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6-01-07 11:12
[84호] 시선 하나 - 민중대회에 함께하며
 글쓴이 : 현진
조회 : 9,159  

시선 하나 - 민중대회에 함께하며
정용오 / 이사

이 땅의 민중들이 일어났다.
살기 힘들고 참담한 현실을 고함이라도 지르고 외치고 싶은 마음에서다.


2015.11.14. 1차 민중총궐기

쌀쌀한 날씨임에도 조합원동지들의 열기로 후끈하게 온도를 높인다. 명촌에 버스 26대가 일렬로 대기되어 있었다. 휴게소에 쉴 때 마다 각지에서 올라온 조직된 민중의 입김이 열기를 더해가고 있다. 노동자들의 집결지인 서울역에는 보슬비가 내리는 가운데 잔잔하게 나오는 철의노동자. 노동가에 맞춰 팔뚝을 흔들며 흥을 돋운다. 대학로에 청계천에 집결한 농민들과 각 지역별로 도착한 분들도 자체 집회 후 함께 서울광장으로 집결했다.

종로2가 길목에는 이미 수천의 전경이 에워싸고 있다. 서울역에서 광장으로 노동자들이 동쪽에서는 농민들이 집체만한 상여를 메고 앞에선 한분의 선창소리에 맞춰 손 종을 흔들며 구름처럼 오고 있다. 북쪽에서는 제주도민 광주시민 부산시민들이 함께 깃발을 앞세워 “박근혜는 퇴진하라” 팔박자 구호를 외치며 달려오고 있으며, 서쪽에서는 대구경북 시민들이 “죄송합니다. 우리가 박근혜를 찍어 우리서민들을 이렇게 힘들게 한 죄인입니다. 용서해주십시오. 이제는 대구경북시민이 힘을 합쳐 꼭 우리후보를 찍겠습니다.”라면서 달려오고 있다.
가슴이 뭉클해지는 걸 억누르며 노동가를 힘차게 불렀다. 광장으로 가는 길의 사방은 이미 전국에서 올라온 전경버스로 차벽이 쳐졌다. 꼼짝없이 갇혀버린 형국이 된 것이다. 집회의 자유를 짓밟은 박근혜 정권을 향해 구호를 외치면, 경찰은 물대포로 과잉진압을 하는 상황에서 우리는 버스에 탑승하라는 문자를 받고 울산으로 내려왔다.


2015.12.02. 2차 민중총궐기

2차 민중대회는 지부장 선거가 끝나서인지 조합원동지들의 참여가 현저하게 줄었고 버스 내 빈자리가 보였다. 올라가면서 역사 다큐 ‘암살’ ‘베테랑’ 등 재미있는 영화도 보며 서울광장으로 향했다. 정부의 집요한 탄압에 맞서고 1차 민중대회가 각 지역별 계급별로 다양하게 행진하며 즐거움과 감동을 주었으며, 집회?시위의 자유를 보장하라는 대회였다면, 2차 대회는 모든 참가자들이 함께 가면무도회를 서울광장에서 연출하는 광장무대였다. 종교인들은 평화의 꽃길 기도회를 열고 평화로운 집회시위 문화정착과 백남기 농민의 쾌유를 기원했다. 시민들도 닭 모양의 가면, 전두환, 노태우, 이명박, 박정희, 이승만 등 다양한 가면으로 복면금지법에 항의투쟁을 하며 실제 집회의 모습은 시민정신의 승리임을 확인 할 수 있었다.
이 정부의 교과서 국정화와 집회 시위 탄압 등으로 국격을 갉아먹은 무능함을 그나마 민중대회 참가자들이 지켜내며 현상유지 했다고 할까?


2015.12.19. 3차 민중총궐기

3차 민중대회는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 구속으로 우리의 힘을 재충전 하기위해 지역대회로 열였다. 태화강역광장에서 울산노동자 시민대회를 4시부터 시작해 백남기 농민 쾌유, 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 핵발전소 건설 및 가동중단, 노동개악 반대 등 박근혜 정권 심판을 울산진보연대 임상호 상임대표의 대회사 낭독으로 시작해 각계에서 투쟁사와 노래공연을 했다. 그리고 울산 지역 노동자?시민이 한데 어울려 즐겁게 거리홍보 투쟁을 이어갔다. 이번 민중대회를 통해 끝이 아니라 시작임을 각자 명심하여, 진보진영의 지난 과오를 냉철한 반성과 대중적인 결집의 토대위에 박근혜 정권에 맞서 하나의 대오로 힘을 만들어 세상을 바꾸는 투쟁을 해야 할 것이다.

박근혜 정권은 얼마 남지 않은 임기임에도 민중의 요구와 밥은 안중에도 없고 “조·중·동을 위시한 수구세력들은 장기집권을 위해서라면” 물불 가리지 않고 탄압을 가하고 있는 것이다.


※ 글을 보내주신 정용오 이사는 현대자동차 노동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