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는 글 - 그래도 새해가 왔다고 전해라.
최민식 / 공동대표
지난 시간의 아쉬움은 미래에 대한 기대로 늘 상쇄되어 갑니다. 어느 날 오늘이 기점이 되어 미래의 희망을 더 크게 보려고 특별한 날을 만듭니다. 생일 등 기념일이 그것입니다. 개인적이든 사회적이든 기념일을 주기적으로 만들어 놓는 일은 활력 있는 삶의 윤활유가 됩니다. 그 기본이 새해입니다.
또 한 해가 저물어갑니다. 우리의 의식 속에서 새로움 갈망이 크면 클수록 12월 31일과 1월1일 분기선이 더 또렷해집니다. 그 선의 가장 강렬했던 그 시절, 설날을 양력으로 새던 어릴 적 그 마음이 어렴풋이 전해옵니다. 2016년!!! 어릴 적 설날을 기다리는 마음으로 맞이하고 푼 새해입니다.
?♬ 지나간 것은 지나간 대로
그런 의미가 있죠.
우리 다함께 노래합시다.
후회 없이 꿈을 꾸었다 말해요~ ♪?
드라마 ‘응답하라 1988’로 유행되는 노래입니다. 저도 모르게 흥얼거리다 문득 후회 없이 꿈을 꿀 수 있는 시대가 있었구나 하는 생각에 가슴이 먹먹해졌습니다.
‘자산 20억 원 이상에 가구 연 수입 2억 원 이상’ 상위 1%는 금수저, ‘자산 5000만원 미만에 가구 연 수입 2000만원 미만’은 흙수저로 불립니다. 여기에 ‘은수저’와 ‘놋수저’ ‘플라스틱수저’등으로 세분화되면서 부에 의한 신계급화를 풍자하지만 엄연한 슬픈 현실입니다.
부의 세습 없이 성공이란 꿈도 꾸지 말라는 ‘수저론’에, 희망이라고는 전혀 없는 지옥이라는 대한민국을 일컫는 ‘헬조선’은 2015년 유행어이지만 새해는 물론 언제까지인지 가늠조차 힘들 만큼 그 기운은 왕성해 보입니다.
그러나 대한민국의 현실을 비하하는 이런 용어들이 삼포세대, N포세대라는 그들에게 사회구조적 문제임을 자각하게 하는 자극제 역할은 물론 개인의 노력 부족이라 힐난하는 기성세대를 향한 반항의 시작이기를 희망해 봅니다.
그 희망을 2015년 끝자락에 광풍처럼 휘몰아치는 ‘~전해라’라는 유행어에서 찾아봅니다. 트로트 가수 이애란의 ‘백세인생’은 ‘나’를 데리러 저승사자를 보낸 염라대왕에게 ‘죽을 수 없다’는 뜻을 전하라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감히 거역할 수없는 염라대왕이라는 절대 권력에 맞선 저항에 열광하는 모습입니다. 비록 타자를 통해 저항의 입장을 밝히지만 ‘~전해라’라는 부분은 무기력과 절망감에 빠져 있는 우리 사회 현실을 정면으로 맞서 보겠다는 몸부림의 반영입니다. 절망 속 희망은 필연입니다. 새해가 희망을 주는 이유입니다.
잘못 되돌아간 길을 깨닫고 다시 되돌아오는 일은 많이 쉽습니다. 또 반면교사가 되고 경험이 되어 더 나아가는 바른 길은 단단하고 밝습니다. 새해, 2016년은 모두에게 희망으로 시작되길 바랍니다. 울산인권운동연대가 그 희망을 만들어가는 길잡이가 되겠습니다. 함께 만들어 간다면 희망은 현실이 될 것입니다.
회원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누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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