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윤범의 렉처lecture콘서트_쇼팽편_을 다녀와서...
손현정
3월이 시작되며 나의 새로운 도전도 함께 시작되었다.
클래식 음악회를 가는 것!
그 시작을 ‘조윤범의 렉처콘서트 작곡가 시리즈’로 하였다.
울산시립미술관에서 ‘이건희 컬렉션’이 전시된다는 소식을 접하고 예약을 시도하다 실패의 쓴 맛을 보다 중구문화의 전당에서 해설이 있는 클래식 음악회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이건희 컬렉션의 실패에 대한 대리(?)로 단숨에 음악회를 예매하였다. 그리고 난 잠시 잊고 있었다. 음악회 예매알림 문자를 받기 전까지는....
난 음악 듣는 것을 매우 즐기고 좋아한다. 단, 음악이든 노래든 제목을 기억 못하는 것이 나의 큰 결점이다. 항상 “어? 들어봤는데? 어디서더라?” 이것이 나의 음악에 대한 전부이다. 그런 내가 음악회에 간다니, 그것도 클래식에. . . .
내가 쇼팽 연주회에 간다니 지인이 “ 클래식을 들으러? 쇼팽? 그럼 쇼팽의 곡을 말해봐.” 라고 하였다.
난 당당하게 “몰라, 그래서 가보는 거야.” 말하였지만 내 스스로도 연주회가 시작될 때까지 갈등의 연속이었다. 주변이 어두워지고 무대의 조명이 밝아지며 ‘조윤범의 렉처콘서트-쇼팽’이 시작되었다. 바이올리니스트 조윤범님의 재미있는 해설로 1시간 30분이라는 짧은 시간동안 쇼팽의 일생을 엿볼 수 있었다.
쇼팽은 폴란드인으로 8세 때 폴로네이즈를 작곡하였고 다른 작곡가들과는 달리 그는 피아노 곡만 작곡하였다. 그는 폴란드에서 태어났지만 그의 음악활동은 프랑스 파리에서 하였으며 무대공포증이 있어서 일생동안 30회의 연주회만 가졌고 결핵으로 39세의 젊은 나이에 생을 마감하였다. 그의 작품 중 첼로소나타와 피아노 트리오만이 유일하게 피아노곡이 아니라고 한다. 이 곡은 첼리스트인 오귀스트 프랑숌에 대한 우정의 선물이었다고 한다. 러시아와 전쟁을 하는 조국을 향한 그의 애국심도 ‘군대 폴로네즈’를 통해 알 수 있었다. 클래식에 문외한인 내가 듣기에도 쇼팽이 작곡한 피아노곡들은 다른 작곡가들의 음악과 달랐다. 예를 든다면 에튀드 ‘추격’과 ‘군대 폴로네즈’는 매우 격동적인 연주를 하지만 너무나 맑고 부드럽게 느껴졌다. 조윤범님의 표현을 빌리자면 그의 피아노곡은 ‘옥구슬이 굴러가는 소리’를 낸다고 하였는데 그 말이 딱! 맞았다.
영화‘피아니스트’ 중에서 빈 집에 숨어 있던 유대인피아니스트인 블라디슬로프 슈필만이 발각되어 독일장교 앞에서 연주하는 곡이 ‘Chopin, Ballade No.1 in g minor, Op. 23’ 으로 많은 사람들이 명장면으로 꼽고 있다고 한다. 이 곡은 작품명에서도 알 수 있듯이 쇼팽의 첫 번째 발라드곡이다.
우리에게 쇼팽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주시다가 어떤 곡을 들려 주셨다. 나 또한 정말 익숙한 곡이었고, 따라서 콧노래를 부를 정도였다. 곡명을 물으니 관람석 여기저기서 명확하고 확신에 찬 소리로 “야상곡!”이라고 하였다. 반전은 야상곡이 한 곡이 아니라는 것이다.
우리가 너무나 사랑하고 흥얼거리며 각종 영화나 CF에서 사랑받는 쇼팽의 곡이지만 이것의 정확한 곡명을 몰라 찾지 못하는 웃픈 곡이 바로 녹턴(Nocturne,야상곡) 모음집에 있는 Nocturne Op.9-2라는 것도 알았다. 쇼팽은 전주곡 모음집, 야상곡 모음집, 연습곡 모음집 같이 다른 작곡가들과 달리 각각으로는 연주곡이라고 생각할 수 없는 것들을 모아서 하나의 음악으로 만드는 능력도 탁월하였다고 한다.
그 당시 유명한 슈만, 리스트, 브람스 등은 기존 유명 작곡가의 작품을 연주하였다면 쇼팽은 자신이 만든 곡을 연주하는 재능 있는 피아니스트이고도 하였지만 당대 최고의 피아니스트 프란츠 리스트와의 비교와 무대공포증으로 쇼팽은 대중 앞에서의 연주회를 갖는 기회는 많지 않았다고 한다.
쇼팽의 일대기를 들여다보며 그의 음악을 김가람 피아니스트 독주와 조윤범님의 ‘콰르텟 엑스’팀과의 협주를 통해 들을 수 있었고 쇼팽만이 가진 매력을 알 수 있는 시간이었다.
작곡가도 음도 곡명도 기억하지 못하여도 좋다. 지금 이 순간은 쇼팽의 매력에 내가 푹 빠졌으니.
이만하면 나의 음악회 도전은 성공적이지 않을까?
※ 손현정 님은 울산인권운동연대 인권교육센터 강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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