올렸다.
행정가로 할 수 있는 일은 주저하지 않았다. 벌링턴 시장 때 샌더스는 프랜차이즈 대형마트의 시내 입점을 막고 시민으로 구성된 소비자 협동조합을 만들어 소상인들의 상권을 보호했다. 시장 직속으로 예술위원회를 설치해 시민들이 예술·문화 행사를 무료로 즐길 수 있게 했다. 이건 그가 한 일의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우직함이 신뢰를 낳고, 신뢰가 인기로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