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산 산막이 옛길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조준호 l 회 원
한 날, 친구가 괴산의 산막이 옛길이 정말 절경이라는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이를 듣던 중, 지나가시던 동네 지인께서 “그렇다면, 지금 당장 산막이 옛길을 가보자”고 하셨습니다. 그렇게 어쩌다 보니, 다 같이 이 길을 둘러보았답니다. 그 날의 빡빡한 일정은 구석에 둔 채로 말이죠.
오전 10시에 출발해서, 거의 정오가 다 되어 도착했습니다. 이 지역의 명물이라는 다슬기 탕을 인근 식당에서 먹고 산막이 옛길로 들어갔습니다. 주차장을 휘- 둘러보니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관광버스가 많이 와있더라고요. 들어보니 주말에는 이 넓은 주차장도 들어오는 차를 다 수용할 수 없을 정도랍니다. 실로, 괴산의 명소임을 입증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저희는 빨간색 길은 걷고 푸른색 길은 배를 탔어요. 그렇게 푸른 길을 따라 저 멀리 굴 바위를 찍고, 다시 빨간 길을 따라 주차장으로 오는 그 코스를 택했습니다. 딱, 다 돌고 도착하니 참 잘한 선택이더군요.
초입에서 조금만 더 내려가면 선착장이 나옵니다. 유람선은 유람시간마다 가격이 달라지며, 5,000원, 8,000원, 10,000원의 총 세 가지 코스가 있습니다. 특히나 만 원짜리 코스는 배에서 내리지 않고 약 1시간 동안 쭉 둘러볼 수 있으니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괴산댐을 기점으로 왼쪽을 바라보시면, 거북바위, 연꽃바위, 색시바위, 친정바위 등 다양한 바위들과 함께 한반도의 멋진 자태를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가신다면 우선 왼쪽을 보셔요. 절경 중의 절경입니다.
그렇게 자연을 받아들이신 뒤, 옛 산막이 길로 접어들면 심신바위, 양반 길 출렁다리, 선유대 용추 폭포와 함께 울창한 노송과 20리, 수려한 물길 따라 펼쳐진 깊은 구곡의 명소도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이 길은 옛 양반들이 한양을 오고가던 조선 최고의 아름다운 길로도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 다음으로 양반 길 코스로 갑니다. 저 멀리 출렁다리가 보입니다. 날씨가 제법 더워 중간 중간 휴식도 취하며, 간단한 주전부리를 먹으며 지나가는 유람선도 구경합니다. 그렇게 쉬엄쉬엄 걷다보니 고목 위에 풀이 자라는 드문 광경마저 보게 됩니다.
이제는 산막이 옛길이 시작됩니다. 산막이 옛길을 따라 걷다보면, 명소가 끊임없이 나옵니다. 우선 물레방아입니다. 방아물이 내려가는 곳에 가재 연못이 있습니다. 이 곳에 동전을 던져 소원을 빌어봅니다. 덧붙이자면, 이렇게 모인동전은 연말 불우이웃 돕기에 전액 사용된답니다.
그리고 다래 숲 동굴, 고공 전망대……. 아, 전망대에 대해 좀 더 설명 드리고 싶네요. 호수 수면까지 40m의 높이이며, 바닥은 유리로 되어있지만 아래는 보이지 않습니다. 고소 공포증이 있어도 전혀 두렵지가 않습니다. 전망대에 서서 자연을 바라보면, 물아일체가 따로 없습니다.
그렇게 내가 자연인지 자연이 난지 모르는 채로 걷던 중, 앉은뱅이 약수를 만났습니다. 여기도 민간설화가 하나 얽혀있는데요. 앉은뱅이가 이 약수를 마신 후 효험을 보고 벌떡 일어나 걸어갔답니다. 저도 한 번 앉아서 마셔봅니다.
일 년 내내 마르지도 않는다니, 삼신바위보다 그럴싸한 설화라 생각됩니다.
연리지도 있습니다. 부리가 서로 다른 나무의 가지가 한 나무처럼 합쳐지는 현상을 연리지라고 하는데요.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면, 연지리 앞에서 지극한 정성으로 기도를 해보세요. 그러면 사랑이 성취되고 소망이 이루어진다고 합니다. 그리고 정사목도 만납니다. 뜨거운 사랑을 나누는 남녀의 모습을 하고 있는데요. 이 소나무가 바로 천년에 한 번 나온다는 음양수입니다.
지금까지 괴산의 산막이 옛길이었습니다.
우리 회원님들도 꼭 한 번 가보시길 바랍니다.
※ 글을 써주신 조준호 회원은 인권평화기행을 통해 인연을 맺은 회원으로 울산고속관광에서 일하고 계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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